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여성들은 언론에 대한 신뢰감이 없다. 소수자 여성들이 매체에 보도될 때, 원래 의도가 왜곡되거나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 당하기 쉬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최근 ***이라는 여성지에선 미리 항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날개를 단 듯한 사진을 실어, 장애여성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강화하기도 했다.”
<일다> 창간 1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다름으로닮은여성연대 박영희씨(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일다>의 기자들은 취재원과 맺는 관계에 있어서 최대한 취재원을 배려하고, 보도 태도에 있어서도 최대한 말하는 사람의 의견을 잘 전달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많았다. 그것이 우리를 안심시켜주고, 언론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게 해줬다.” <일다>의 1년간의 성과에 대한 다른 어떤 평가들보다 가슴 뿌듯했던 말이다.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부대표는 “언론들이 성소수자에 관한 사안을 ‘특종 잡기’ 식으로 다루고, 항상 ‘우리’와 ‘그들’로 나누어 쓰는 ‘타자화 시키기’를 하는데 반해 <일다>는 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인 보도를 해왔다”며, “언론 매체가 성소수자에 관한 기사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취재의 전형’을 <일다>에서 제공해주었으면 한다”는 요구를 했다. 성소수자에게 있어서 ‘아웃팅’은 사회적 매장이자 생명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성소수자들은 언론과 대면하길 꺼린다. 아주 어렵게, 언론을 만난다 해도 너무나 일상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언론의 습성과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기자들의 태도 앞에서 심각한 벽을 느끼게 된다. 한채윤씨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일다>의 보도방식이 타 언론매체에 모범적이고 선구적인 예를 제시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성소수자, 장애여성, 성매매 피해여성, 재소자 등 소수자 여성들이 언론을 상대했을 때 “<일다>에서 한 것처럼 해 주세요”라고 주문할 수 있길 바란다는 것이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1주년. 무엇보다 소수자 여성들과의 ‘신뢰감’을 구축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편으로 <일다>를 ‘든든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음에도, 늘 외롭고 험난하다고 생각해왔던 것이 부끄럽다. 1주년 기념 ‘후원의 밤’을 진행하면서 <일다>에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는 이름 모를 독자들을 만나며, <일다>를 아껴주는 사람들의 힘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됐다. 사회에서 한 번도 주목 받지 못했던 여성과 소수자의 관점을 ‘생명’으로 삼고, 새로운 여성들의 역사를 써나가겠다고 공언했던 1년 전 <일다>의 포부를 되새겨본다. 부족한 점을 따지자면 날이 새겠지만, <일다>가 여성주의 시선의 일관성을 잃지 않는 한, 여성주의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리지 않는 한, 독자들이 <일다> 1년 ‘이후’를 끌어 줄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어떤 말이나 선물로도 보답할 수 없는, <일다>의 현재를 만들어 준 모든 사람들과 ‘일다의 친구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여성주의 언론의 필요성에 절감하고 <일다>를 살려내 온 분들에게 <일다>가 ‘성장하는 것’으로 보답해야 할 텐데,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다시 창간 때로 돌아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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