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종종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건 어떻게 하는 걸까? 나라는 녀석을 들여다보면 사랑할 만한 구석이 별로 없어 보이는데...
그래서 일단 이런 나를 ‘사랑할만한 나’로 만들기 위해서 애쓴다. 내 약점을 제거하거나,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약점의 하소연
만약 우리의 약점이 ‘사람’이라고 가정한다면 그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아마 너무 많이 멱살을 잡히고 추궁당해서 피폐해지고 너덜너덜해져 있지 않을까? 세상으로부터, 무엇보다 나 자신으로부터 수없이 공격받아 지쳐 있을 그 약점이 ‘말’을 할 수 있다면 뭐라고 말할까?
“나한테서 자꾸 도망가서 서운해. 내가 싫고 무서운 건 알겠는데, 나 제대로 봐주지 않을래?” (참가자 바다숲)
우리에게 약점은 멀리 도망가고 싶은 상대, 감추고 싶은 대상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정작 약점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나에게 불편함을 주는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할지 제대로 보지 않는다.
사실 약점은 대부분 부풀려지거나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감추고 부정하려고 하면 더 힘이 세지기 때문이다. 너무너무 쪽팔린 나의 어떤 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꽁꽁 숨기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어쩔 수 없이 보여 줘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막상 들키고 나니 뭐 그렇게 세상이 무너질만한 일은 아니었던 경험, 한 번씩은 있지 않나? (나만 있나?)
약점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하기도 한다. 내가 약점을 미워했던 시간이 길었기에 약점도 나를 미워하거나 혼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약점이 내 편이라는 걸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약점이 나를 이해해주며 “같이 가자.”라고 하기도 하고, 나에게 지혜를 주기도 한다.
안타깝지만 약점은 그 자체로 개선하기 어렵다. 약점이 나의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과 관련되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너덜너덜해져 있는 나의 약점을 또 한 번 다그치기보다 위로의 말을 건네보는 게 어떨까. 그리고 말해 주자. 나와 함께 살아온 너를 인정하고, 앞으로는 널 보호하겠다고. 약점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보호하고 보완하는 것이다.
자기 이해 글쓰기는 이렇게 ‘강점과 약점’에서부터 시작해서 욕구, 감정, 몸, 무의식, 가치– 여섯 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다각도로 자신을 탐구하고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는 당신, 진정한 나를 찾아 헤매며 적어도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내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당신을 위해 ‘그럼 도대체 내가 누구인지 한번 알아보자’고 만든 프로그램이다.
7주 동안 떠나는 글쓰기 여행에 한 가지 필수품이 있다. 바로 ‘어떠어떠해야 한다’(should)라는 기준에 맞춰서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는 것이다. 사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본다는 건 두려운 일이다. 우리는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비하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과대화하기도 한다. 나를 속속들이 알게 되는 여정의 끝에, 생각했던 것만큼 잘나거나 멋진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봐 두렵다.
두려워도 괜찮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그 두려움과 ‘함께’ 자기 이해의 여행을 떠나보자. 글쓰기라는 안전하고 든든한 친구를 벗 삼아, 나도 몰랐던 나, 뜻밖의 나를 만나기 위해.
[필자 소개] 나랑. 치유하는 글쓰기 안내자. 전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기자. 14년차 인터뷰 작가. 활동가로, 페미니스트로 살아오면서 늘 한 켠에서는 마음공부를 하고 있었다. 뒤늦게 상담 심리 석사 과정에 들어섰다. 여성과 소수자들의 의식 성장을 도우며 그 길에서 나도 함께 성장하기를 꿈꾼다. 인스타그램 @hello.writing.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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