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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낙태율, 사회의 책임 크다
여성 건강권에 대한 관심으로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금오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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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족계획 정책으로 1960년대부터 낙태가 전면적으로 허용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인구대비 낙태 건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전 세대의 여성들은 낙태와 피임을 거의 동일한 것으로 여기며, 안전성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낙태시술소에서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이 수 차례의 낙태를 거듭하곤 했다.

2004년 현재 기혼여성의 경우에도 아이가 생겨도 낳아서 기를 수 없는 사회적 여건하에서 낮은 출산율과 함께 낙태 건수는 여전히 높다. 비혼과 기혼을 막론하고 피임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특히 청소년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성관계를 막을 생각만 했지, 성에 대한 적절한 지식은 교육하지 않고 피임과 임신의 문제는 여성 개인에게 떠 넘겨온 사회전반의 보수성에 책임이 크다.

임신, 출산 둘러싼 여성현실 무시말아야

특히 낙태를 ‘성도덕’의 문제로 접근하여 비현실적인 당위만을 강조하는 식의 사회 분위기는 현실적인 해결방법과 낙태를 둘러싼 제반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법적 혼인관계 밖의 성관계는 원천적으로 반대하며 비혼자의 낙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 한 예다.

그러한 접근은 낙태, 임신과 출산을 둘러싸고 건강과 복지, 심리적 사회적인 면 모두에서 가장 큰 변화와 어려움을 겪는 여성과 그 여성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개선하지 못한다. 설사 낙태 이후 여성이 겪을 수 있는 건강 상의 문제들을 고려한다 해도 결국은 "낙태하지 말라"로 귀결된다면, 그것은 낙태아 사진 전시와 다르지 않은 ‘겁주기’와 비슷한 선상으로 이해된다.

사회적으로 낙태를 줄여가려는 노력은 당사자인 여성들의 건강과 복지, 그리고 낙태를 둘러싼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을 바꿔나가는데 주요한 관심을 둬야 한다. 낙태를 원하건 원하지 않건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개인 산부인과의 주요수입원이 임신중절수술이라고 할 만큼 의료계가 낙태를 권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한 수술이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충분한 홍보가 없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이 낙태를 수술비만 주면 되는 문제로 생각하거나, 수술을 받는 여성 역시 수술 전후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피임이 실패로 돌아가서 임신을 하게 되었을 경우, 여성들이 오로지 낙태만이 아니라 출산 및 양육을 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가질 수도 있는 사회적인 여건과 분위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실제적인 성교육” 절실

또 제대로 된 피임/안전한 섹스에 대한, 그것도 유독 콘돔 기피현상이 두드러지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여 콘돔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교육과 캠페인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영구피임법은 제외하고는 먹는 피임약과 콘돔이 가장 피임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추천하며 두 가지를 병행할 경우 100%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장한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지지 않는 경우, 여성이 미리 성관계를 가질 날짜를 미리 예측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피임약을 챙겨 먹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피임도구 중에서도 성병예방 효과까지 함께 있으며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는 콘돔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 남성 캠페인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콘돔 이용률이 꽤 높은 것은 에이즈에 대한 공포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임신 걱정이 되긴 하지만 콘돔은 성감이 무뎌져서 싫다는 남자들의 “핑계”가 자신의 건강 문제와 직결될 때는 수그러들기도 하는 그저 "핑계"일 뿐임을 보여준다.

많은 여성들이 상대 남성이 콘돔 사용을 거부하고 질외사정으로 피임을 하려 하거나 피임 자체에 협조하지 않을 때, 성관계 과정에서나 그 이후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의사표현을 하거나 관계를 거부하기 어려워한다. 여성의 경우 원치 않는 상황이나 피임여부가 불안한 상태에서의 성관계에 대한 명확한 의사표현 훈련, 그리고 남성의 경우 피임책임이 남성에게도 큰 것임을 학습하는 것 또한 성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요구된다.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낙태 문제 접근해야

또한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홍보와 더불어서 낙태를 둘러싼 구체적인 문제들을 의제화 해나갈 필요가 있다. 일례로, 낙태를 선택했을 경우에 여성들은 수술 과정에서의 안전성이나 이후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건강상의 정보에 거의 접근하지 못하고 수술만 받고 나오거나, 건강상의 문제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주변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채 고립된 상태에서 혼자 끙끙 앓게 되는 경우가 많다. 수술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대응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다.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온 낙태의 경험들을 양지로 드러내는 쪽이 여성들의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에 기여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장애아 낙태, 성감별 여아낙태 등 낙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볼 때 우리는 낙태 그 자체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부조리를 읽어내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임신과 출산, 양육의 부담이 지나치게 여성에게 전가되고 있는 현실에서, 성교육 및 국민건강에 대한 책임은 방기해온 정부와 사회가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생명윤리에 대한 뜬구름 잡는 도덕적 설교는 실효성이 없을 뿐만이 아니라 여성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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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7/12 [00:09]  최종편집: ⓒ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데리다 04/07/12 [13:13] 수정 삭제  
  낙태아 사진 걸고, 비디오 트는 곳.
상처받은 여성을 두 번 죽이는 잔인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성도덕을 논할 자격 없다고 생각한다.
Mino 04/07/12 [14:17] 수정 삭제  
  비혼여성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달라!
낙태반대운동은 아무 짝에 쓸모없는 순결운동 따라하지 말고.
진짜로 낙태율을 줄이고 싶으면 그런 걸 주장해야 한다.
요우리 04/07/13 [03:52] 수정 삭제  
  흔히들 낙태에 대해 말할 때 어린 태아라도 생명은 생명이다, 식의 논리로 반대론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거룩한 생명존중 사상은 들을 때마다 웃음이 나옵니다.

낙태 금지 국가라도 대부분 성폭행 등으로 임신하게 된 경우 낙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 어떤 낙태반대주의자라도 상식이 있다면 이것에 대해 반대를 말할 수 없겠죠.

성폭행으로 인해 세상에 생겨난 아이의 생명의 가치는 그렇지 않은 아이의 생명의 가치보다 떨어진다?

필요의 정도에 따라 누구는 죽여도 되고 누구는 죽이면 안된다?

법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생명만을 보호한다?

차라리 남성기득권수호, 인구조절 같은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이유를 대는 거면 모르겠는데 저런 식으로 절대적인 도덕률을 들이밀며 타협의 여지를 내어 놓지 않는 사람들은 짜증이 나요.

전 낙태자율화 찬성주의자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반대주의자들을 설득시킬 정도로 강한 주장을 갖고 있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도덕적 잣대라는 것이 현실적 상황이라는 것과 얼마나 쉽게 타협할 여지가 있는 것인지 알았으면 좋겠네요.
be simple 04/09/04 [22:05] 수정 삭제  
  무조건 사회탓....
개인의 무능탓이지...
사회의 영향을 부정할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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