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8월 28일 <워싱턴포스트>의 27일자 보도를 참조해 스와쓰모어 대학 조교수인 토마스 디가 계간학술지인 <다음 세대의 교육>(Education Next)에 “남학생은 남교사가, 여학생은 여교사 가르칠 때 성적이 향상된다”는 결론에 이르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연구 결과 학생들의 성적은 교사들의 성별을 바꾸어 줌으로써 격차가 줄어들었으며, 여자 교사들에게 배우는 남학생들은 수업태도가 산만했던 반면, 상대적으로 여학생들은 차분하고 집중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반면 “남자 교사에게 수업을 받는 여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질문을 꺼렸으며, 해당 과목이 자신들의 미래에 무익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한국일보 등에서도 해당 논문 내용을 단순보도 했으나 오마이뉴스 기사는 논문에 대해 “주목할 만하다”는 평까지 덧붙이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임용교사 여성 합격자의 비율이 높아지며 여교사 편중 현상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이러한 연구 결과가 나와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여교사 편중의 심각함”을 강조하는데 이 논문의 주장을 이용하고 있다. 이 논문은 기사에서도 밝히고 있다시피 “학계에서는 그의 연구 방법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 최대 교원노조인 ‘전국교육연합’(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의 위버 위원장이 “학생들의 학업 성패가 교사의 성별이라는 한가지 요소에 국한될 수 없다”며 “경륜 있는 교사, 양질의 교재, 학급당 학생 수, 첨단 교육 장비 등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는 사실도 전한다. 그러나 기사는 이러한 반대 주장을 전하면서도 논문의 중요성을 고집하는 인상을 준다. 논문의 오류를 지적하는 발언들의 뒤를 이어 “미국도 여교사 편중이 심각”하며 “미국 교육계에서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미가 있는지 여부도 논란의 대상인 논문에 대해 “중요하다”고 평하고, 이를 바로 “여교사 편중이 심각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근거인 것처럼 몰고 가는 오마이뉴스 보도는 납득하기 힘들다. 기사는 줄곧 “여교사 편중에 대한 우려”를 걱정하고 있지만, 무엇이 우려인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여교사가 많아진 것이 실제적으로 “문제”인지,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분석 없이 무조건 여교사가 많아지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은 설득력이 없다. 하다못해 논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손 치더라도, 이는 “여교사 편중 현상”이 아니라 “교사 성비불균형”이 아닌가. 초, 중학교의 여교사 ‘편중’이 문제가 된다면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여교사(교수) ‘부족’ 현상 또는 남교사(교수) ‘편중’ 현상은 왜 문제삼지 않는가? 또한 초등학교 이전 유아기의 보육은 여성들이 “전담”하고 있는 형편인데, 이것에 대해서는 왜 걱정하지 않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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