[논평] 자위대 50주년 기념한 5인의 국회의원 유감

다시 ‘여성정치세력화’를 말한다

조이여울 | 기사입력 2004/06/21 [04:41]

[논평] 자위대 50주년 기념한 5인의 국회의원 유감

다시 ‘여성정치세력화’를 말한다

조이여울 | 입력 : 2004/06/21 [04:41]
주한 일본대사관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자위대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는 사실도 충격적인데, 여기에 국내인사들이 참석했고 그 중 5명의 국회의원이 포함돼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국정치인의 참석, 지나칠 수 없는 일

자위대는 1954년에 치안유지를 위해 창설됐지만, 일본 측이 틈만 나면 해외파병과 테러방지 등 명목을 갖다 붙여 병력을 증강시켰으며 현재 그 전력은 아시아 최강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자위대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의 상징이자 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핵심적인 위험요소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한국 땅에서 자위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대대적으로 개최되고, 한국 정부 관계자와 국회의원 및 유명인사들이 참석하다니….

행사 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각 정당에 공문을 보내 “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과거사의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와 뜻을 같이 한다고 볼 수밖에 없고, 국민들에게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동조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며, 당 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들에게 불참을 부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 명단을 보자.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한나라당 김석준, 나경원, 송영선, 안명옥 의원, 그리고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 한국정치인들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절규를 등진 채 일본의 자위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주러 행사장에 들어갔다.

식민지 과거사가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 평화가 위협 받는 상황에서, 한국의 정치인들이 일본 자위대 창립 기념행사에 참석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회의원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조차 모르는 것인가? 우리에게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국민소환권’이 주어져 있다면 제일 먼저 소환대상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다.

3인의 ‘여성’의원 명단이 말해주는 것

그런데 이들의 명단을 살펴보면 5명의 국회의원 중 3명이 ‘여성’의원이다. “무조건 파병론자”로 알려진 송영선 의원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정무특보였던 나경원 의원은 그렇다 치고, 이번 17대 총선에서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가 여성 100인 국회보내기 운동을 하며 ‘여성후보’로 선정, 밀어 준 안명옥 의원이 포함되어 있다.

당시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여성후보 선정 기준으로 ‘도덕성’과 ‘여성의식’까지 심사했다 했는데, 지금의 이러한 현실을 맞닥뜨리고 어떤 설명이 가능할 지 모르겠다. 여성정치세력화 운동으로 ‘밀어 준’ 여성정치인이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여성운동의 방향과는 정반대의, 반평화적이고 반여성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껴야 할 일이다.

사실 “여성정치인이 왜 저런 짓을?”이라고 굳이 물을 필요는 없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현실’은 정치의 영역에서 생물학적 여성이라고 다 여성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성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려내야 하며, 그것이 ‘여성정치’를 실현해가는 여성정치인들에게도 힘이 되는 일이다.

또한 해당 여성정치인의 활동이 소속 정당의 성격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자위대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에 기꺼이 참석한 ‘여성’국회의원들의 소속정당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최근 여성단체들이 여성국회의원 당선자들과 함께 ‘파병재검토’를 요구했을 때 한나라당 여성의원들은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이를 말해준다.

“여성정치세력화의 방향타를 돌려야 한다”는 요구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데 얼마나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한가. 여성정치세력화 운동은 이같은 우리의 정치 ‘현실’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 정치학도 2004/06/30 [16:14] 수정 | 삭제
  • 군사주의는 일본이던 한국이던 북한이던 다 나쁜거죠. 나는 다만 본질적으로 전쟁을 좋아하는 민족이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따위를 부정하는 것일 뿐이요. 일본사람들에게는 전쟁을 좋아하는 유전자가 들어있고 한국사람에게는 평화를 사랑하는 유전자가 들어있소?

    그렇게 한국사람들은 평화를 사랑하는데 왜 같은 민족이라는 북한은 항상 평화를 위협하는 국가로 세계인들에게 인식되어있소? 다 미국적 시각때문에 그렇다구요?
    미국에 반대하는 서유럽에서도 여론조사하면 일본보다 북한이 100배는 위험한 국가로 나올거요. 북한군도 지금 당장 해체해야겠네요?

    나는 한총련처럼 남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려는 냉전주의자로 몰고가려는 짓거리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거요. 한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지지하는 냉전주의자는 없으니까 말이요.

    추 신 : 그리고 한국의 파병반대운동은 대부분 극우민족주의에 기반한 것이 맞소이다. 한국의 반전(?)운동은 독일 신나치의 반전(?)운동과 비슷하다고 할수있소. 서유럽의 반전운동은 상당히 이상주의에 기반한 면이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참고의 서유럽의 경우는 한국처럼 여성이 감히 군대에 대해 입도 열지못하는 곳도 아니고 심지어 행진하는 군대 앞을 평화주의자들이 막는다고 해도 그리 비판받지 않는 곳이죠. 자칭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에서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 이후는 상상에 맞기겠습니다.

