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사랑의집’ 정목사에 항소심서 징역4년 선고

시설수용자 인권문제에 대한 경각심 줄 것

윤정은 | 기사입력 2006/11/01 [07:22]

‘김포사랑의집’ 정목사에 항소심서 징역4년 선고

시설수용자 인권문제에 대한 경각심 줄 것

윤정은 | 입력 : 2006/11/01 [07:22]
인권단체들은 10월 26일 ‘김포 사랑의 집’ 시설장 정00 목사에 대한 인천지법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홍경호 부장판사)가 2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이라는 실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일제히 발표했다.

시설문제 관련 이례적 판결 ‘환영’

최근 몇 년 사이에 ‘김포 사랑의집’에 수용되어 있던 시설수용자 8명이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시설장인 정목사가 시설수용자에게 항정신병 약품을 강제로 복용하게 함으로써 일어난 것이라는 제보가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됐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이 수사를 시작하면서 정 목사를 구속해 이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이에 지난 5월 전국의 300여개 장애.인권.노동.여성단체 등은 사회복지시설의 인권유린과 비리 문제가 ‘김포 사랑의집’ 시설장 정목사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김포 사랑의집 시설수용자 살해.성폭력사건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여 진상조사 활동을 벌여왔다.

대책위에 따르면 처음 경찰수사와는 달리 검찰에서는 피고인의 거의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을 이유로 불기소 판단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대책위는 대검찰청에 추가 고발장을 접수하는 한편, 성폭력피해자 김 모씨에 대한 불기소처분에 대해 항고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항소심 결과에 대해 대책위는 “통상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 인권유린과 시설비리 등의 사건이 처리되는 것과는 달리 이례적인 판결”이라고 보았다. 그간 사회복지 시설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강력한 처벌을 하기는커녕 “수사도 철저히 진행하지 않고 솜방이처벌을 하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장애여성에 대한 성폭력 인정 안 해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도, 항소심 재판부 또한 “여전히 중요한 혐의사실인 의료법 위반.약사법 위반 및 중상해 내지 상해치사, 중감금, 횡령.사기의 죄 등 8명의 무고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고 있다”며 “사법부의 보다 책임있는 역할을 기대하는 국민의 바람과는 상반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것은 “검찰 측의 소극적인 기소권 행사로 야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는 특히 이번 판결이 “장애여성에게 가한 정목사의 성폭력 범죄”에 대해 여전히 성폭력특별법 8조에 해당하는 장애인 강간죄의 처벌요건인 ‘항거불능상태의 장애정도’에 대한 해석을 좁게 판단하여 성폭력으로 인정하지 않은 점을 비판하며, ‘장애여성 성폭력사건에 대한 판결의 의미’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장애여성공감 측은 “정신지체여성의 경우에는 작은 위협이나 위력에도 쉽게 성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에도 피해자가 장애여성이고, 폐쇄적인 수용시설 생활자라는 점이 고려되었다면 성폭력특별법 제8조 장애인에 대한 강간죄가 적용되어 가중처벌이 내려져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여성단체들은 앞으로 사법부가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가 성폭력 상황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나 장애에 대한 특성을 고려하여 ‘항거불능’의 상태를 보다 넓게 해석해서 판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설 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범죄와 반인권적인 범죄행위는 ‘사회적 범죄’로 규정하고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책위는 장애인시설 수용자들이 성폭력과 인권침해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법적 구제와 수단이 제대로 되어야 하며, 시설화 정책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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