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의 상황에 대해 이 공간을 빌어 솔직한 ‘고백’을 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그 동안 일다에는 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먼저 2년여 간 머물던 사무실을 옮깁니다. 싼 값의 월세 방을 얻어주시겠다고 제안해 주신 분이 계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달 말 경에는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하게 될 것 같습니다.
독자들로부터 문의전화와 격려의 이메일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 중엔 후원을 해주시거나, 후원인을 섭외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죠. 자금을 마련할 만한 행사를 제안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자신의 일인 것처럼 적극적으로 일다의 살 길을 함께 고민해주는 분들을 뵈면서 일다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1월 초 ‘고백’의 글이 올라간 후에 한 독자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요즘엔 친구들과의 사이에서도 직접 펜으로 또박또박 적은 편지를 받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 정성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봉투엔 그저 ‘애독자’라고만 적혀있어서 답장을 드릴 수가 없었는데, ‘고백’의 글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공개적인 답장을 쓰려 합니다. 애독자의 편지엔 일다에 대한 많은 조언들이 적혀있었고, 어떤 부분은 이미 일다의 운영에 반영을 했습니다. 그보다 애독자의 편지가 일다에 더 많은 힘을 주었던 것은 다음의 이야기들입니다. “(중략) 기존 매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성의 삶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를 해주셔서 무척 재미있고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일다 기사 속의 여성에 대한 글은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공감이 가고 그녀들의 이야기는 어떤 때는 제 자신의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일다 기사를 통해 제 자신의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이 사회가 좀더 사회적 약자가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갖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일다 기사를 읽고 저처럼 변하길 바랍니다. 일다가 더욱 성장해 이 사회를 바꿔나가는데 큰 역할을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바랍니다. (중략)” 또 ‘고백’을 하자면 이렇습니다. 일다는 늘 ‘변화’와 ‘영향력’을 이야기하지만, 안에서만 있다 보면 모든 일상이 한 주 마감을 끝내는데 급급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하고 있는 건지 미처 챙기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처럼 일다의 존재 이유를 실감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후원을 해주는 ‘일다의 친구들’과, 일다 운영에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분들이 언제나 곁에 있다는 것, 창간 때부터 매주 독자들로부터 격려의 이메일이 온다는 것, 그렇게 ‘열혈독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분명 심상치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기사를 쓰는 노동에 대한 금전적 대가가 없어도 계속해서 일다와 함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역시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다가 받고 있는 애정이 사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란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인식의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그것은 일다를 만들어 온 동력이자 앞으로의 가능성이며, 일다 그 자체일 지도 모릅니다. 편지를 전해주신 애독자 분을 비롯해서 일다의 모든 필자와 독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일다 독자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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