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간 뛰다의 배우들

뛰다의 시골마을 예술텃밭 6. 뜨겁게 땀 흘리는 겨울

이지연 | 기사입력 2012/01/09 [02:09]

인도로 간 뛰다의 배우들

뛰다의 시골마을 예술텃밭 6. 뜨겁게 땀 흘리는 겨울

이지연 | 입력 : 2012/01/09 [02:09]
※ 뛰다는 2001년 ‘열린 연극’, ‘자연친화적인 연극’, ‘움직이는 연극’을 표방하며 창단한 극단입니다. 지난해 강원도 화천으로 이주해 20여 명 단원들이 폐교를 재활 공사하여 “시골마을 예술텃밭”이라 이름 짓고,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이자 지역의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인도 극단 ‘아디샤크티’와 훈련방법을 나누다
 
지난해 연말 한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한해를 내다보던 자리. 우리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우린 너무 일이 많고, 바쁘다. 좀 쉬어가자!’였다. 하지만 당장 다가올 2012년도 이미 꽉 차있다 못해 넘쳐보였다.
 
새로 만들어질 2개의 작품, 인도와의 교환워크숍, 기존에 있던 작품을 지금 배우들에 맞게 연습하고 공연하는 일정, 여름 텃밭연극축제, 광주에서 인도와 하게 될 워크숍, 일본 ‘새’극단과의 교환 워크숍, 거기에 주부극단과 청소년극단, 12월 산천어축제 점등식 등. 굵직하게 꼽아보기만 해도 이정도이고, 이곳저곳 옮겨 다닐 거리만 해도 엄청나다. 아~ 여기까지 쓰기만 해도 숨이 차오른다.
 
2011년 12월 28일 pm 2:55
 
뛰다의 반쪽이 인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꼬박 24시간을 달리고, 날고, 달려 인도에 도착했다. 그런데 우리는 의도치 않은 동반자와 함께 도착했다.
 
▲ 사이클론이 지나간 다음 날 아침, 극단입구에 쓰러진 아름드리 나무.     © 뛰다

사이클론! 한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은 엄청난 비바람이 되어 인도 남부를 뒤흔들었다. 전기도 끊어진 건물 안에서 만 이틀을 보내고 세상에 나왔을 때, 커다란 나무들이 쓰러져 길이 사라져버렸다. 우리가 온 곳은 인도 남부 폰디체리에 있는 아디샤크티(Adishakti)라는 극단이다. 이 시기, 이 지역에, 이런 사이클론이 오는 것은 아주 기이한 일이란다.
 
그렇게 사이클론이 2011년을 데려가고 2012년이 밝았다.
 
2012년 1월 2일 am 8:00
 
▲ 아디샤크티의 배우 비네와 놀람의 감정을 탐구하고 있는 지연     © 뛰다

하루의 일과는 칼라리파이아투(인도전통무술)로 시작된다. 1시간가량 기본자세와 동작을 하고 나면 땀에 흠뻑 젖는다. 이곳의 식사 시간은 한국보다 전체적으로 늦다. 그래서 칼라리파이아투를 끝내고 아침식사를 하게 된다. 아침형 인간인 요섭오빠는 칼라리파이아투 시간에 종종 고개를 숙이고 멈춰있다.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빵을 사와야겠어!”
 
앞서 얘기한데로 인도에는 아디샤크티(Adishakti) 극단과 교환워크숍을 진행하기 위해 왔다. 첫 주는 이곳의 훈련방법을 우리가 배우고, 둘째 주는 우리의 훈련방법을 나눈다. 셋째, 넷째 주에는 서로의 것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실험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날 간단한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첫 주 동안 우리가 훈련한 것은 눈동자 훈련, 미라브(커다란 항아리 입구에 가죽을 덧대어 만든 악기)를 연주하는 리듬, 9개의 감정분류와 그에 따른 호흡법, 대사의 호흡과 리듬이다. 이 훈련은 이곳의 사람들, 음식, 자연과 버무려져 더 깊게 다가온다.
 
▲ 인도 전통악기 미라부 연습 시간     © 뛰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이면 우리는 모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훈련의 내용, 느끼고 생각한 것, 그동안 우리가 해온 것들, 개인적인 이야기. 웃고 떠들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간다. 아직 전기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아 밤 11시 불이 꺼지면 깊은 어둠이 찾아온다. 그 어둠 가운데 화천의 밤하늘이 떠오르는 별과 달을 바라보며 잠이 든다.
 
화천의 겨울! 뛰다의 반쪽은 새로운 작품 창작에 매진한다. 인도의 겨울! 뛰다의 나머지 반쪽은 교환워크숍을 진행한다. 일본의 겨울! 뛰다의 승준이는 ‘새’극단의 작품을 함께한다.
 
다른 곳, 다른 사람들, 다른 시간을 보내는 우리는 서로가 참 많이 그립다. 그리고 어느 곳에서 있든지 뜨겁게 땀 흘리고 있을 서로를 믿는다.
 
2012년 1월 7일 pm 6:30
 
휴일이 저물어가고 있다. 둥근 보름달이 빛나는 밤. 모두 Good night!

※ 뛰다의 “시골마을 예술텃밭” 카페 cafe.naver.com/tu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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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리 2012/01/14 [17:13] 수정 | 삭제
  • 악기소리도 듣고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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