    내 글이 틀리다면 그 이유를 밝히시요. 인신공격만 하면 할말 없다는 애기밖에 안되니까. 하긴 악마(?) 일본인들이 천사표(?) 한국인보다 군사주의가 약하다는 점을 인장하기 싫겠죠.
  • doris 2004/06/24 [16:32] 수정 | 삭제
  • "국가의 우열과 생명의 우열을 가리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봤어요. 무서운 표현이네요.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정치권에 대거 몰려있는 것 같습니다. 정신대 할머니들 생각해도 그렇고, 김선일씨 죽음도 그렇고, 정치인들에 대한 배신감이 커지네요.
  • 북극곰 2004/06/23 [12:26] 수정 | 삭제
  • 정대협이 성명을 안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겁니다.
    저 5명 말고도 더 많은 국회의원들이 가지 않았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이.
    정부 고위직 관계자들도 갔다는데 명단을 다 알고 싶군요.
    한국 정치인들은 해방이후도 계속 저런 식으로 살아왔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술은 이제 새 병에 담읍시다.
    저런 인간들 탄핵시켜버리자구요.
  • 줄기 2004/06/22 [23:55] 수정 | 삭제
  • 송영선은 미국이든 일본이든 잘 사는 나라에 우리 나라를 갖다 바치고 싶은 것 같아요. 미국에만 굽신거리는 줄 알았더니 자위대 50주년 행사에도 가서 굽신거렸군요.
    국회의원이 아니라도 한국인이 그런 자리에 참석한다는 게 말이 안 되죠.

    이번에 뉴스 보니까 송영선이 이번 납치사건에 대해서 노대통령과 여당을 비난했다고 하대요. 파병 빨리 결정 못하고, 교민들한테 안전교육 못했다고 하면서요.
    김덕룡도 교민대책에 소홀했다면서 정부 비난하고 나오고 있구요.

    야당이 하는 일이 대통령과 여당 비난하는 것밖에 없다는 거야 알지만, 파병 관련해서 저렇게 나오는 거 뻔뻔하지 않습니까? 그럼 자기네들은 그렇게 한국인들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 파병하자고 그랬다는 겁니까.
    정말 한나라당은 누구네 당인지 모르겠어요.

    자위대 50주년 행사에 간 국회의원들이 있다는 얘기 처음 들었을 땐 미친 놈들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누군지는 확인은 못했는데요. 그 사람들 이름을 꼭 새겨넣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낙선운동같은 거에 필요할 수 있잖아요.

    5명의 악인 중에 여자가 셋이나 있는지도 몰랐고, 소속정당도 몰랐다니... 저는 여자라고 해서 여자들이 밀어줄만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건 당연하다고 봐요.
    그리고 국회의원 하는 짓 볼 때 정당을 꼭 봐야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 kg 2004/06/22 [20:56] 수정 | 삭제
  • 다른 인간들은 차치하더라도,
    안명옥 만큼은 반드시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에서 입장 표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여성계가 스스로 이쪽 의원들을 검증, 고발하여 전체를 물먹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더러운 데 갔으니 웬만하면 감싸고 응원하자, 이것은 망조죠.
    그러므로 깐깐한 일다의 영향력이 좀 더 커지길 바랍니다...


    (으아ㅏㅏㅏ, 지송지송 고쳤음)
  • swing 2004/06/22 [18:19] 수정 | 삭제
  • 송영선씨 상식 이하의 발언들 유명한데,
    제일 기가 막혔던 게 미국을 감동시켜야 한다는 말이랑,
    200만원만 준다고 하고 이라크에 신용불량자 보내라는 말이었어요.
    그런 사람이 국방연구원이었다죠?

    이번에 한나라당 비례대표 명단에 송영선 이름이 있는 걸 보고,
    한나라당은 정말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집은 한나라밭이거든요. -_-

    한동안 박근혜도 여자라고 하면서 박근혜 찍겠다는 얘기 나오고 했는데,
    거기 찬성한 분들은 송영선도 여자라고 하나요?
    국회의원 되고 대통령 되도 좋다고 할 건가요?
    그건 너무 아니지 않나요.

    일본 자위대 50주년 맞는 자리에 참석할만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여성정치인이 아니라 정치인 자격도 없는거죠.
    같은 여자라도 여성위해 일할 사람과 아닌 사람 따로 있는데,
    나눠야하는 게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해요.
  • 정치학도 2004/06/22 [10:27] 수정 | 삭제
  • 국가들중에 폭력으로 안만들어진 나라가 있어요? 그럼 한국은 여러 종족과 소국가들이 유럽연합처럼 평화적으로 건국에 합의해 만들어진 국가라고 생각합니까? 신라의 삼국통일 그리고 통일신라와 고려,조선의 국체유지는 평화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그렇다고 일본의 조선침략을 정당화시키는 것은 마치 9.11이 났을때 미국이 인디언 학살을 했으니까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한국의 민족주의자들의 주장이랑 똑같은 물타기에 불과하겠죠.

