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는 고용주가 종교적인 이유로 동성애자 고용인을 해고하는 것을 ‘허용’하는 새로운 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이 법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평등권리그룹 스톤월은 인권변호사들로부터 조언을 얻어 크리스찬 동성애자 운동과 직업연합회의, 그리고 다른 단체들을 소집하기로 함으로서, 이 법은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난 5월 24일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의 2003 고용평등규정은 성적 지향이나 종교에 근거한 노동현장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유럽연합의 규정에 따라 제정됐다. 그러나 이 법은 고용주가 “종교나 신념에 근거하여” 행동할 경우에 예외를 두고 있다. 그 법의 한 구절은 “그 종교를 따르는 사람들 대다수의 강한 종교적 확신과 충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고용주가 하는 행동에 대해 예외를 둔다고 밝히고 있다. 법률전문가들은 이 예외 규정은 불필요하며, 오용되기 쉽고, 고용상의 평등을 보장하는 EU규정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상 종교를 이유로 동성애자를 해고하는 데 악용될 수 있고, 이는 동성애자의 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9일 캐나다 뉴 웨스트민스터의 영국 국교회 주교인 Micheal Ingham이 그의 교구에서 공식적으로 동성간 의례에 축복을 할 것을 승인함으로써 영국은 또 다른 논쟁에 휩싸였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The Daily Telegragh)지는 “이 결정은 전 교회에 충격을 가져다 줄 것”이며, “‘동성커플 결혼’에 대한 자유주의자들과 전통주의자들의 긴장이 명백하게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 사건이 동성애에 대해 숨겨져 있던 교회 내 긴장이 드러난 것이라 보고, 약 20년전 여성 성직자 임명을 둘러싼 논쟁과 비견했다. <가디안>(The Guadian)지는 같은 날 “왜 영국 국교회는 신의 말씀을 전하는 것보다 동성애에 대해 논쟁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나?”라는 부제를 단 칼럼을 통해 현 상황을 통렬히 비판했다. "당신이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으로 영국을 방문하여 크리스찬 신문을 본다면, 당신은 교회는 두 가지 관심사 밖에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게이 섹스'와 '논쟁'... 예수는 성적 윤리에 대해서 무관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섹스 얘기를 하는 것이 예수의 사명은 아니었다. 그는 게이 섹스를 금지하는 명을 내리지도 않았고, 그 두꺼운 성경 중에 동성애는 그다지 큰 부분이 아니다. ...그러니 섹스 얘기 좀 덜하고 예수에 대해서 좀 더 많이 말하는 것이 어떻겠는가.(그리고 대주교님은 좋은 일들 계속 하시길) -크리스틴 앤 Kristin Aune" 크리스틴 앤은 가디언지를 통해 동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잘못 키워진 것’이라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는 교회 언론들의 행태도 지적했다. 영국은 동성간 결혼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지만, 만 16세 이상에게는 동성과 이성에 관계없이 섹스는 합법이다.(원래 동성 간은 18세였다가 차별적이라는 이유로 같은 나이로 하향 조정되었다.) 그리고 성적 지향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도록 법제화되어 있고, 약 20여년 전부터 기독 크리스찬 동성애자 운동이 조직되는 등 비교적 동성애자 권리 보장이 잘 되어있는 편에 속한다. 그러나 교회들은 보수적인 경향이 강하며, 아직 기독교 전통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문화적으로는 동성애자들에게 많은 난점이 남아있다. 지난한 논쟁들에 이어 이번 2003 고용평등규정과 동성결혼을 둘러싼 논쟁이 교회의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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