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여성노동자의 자리

경찰청고용직 공무원 노조의 정기집회

주연 | 기사입력 2005/06/13 [21:01]

[사진] 여성노동자의 자리

경찰청고용직 공무원 노조의 정기집회

주연 | 입력 : 2005/06/13 [21:01]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첫째 날. 서대문 경찰청 근처에서 168일차 전국경찰청고용직공무원 노조의 정기집회가 어김없이 진행되었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마다 서대문은 그녀들의 외침으로 뜨겁다.

고용직공무원 선발기준은 만 15세에서 20세 사이로, 선발된 사람의 99%가 여성이다. 이 때 고용직공무원이 된 여성노동자들의 현재 나이는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다. 그녀들은 수십 년을 경찰서 혹은 파출소에서 주 업무인 사무보조를 해왔다. 식사준비, 청소, 빨래, 심부름 등의 일까지 도맡아온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다 하루 아침에 직권면직이라는 이름으로 강제해고 당한 그녀들. 이유는 이미 몇 년 전에 고용직이 폐지되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그녀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고용직으로 일해왔던 이유는 무엇이며 일을 시켰던 경찰청은 또 무엇인가. 그녀들은 고용직이 폐지되었다면 한 단계 위인 기능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진퇴직 거절, 기능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노조를 만들고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것조차도 그녀들에게는 쉽지 않았다. 경찰들이 그녀들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그녀의 자진퇴직을 강요하며 협박까지 했기 때문. 또한 가족 중에 경찰이 있는 경우엔 좋지 않은 부서로 전보 발령하겠다고 위협한 경우도 있다.

현재, 고용직공무원이 해왔던 일은 고스란히 일용직 여성노동자들이 대신 하고 있다. 정규직이 강제해고 당하고 그 자리는 비정규직으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이다. 직권면직 철폐와 기능직 전환 쟁취, 여성차별 중단을 요구하는 고용직공무원 노동자들은 6월 첫째 날 피켓을 들고 경찰청 앞에서 또다시 외쳤다.

“내 자리, 내 밥줄 돌려줘!”

이런 여성노동자들이 어디 고용직 공무원들뿐이랴. 여성들의 노동은 더 이상 가족임금이데올로기 속에서 부차적인 것으로, 불안정한 것으로 취급 받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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