    기분나쁠지는 모르겠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는 한국처럼 군사주의가 강한 나라가 일본의 자위대를 문제삼는 것은 반일감정에 기반한 땡깡에 불과합니다. 결국 문제는 반일감정이 아닙니까? 요즘 한국의 민족주의자들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리비아처럼 쉽게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식의 훨씬 더 과격한 주장을 서슴치 않게 합니다. 군사주의나 핵무장에 대한 지지는 한국이 일본보다 10배는 더 강한 것이 현실입니다.

    대부분 한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비판은 고상한 평화주의가 아니라 단순한 반일감정에 기반한 것입니다. 하다못해 한국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라면 당연히 인정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라도 인정하면서 그런 주장이라도 하면 모를까 한국처럼 군사주의가 강한 나라가 일본보러 너희는 왜 군국주의로 가려고 하니라고 비판하는 것은 저처럼 민족주의적 입장보다는 객관적인 입장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정말 웃기는 것은 심지어 진보적이라는 한국인들도 일본보다 더 군사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이 조이여울님처럼 평화주의자는 아니지 않습니까?

    추 신 : 이 글은 민족주의적 입장에서 쓰여진 것이 당연히 아닙니다. 한일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다시 말해 철저하게 객관적인 입장에 서있는 한 흑인의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라고 생각하세요. 병영국가 한국이 일본의 군사주의를 우려한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한국에서는 이런 논리가 통하겠지만 제3자 입장에서는 이건 완전히 코메디에요.
  • 종이컵 2004/06/21 [21:19] 수정 | 삭제
  • 김활란이 친일서열 16위라는 사실을 아는 독자가 여기에 있는가? 그런자가 아직도 대모로서 추앙(이화여대에서는 김활란상도 제정했지 아마)받고 있는 이런 XX같은 현실을 비난하고 개선하려는 페미들을 도무지 볼 수가 없다.
    친일을 하든 나라를 팔아먹든 여자권익만 향상시키면 장땡이란 말인가?
  • 저는요 2004/06/21 [15:48] 수정 | 삭제
  • 행사 반대하는 할머니는 경찰에 막혀 못 들어가고, 국회의원은 만찬에 초청받아 들어가고. 그렇게 항의를 하면 들어가다가도 멈춰야하는 것 아닙니까?
    국회의원이 누구 위해서 일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더군요.
    그리고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기자가 질문하니까 자기는 잘못한 거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나요? 일본과의 관계를 제대로 하려고 들어간다고 했던가.
    그 사람은 일본 자위대가 뭔지 모르는 것은 아니겠죠?
    한국인 피랍사건도 넘 충격적이었지만 이 사건도 만만치 않은 충격이었습니다.
    꼭 나라가 망할 것 같이 느껴지고 불안합니다.
  • ........ 2004/06/21 [11:22] 수정 | 삭제
  • 기사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 Cari 2004/06/21 [10:54] 수정 | 삭제
  • 국회의원 당선돼서 정신대 할머니들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하는 집회는 한 번 안 나가보고, 일본대사관이 자위대 기념행사 하는 데는 가나? 미쳤다. 미쳤어. 여성의원들이 다해서 몇 명이나 된다구 셋이나 그런 데 끼었다니 절망이다. 깬다.
  • 파병반대 2004/06/21 [10:09] 수정 | 삭제
  • 세상이 무섭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라크 거주 한국인에 대해서도 한국군 철수 안하면 참수하겠다고 나오고 있고, 미국은 또 참수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팔루자에 폭격을 하고 있다니. 정말 세상이 무섭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일본 자위대 5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무책임한 전쟁론자들입니다. 송영선 의원은 미국이 일으킨 전쟁이 정당하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추가파병 해야한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정치인들도 무섭습니다.
  • 고양이 2004/06/21 [09:49] 수정 | 삭제
  • 어떻게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사그라질 수 있을까요. 그런 생각 했어요. 아무리 생각 바꿔보려해도 싫은 거 어쩔 수 없다죠.

    일본이랑 무슨 관계길래 자위대 창설기념회에 갔을까 도저히 이해가 안 되네요. 그 사람들한테 정신대 문제는 지어낸 거고, 독도는 일본땅인가 묻고 싶어요.

    그리고 5명 중에 3명이 여성이라니요, 아무리 여자라고 다 남자정치인들과 다른 건 아니라고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