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웨딩샵을 지나면 바로 옆에 그것만큼이나 많은 맥주양주집이 늘어서있다. 촛불, 약속, 야시, 은하수, 장미, 불꽃, 만남, 나그네... 어릴 때는 늘 궁금했었다. 도대체 저런 가게는 뭐 하는 곳일까, 저 좁은 문에 실루엣처럼 촌스럽게 그려진 그림들은 뭐지. 저런 곳에 사람들이 가서 술을 마시는 건가. 맥주양주집이 내가 흔히 가보았던 호프집과는 다른 곳이라는 것을,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것을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게되었다. 반면 늘 화려하게 반짝이는 웨딩샵. 결혼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새하얀 웨딩드레스에 대한 선망. 이 사회에서 여성들의 삶의 길은 과연 다양할 수 있는가. 성매매된 여성이거나 결혼제도 안의 여성이거나. 성매매에 대한 오해와 결혼에 대한 환상의 지점이 얼마나 가까운지, 아현동 거리는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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