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아르바이트 근로감독 강화돼야

부당노동행위 근절, 십대의 관점으로

박희정 | 기사입력 2008/01/26 [04:27]

십대 아르바이트 근로감독 강화돼야

부당노동행위 근절, 십대의 관점으로

박희정 | 입력 : 2008/01/26 [04:27]

십대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당노동행위는 끊이지 않고 계속 제기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많은 십대들이 최저임금 미준수, 임금체불, 폭력 등 다양한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노동부의 ‘일하는 1318 알자알자 캠페인’ 사이트에도 부당노동행위를 호소하는 십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방학 중 지도점검, 얼마나 효과 있을까


노동부는 방학 중 십대노동자를 집중 고용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도 각 지방노동청에서 겨울방학을 맞아, 십대들이 많이 일하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근로조건을 명시했는지, 임금이 체불된 곳이 있는지, 연소자증명서를 비치하고 있는지, 최저임금을 준수하는 지 여부 등에 대한 지도점검을 실시 중이다.

노동부 근로기준팀 김춘원 감독관은 방학 중 지도점검에 대해 “연소근로자를 고용했거나 고용할 가능성이 큰 곳을 지방관서에서 무작위로 선정해서 지도감독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지도점검 기간 내에 위반사항이 적발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간 내에 시정조치 하게 하고, 시정하지 않으면 검찰에 송치해 사법처리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대체적으로 벌금형이 부과되는 정도다. 또한 서울지방노동청 서관범 감독관에 따르면, “법 위반 사항은 있을지라도 적발 내용이 대부분 큰 것이 아니고 시정할 수 있는 내용이라서, 검찰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현재 각 지방노동청에서 연소근로자 담당업무를 하는 감독관은 한 명 내지는 두 명에 불과하여 관리감독 인력의 한계 역시 뚜렷하다. 지도점검기간에만 다른 감독관이 함께 점검을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면담 시 ‘문제 있다’고 하는 경우 거의 없어

여름과 겨울방학 각 한 달간의 지도점검만으로 십대고용 사업장의 부당노동행위를 규제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십대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우리 사회의 연령차별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점검 이외의 기간에는 어떻게 관리감독을 하는지 묻자, 서관범 서울지방노동청 감독관은 “신고가 들어오면 나가거나, 사업장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직접 찾아가서 (위반사항 없이) 잘하고 있는지 팜플렛 나눠주고, 점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실제로 어떻게 일을 하는지 잘 모르니까 임금 같은 거 잘 받는지, 근로계약서 작성하고 있는지 등을 물어본다”는 것.

그러나 사업장에서 점장에게 양해를 구한 상황에서 십대들을 면담하는 것이 실제 위반적발로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십대노동자들이 점장의 눈치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 감독관은 “(십대들이 면담을 할 때)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나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업장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노동청의 문을 두드리기 어려운 십대들

노동부는 임금체불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 “지방노동지청 근로감독과 혹은 민원실로 도움을 요청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십대들은 이런 사실을 안다고 해도 노동청의 문을 두드리기가 쉽지 않다. 십대들에게는 문제가 발생했을 시 지방노동지청으로 요청하는 일등이 ‘어려운 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 패스트푸드 업체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박상훈(19세)씨는 “본사에서 점장보다 높은 사람이 와서 ‘잘 보여야 돼, 잘해야 돼’ 부담을 주고, 못하면 심하게 뭐라고 한다”며 어른들이 윽박지를 때 심리적으로 위축된다고 고백했다. 어른과 십대 사이에 위계를 강조하는 우리 사회에서 특히 ‘어린’ 십대들이 ‘어른’을 대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 박씨는 “(사업장) 안의 위계관계 때문에, 날 고용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차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는 점도 법적 대응을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다른 곳에서도 일해봤고 여기서도 일한 지 3개월이 됐지만, 관리감독 나온 걸 본 적 없다”며, 노동부가 “관리감독을 더 (강화)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박씨처럼 지방노동지청의 근로감독을 자신들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거나, 방학 중에 이뤄지는 요식행위 정도로 이해하는 십대들이 많다. 십대노동자들이 받는 부당노동행위를 어떻게 지도감독하고 바로잡아 나갈지, 정부가 의지를 보여줄 때다. 무엇보다 십대노동자들이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보다 쉽게 제기할 수 있도록, 십대의 관점에서 정책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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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이스 2010/06/25 [13:59] 수정 | 삭제
  • 앞으로 여름방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십대 학생들이 알바자리를 구하는데. 제대로 임금을 주는 곳으로 찾아가야하는데.....노동청에 고발하면 뭘하냐고요? 업주들은 항상 그모양 그꼴인데.그중에도 좋으신분들 많이 계세요. 고 몇사람때문에 착한 업주욕먹고 말이야? 올여름방학때 잘좀 하시요?또 언론의 주인공이 되시지말고요? 울린 업주가 항상 십대를 울린다니깐. 올 여름방학땐 확실하게 하세요? 네??
  • sasa 2008/01/29 [19:10] 수정 | 삭제
  • 성인도 임금 미지급하고 그러는데 십대들 오죽하겠어요. 같은 일하는데도 십대란 이유로 임금도 제대로 안 쳐주고 그러는 거 봐요. 한국에서 십대들은 확실히 약자인 것 같습니다. 노동계에서도 십대들에 대한 고려는 별로 없잖아요.
  • oz 2008/01/29 [05:01] 수정 | 삭제
  • 구하는 사람도 많고 인터넷에서 아름아름 묻고 따지고 하기도 하지만.
    운에 맡기다시피 하는 것 같아요.
    돈 떼이는 일 같은 거 많구
    국가에서 괜찮은 알바 소개해주는 건 못하나요?
    그럼 많이 몰리고.. 거기 소개되려고 업체도 경쟁할 수도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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