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이주의 한국인 무엇을 이야기할까

그 한국인은 마초인가

김이정민 | 기사입력 2003/06/02 [03:15]

씨네21 이주의 한국인 무엇을 이야기할까

그 한국인은 마초인가

김이정민 | 입력 : 2003/06/02 [03:15]
"강제 입맞춤하려다가 혀 잘린 성추행범, 혀찾으러 갔다 덜미
지독한 반항에 혀를 내두르려고 했는데 안 내둘러져서 그제야 잘린 걸 알았대나 어쨌대나" <씨네21 368호>

"sex.co.kr 등 섹스 도메인 4개 한 사람이 독식
20대 여성이라는 그 행운의 당첨자는 sex 도메인을 싹쓸이해
sex 도매인 이라도 되려는 것일까?(인터넷 보도방 차리려나 ㅋ ㅋ ㅋ )"
<씨네21 377호>

"한국인 남성접대부 수천명 일본서 활동
아니 이눔들이 이번엔 건장한 우리나라 수천명 남성을 위안부로 끌고갔다고?
(뭐, 팁이나 떼먹지 말라고?)" <씨네21 363호>

"텍사스 언론 박찬호 영입은 실패작
신문기사 제목이 이랬다는 썰. '미아리 텍사스로 가버려!'" <씨네21 356호>

"매춘 비용 한 해 24조원
구멍 가게가 아니라 구멍산업이라는 거 몰랐습니까?(쓰면서도 낯뜨거워라...)"
<씨네21 389호>

"여수서 에이즈 매매춘 여성 무차별 성관계
그리하여 홍등가 영업 전선에 ‘홍등’이 켜지고 있다는 야설이 전해지고 있음"
<씨네21 356호>

"성매매 거절 남성 서명 운동
일부 남성들의 거부의 변: '성 안 사? 성 안 차!'" <씨네21 392호>

"실리콘 유방 부작용 피해 승소
만국의 무덤이여 단결하라!(젖무덤이 하나되어 이긴 실리콘 공동묘지의 승리)"
<씨네21 386호>

"경의선 철도도로 6월 15일께 연결
햇볕정책의 반대말은? 성추행정책! (벗게 해야지 강제로 벗기면 안되잖수)"
<씨네21 404호>

"살인의 추억 흥행행진
영화사 관계자 여러분 이 분에게 꼭 표창장 줘야함다.
이 분 없었으면 애당초 영화가 탄생할 수 없었음다.
-화성으로 간 사나이 (자수하여 광명찾자!)" <씨네21 402호>

"<나쁜 남자>, 베를린 영화제에 가다
내가 베를린에선 ‘좋은 남자’라는 거 아뇨, 메롱!(김기덕이 일부 여성평론가들에게)"
<씨네21 340호>


씨네21의 ‘이주의 한국인은 무엇을 이야기할까’. 한 주 동안 일어났던 일 중에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을 한 두 문장으로 보여주는 코너다. 긴 말 하지 않겠다. 씨네21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코너를 지속시켜오고 있는지 모르겠다.

웃기고 싶었다면 웃기던가, 독설을 해대고 싶었다면 사회모순을 꼬집어주던가, 기분전환을 시키고 싶었다면 상쾌한 글을 쓰던가. 유쾌. 통쾌. 상쾌는 고사하고 허접. 찝찝. 불쾌하다.

필자 고준석은 툭하면 사건 사고를 성매매, 성폭행, 성추행에 갖다 붙인다. 한 주간 사건들과 이런 비유들은 적절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다. 전복적 의미를 지니는 것도 아니고 역설적 의미에서 사용된 것도 아니다. 구멍이 어쨌네, 위안부가 어쨌네, 보도방이 어쨌네, 이런 걸 유머라고 하고 있나. 재치나 입담 같은 건 찾아볼 수도 없고 재미는커녕 보는 이로 하여금 한숨을 내쉬게 한다.

‘이주의 한국인 무엇을 이야기할까’ 대신 ‘이주의 한국마초 무엇을 이야기할까’로 제목을 바꾸는 게 어떨지. 지금 이 지면에는 그 제목이 훨씬 잘 어울린다. 씨네21은 자유기고가의 글이라고 지면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편집방향과 맞는 필진을 찾아보아야 할 거다. 더 이상 기분을 망치며 씨네21의 첫 장을 펼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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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일라 2003/06/29 [21:07] 수정 | 삭제
  • 매일 보면서 어이없었는데.
    저는 다른 잡지 소개코넌가? 이게 뭔가 하면서 궁금해 왔었는데요.
    아무것도 아니었군요.
    참나, 황당하네요.
    근거도 없이 그런 짤막한 글을 흥미거리로 던져 왔던 건가요?
    꼭 그 코너의 존재이유를 알아봐야겠네요
  • 반다 2003/06/04 [20:31] 수정 | 삭제
  • 전에 중국영화 '영웅' 상영에 맞춰 장만옥이 내한 했을때,
    신문에서 씨네21광고를 봤는데 장만옥을 무슨 '생물' 이라고 표현해 놨던게 생각나네요.
    주성치가 자기 소원은 장만옥 가슴을 보는것.... 뭐 그런 말을 했다는 내용을 큰 글씨로 아래 써놓구.
    어떤 맥락으로 그런 단어와 표현들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스포츠조선 머릿기사처럼. 참나 어찌나 어이가 없던지.
    마치 장만옥이 무슨 예쁜 열대어나 혹은 경치 좋은 풍경이나...그렇게 취급 되는듯한... 암튼 기사를 보니까 그때의 불쾌했던 기분이 떠오르는 군여.
  • 우운지애 2003/06/02 [18:41] 수정 | 삭제
  • 전 씨네를 수년동안 구독하고 있는 사람이예요. 고준석씨가 그 코너를 맡은 이후 늘 느껴왔어요. 늘 여성에 대해 야릇하게 비하하고 비꼬는 거. 나만 이상하게 느끼는 건가 하고 늘 기분나빠했었죠. 진보적이라는 남자들 중에는 이런 사람 생각보다 참 많은 가 봐요. 때로 진보적인 거 다 필요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전 남자를 평가할때 그의 여성관을 봅니다. 여성관과 진보성향이 일치할 때 진정한 진보남이라고 여깁니다.
  • 씨네21독자 2003/06/02 [18:27] 수정 | 삭제
  • 씨네21 정기구독을 하고 있는데요.
    저는 항상 마지막장부터 읽어가고 있는데요,
    잡지를 덮을때 즈음엔 항상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했답니다.
    자유기고가라 자칭하는 고준석이라는 남자의 몇줄글은 어떨땐 사람이 이렇게 무식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예요.
    씨네21 기자들의 수준이 의심스러울 때도 있죠.
    어째서 이 사람은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는거죠...?
  • bluecat 2003/06/02 [08:00] 수정 | 삭제
  • 이런 글이 씨네21에 버젓이 실리다니
    믿을 수가 없군요.
    쉬어가는 페이지 같아서
    잘 모르고 지나쳐왔는데..
    정말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씨네21은 그래도 한국의 품격있는
    영화잡지 아닙니까?
    제발 이런 글 실어서 지면 낭비좀 하지 마십시오!!!
    편집장은 글 거르는 눈도 없답니까?
  • sadlisa 2003/06/02 [03:23] 수정 | 삭제
  • 역시 일다의 시선은 날카롭군요.
    감겨져있던 다른 쪽 눈을 뜨게 만들어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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