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드러나기 힘든 여성장애인 성폭력

직접 상담비율 9.2%에 불과

강진영 | 기사입력 2003/05/01 [00:03]

여전히 드러나기 힘든 여성장애인 성폭력

직접 상담비율 9.2%에 불과

강진영 | 입력 : 2003/05/01 [00:03]
지난 16일, ‘여성장애인 성폭력의 특성과 대책 마련’을 주제로 한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부설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개소2주년 기념토론회가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렸다.

주제발제를 맡은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장명숙 소장은 ‘2002년도 여성장애인 성폭력의 특성 및 대책’을 제시했다.

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의 전반적 특성은 주변인의 역할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상담을 의뢰해온 내담자의 유형을 보면 본인이 36.0%, 보호자가 17.5%, 그리고 동료·이웃·교사·기관 등이 46.5%로 나타났다.

실사례에 대한 사례당 상담회수는 2~5회가 36.8%로 가장 높았으며 1회가 33.2% 10~50회가 15.0%, 5~10회가 9.2%, 50회 이상도 5.7%를 차지했다. 사례 한 건당 2회 이상 상담한 비율이 66.8%로 나타나는 점으로 보아 지속상담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피해여성장애인의 학력분포는 무학이 26.4%를 차지했고 직업분포에서도 무직이 51.7%로 제일 높게 나타나 피해자의 열악한 상황을 말해주었다. 가해자는 90.8%가 비장애 남성이었는데 연령분포와 직업분포에 있어서 다양한 경향을 보여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성폭력 피해의 유형을 살펴보면 강간이 83.9%, 성추행이 13.8%, 기타 성교육 등이 2.3%로 나타났다. 이에 장명숙 소장은 “성추행은 강간에 비해 매우 적게 나타나는데 이는 상담소에 직접적으로 상담되지는 않지만 은폐된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며, 성희롱 역시 잘 드러나지 않고 상담소에 의뢰되지 않아서 나타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향후 더욱 지켜봐야 하는 피해유형이라 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는 이웃이 28.7%로 가장 높게 나타나 장애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이 대부분 ‘주변의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피해 지속성의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가 55.2%를 차지하고 있으며 5년 이상도 13.8%나 차지했다.

한편, 최초내담자를 살펴봤을 때 본인이 직접 상담을 해오는 사례는 9.2%에 불과하며 나머지 90.2%는 본인이 아닌 경우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장 소장은 “그야말로 드러나지 않은 사례에 대하여 주목을 해야 하는 것을 명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담의 특성이 보고된 뒤에 여성장애인성폭력의 대책 제시가 이어졌다. △전국 16개 시도에 여성장애인전문상담소 설치 △경찰·검찰·법정에서의 여성장애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시각 필요 △여성장애인 장애 유형별로 접근하는 지원체계 마련 △사회 전체적으로 소수자 인권의식 보급 △여성장애인 인권향상을 위한 국가 정책지원 등이 그것이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