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장면이 하나 있다. 마르고 날씬한 여성이 아닌데도 당당히 배꼽티를 입고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그 여성의 뱃살에는 관심이 없다.
그런데 한국이라면? 아마 은근히 꽂히는 시선과 노골적인 수근거림에 슬그머니 티셔츠를 끌어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몸매도 안되면서 왜?’ ‘눈 버렸다’ 식의 손가락질만 무성할 것이다. 언젠가부터 ‘얼굴보다는 몸매’라는 미의 공식(?)이 열풍이다. 각종 헬스클럽에는 허벅지 살과 팔뚝 살을 빼기 위한 여성들로 붐빈다. “자신 있게 입고 싶은 옷 입고 싶다” 는 것이 소박하고도 중요한 이유다. 자신 있게? 그렇다. 한국사회에서 몸매는 자신감이다. 섹스 한번 하는 데도 몸매가 걱정이라 돌아서게 된다. “갑자기 뱃살이 떠올라 자신이 없었다”는 것이 이유다. 웃을 일만은 아니다. 몸매가 가장 중요한 성적 매력의 아이콘으로 강요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름이다. 시원스레 민소매 티셔츠 하나 입으려 해도 거울에 비친 팔뚝 살이 거슬린다. 어느 순간 눈에 거슬리기 시작해버린 살들에 대한 집착이 떨쳐지지 않는다. ‘내 몸을 사랑하자’라는 당찬 긍정이 쉽지만은 않다. 한번쯤 유심히 거울 속 자신의 몸매를 바라보고 평가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몸매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그것이 일상에서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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