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폭력상담소는 1일 연쇄성폭력 사건보도에 대해 “언론은 자극적인 기사만을 양산하고 있”어, “피해자가 설 곳이 없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월 26일, 27일 보도된 대전지역 연쇄성폭력 건수가 100건을 넘어섰다는 기사들에 대해 “언론의 관심의 대상은 범죄 행각과 범죄자일 뿐”이었다며, “언론이 피해자에게 관심을 둘 때는 오로지 피해자가 이번 범죄를 유발했다거나 피해자의 허술한 문단속이 이번 사건을 불러왔다는 내용에 이르러서”라고 꼬집었다.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연쇄성폭력범을 언론이 “발바리”라고 칭한 것에 대해 성폭력 사건을 희화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제는 아예 ‘발바리’라는 속칭이 ‘대구 발바리’, ‘용인 발바리’와 같은 제2, 3의 아류 ‘발바리’들을 만들어 내며 이제는 모든 연쇄성폭력범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생각보다 쉽다는 생각에 계속하게 됐다”는 연쇄성폭력 범죄자의 말에 대해, “성범죄일 경우 피해자가 소리 내어 말할 수 없음을 철저히 이용한 결과”라는 점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며,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재차 고통을 주는 일이 없도록 당부했다. 특히 검거된 성범죄자 키가 160cm도 안 된다거나, 가해자가 사회적으로 열등감에 시달렸다는 “단편적 내용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그 열등감을 누구에게 표출하고 있는지 보아야 하며, “인면수심을 강조하기 위해 남매를 둔 아버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폭력이 얼마나 일상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서 자행되는지” 짚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범죄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현행법에서는 집행유예를 받은 성폭력범에게만 수강명령이 내려져, 상대적으로 중범죄자로 실형을 받은 경우에는 따로 교정 교육이 실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큰 문제로 지적했다. 즉, 성폭력범죄자들이 자신의 행위가 무엇인지 충분히 반성하고 사죄할 수 있도록 교도소 내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정말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에 대한 일시적인 사회적 공분이 아니라 다시는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성폭력의 문제를 더 이상 가해자나 피해자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성폭력과 관련한 그 어떤 고정관념도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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