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다시함께센터는 “성매매로 인한 질환 발생과 사회적 책임의 상관성”에 대한 성매매 피해여성 의료지원 포럼을 개최했다. 간호사, 심리상담사, 산부인과 의료진, 변호사를 비롯한 센터 내외 전문인들이 발제자로 나선 이번 포럼은 피해여성들 그룹의 신체적, 심리적, 성적인 피해상황이나 영향관계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를 확보해 각 개인별 자활 지원을 기획하기 위한 자료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도덕적 책임론을 넘어서는 법적 책임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생식기, 심혈관, 호흡기, 신장요로 문제 두드러져 최징자 전 서울시립서북병원 간호부장은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단순 건강상태 진단을 넘어, 지금까지 어떤 문제가 어떻게 축적되어 왔는지 ‘근거중심상담’을 하기 위한 밑자료로써 탈성매매 희망자 77인에 대한 상담조사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두드러진 음주, 흡연, 피임약 장기복용, 운동 취약성은 피해그룹의 환경요인과 건강상태를 예견케 한다”며, “피해여성들은 질염, 난소계 이상, 자궁암 등 생식기계 이상이 가장 많았고, 대조군(보유 현황 0%)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상담에 참여한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84%가 임신을 경험했지만 100% 유산으로 “해결”해 왔으며 이 밖에도 “가슴이 조여 들고 통증이 팔이나 등으로 뻗는” 등 심혈관계 문제, “조금만 운동해도 숨이 차고 잠잘 때 식은땀이 흐르는” 등 호흡기계 문제, “콜라 색의 소변을 경험”하는 등 신장 요로계 문제가 두드러졌다. 최씨는 그럼에도 피해여성 과반수 이상이 장기간 병원에 가지 “않고” 의료진의 처방 없이 임의로 약을 사용해온 점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혜진 다시함께센터 소속 심리상담사는 피해여성 개개인에 대한 조직화된 심리검사와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각 여성 별로 실시한 K-WISE 지능검사는 피해여성들이 동 연령대와 별 차이가 없으며 ‘양호하다’고 밝힌 뒤, 상대적으로 (이 검사의 두 축인) 언어성 지능보다 동작성 지능이 높은 점을 주목했다. 언어성 검사는 아동기부터 축적되고 조직화된 경험과 지식에 바탕을 두는 반면, 동작성 검사는 덜 조직화되고 즉각적인 문제해결능력을 요구한다. 즉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동작성 지능이 언어성 지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초기 문화적 배경, 학습부재, 교육환경적 요소에 의한 지적 활동이 취약한 경우라도 새로운 사태에 대한 순발력과 즉각적인 대응력, 문제해결력이 높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능의 ‘낮아진 부분’은 교육이나 환경, 초기경험, 가해환경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며, 기본적인 인적자원을 갖추고 있어 적절한 정보와 심리, 의료지원, 사회적 경험을 제공하면 향후 성공적인 직업 수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비관, 자포자기 등 총체적 심리문제 드러나 그러나 이혜진 심리상담사는 심리적인 문제점이 함께 드러나는 총체적인 심리검사인 ‘MMPI’(다면적 인성검사) 결과가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형이며,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crying for helf) 전반적으로 지속적인 불가항력적 가해에 노출되어 자아 방어능력이 매우 약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비관적, 패배주의적, 냉소적인 태도, 정서불안과 의존욕구, 정당하게 표출하기 힘든 수동공격적인 분노, 사회적인 접촉 회피, 전통적인 여성상 집착, 성매매 경험의 정신적인 ‘재경험’ 등에 극심하게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이런 혼란상태가 지속되면 주의력과 집중력, 판단력과 같은 지능 요소에도 영향이 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림 등의 시각적 자료에 투사된 주관적 반응으로 측정되는 로샤검사(Rorschach test)결과, “겉으로 보기에 사교적인 것과는 달리 ‘대인관계’의 어려움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우울정서와 무력감을 깊이 경험하고, 일상 대처 시 비효율적인 방식을 사용하여 자신의 상황을 악화하거나 감정이입의 결여, 심한 경계심 등 거의 총체적인 심리문제들이 표출됐다”고 보고했다. 늦기 전에 의료검진 등 지원 받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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