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여성 굶주림과 성매매

식량난민 가운데 여성 75.5%

정윤진 | 기사입력 2003/07/07 [02:30]

북한여성 굶주림과 성매매

식량난민 가운데 여성 75.5%

정윤진 | 입력 : 2003/07/07 [02:30]
300만에서 350만. 국제 구호단체와 '좋은벗들'이 북한에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간 사람들을 추산한 숫자다. 북한인구의 거의 15%에 달한다. 인류 역사상 찾아 보기 힘들 정도의 굶주림과 비인간적인 상황, 그리고 그로 인한 인권침해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어린이와 여성들의 굶주림에 대해서는 얘기해도 북한의 여성과 아동, 소수자들이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언론도 시민운동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사실 확인이 어려워서 그렇다 한다. 300만이 죽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고 묻는다. 탈북자의 증언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하고 묻는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증언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믿을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사실들은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우리의 무관심과 외면은 어쩌면 그 실상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상상의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의 경험으로는 믿기 어렵거나, 아니면 믿고 싶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가족 먹여살리려고 두만강 건너는 여성들

좋은벗들 자료에 의하면, 1999년 6월 현재 연변 지역 및 중국 동북부 지역 3개 성에 분포되어 있는 북한에서 온 식량 난민들의 대다수는 여성이다. 식량난민 가운데 여성이 75.5%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동북 3개성에서의 난민 가운데 90.9%가 여성이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하여, 조순경 교수(이화여대)는 "식량난 속에서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짐이 여성에게 우선적으로 지워져 있다. 여성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원거리 여행을 해야 하고, 그 여행길에서 죽거나, (성)폭행과 강도, 절도의 위험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농업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이후 북한은 매년 130만-230만톤의 식량이 부족, 식량 공급량은 최저 수요량의 1/2-2/3 수준 정도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와 여성, 그리고 노인과 장애인들. 좋은벗들 조사에 의하면 6세 이하 유아 및 어린이 사망률은 49%에 달한다. 굶주림과 질병으로 수백만이 죽어가고, 잘 곳도 먹을 것도 없는 수많는 아이들이 거리에서 떠돌고, 수십만의 여성이 단지 먹기 위해 원하지 않는 남성에게 팔려나가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 국경을 넘은 여성은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그때로부터 정착하여 발 붙일 곳 없는 나로서는 그 누가 밥 한끼 주며는, 그 누가 하룻밤 잘 곳을 마련해 주며는 무작정 그 사람한테 몸을 바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애를 배게 되었는데 누가 애 아버지인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여자 혼자서, 그것도 잘 곳도 없는 내가 무슨 방도로 애를 낳고 살아가겠습니까” (26세 여성, 함북 온성군 삼봉. 좋은 벗들 자료)

"중국에 가 시집가서 제 집을 도와 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친구 둘과 함께 중국으로 넘어왔다. 지금 우리들은 한 음식점에서 아가씨질하고 있다. 후에 우연히 우리 셋이 한 사람에 2천원에 팔려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술상에서 손님들과도 같이 술을 마셔야 하며 한 상에서 20원씩 팁을 받고 한 자리에 들면 50원씩도 받는다. 제 조국 버리고 타국 땅에서 기실 매음녀 생활을 하니 어떤 때는 자다가도 꿈틀 하며 내가 왜 이래야만 되는가 하면서 눈물 흘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26세 여자 함경북도 청진시. 좋은 벗들, 두만강을 건너 온 사람들 , 1999. 24쪽)

그러나 이 여성들은 다시 ‘몸을 더럽혔다’는 이유로 폭력의 대상이 된다. 먹고 살기 위해 중국에 팔려 나갔다 붙잡혀 송환된 여성은 “다른 나라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비난 받고, 폭행을 당하고, 강제 낙태를 당한다.

일상적으로 거래되는 여성의 몸

지난 6월 18일 민주평통 북한연구회와 좋은벗들이 공동 주최한 심포지움, <북한여성의 삶, 꿈, 한>에서 좋은 벗들의 노옥재 사무국장은 식량난의 와중에서 북한여성들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역할을 떠맡고 있다고 하면서 현재 북한여성들은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극단적인” 상태에 있으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여성인권 침해” 상황에 있다고 전하고 있다.

노옥재씨는 “먹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사회에서 끼니와 바꾸어질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도 거래된다”고 하면서 북한에서 '생존형 성매매'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고, 얼굴도 모르는 중국 남성에게 팔려나가고 하는 것뿐 아니라, 북한 내에서도 일상적으로 여성의 몸이 끼니를 잇는 수단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여성들이 살아남기 위해 할 수 밖에 없는 ‘생존형 성매매’는 굶어죽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여성이 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식량난이 가장 심했다고 하는 1998년-99년도에 북한 여러 지역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났던 권혁씨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가을 농촌에서... 밤에는 도둑을 지켜야 할 군인이 식량을 채고, 낮에는 밭을 지키는 농민들이 돌아가면서 강냉이를 채고... 시내에서 농촌으로 장사하러 온 여자들이나 처녀들도 가을철을 놓치지 않고 자기들의 솜씨를 발휘했다 한다. 그 솜씨란 밤에 경비를 서는 군인들에게 몸을 주거나 또 처녀들인 경우 사랑한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몸을 주고 그 대가로 식량을 받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 한다” (고난의 강행군, 136쪽)

권혁씨는 또한 평양에서 만난 한 여대생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여대생은 공부하자면 배가 고파서 머리에 글이 들어가지 않고, 먹을 생각만 나고 눈 앞에 음식이 아물거리기 때문에 머리에 글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돈 많은 부잣집 자식들이 돈을 흔들면서 매일 식당에 데리고 가서 먹여주고는 그 대가로 몸을 요구하는데, 연약한 여자들은 먹을 것이 생기니 할 수 없이 몸을 준다”는 것이다.

“하루는 어머님께서 저를 불러 놓고 말씀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헤매며 일해도 입에 풀칠하기 바뿌니 인제는 방법이 없다.” 나는 처음에 달통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어머님의 그 말씀을 생각하니 옳았습니다. 하여 나는 어머님과 약속하고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데리고 가서 소개하는 사람에게서 돈 1만원을 받고 저를 팔은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오죽하면 제 자식을 타국에 팔겠습니까? 나는 그 심정을 리해합니다.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나를 떠나 보내면서 하시는 말씀이 집 근심은 하지 말고 너 하나만 가서 잘 살아라 하시고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우리 모녀는 이렇게 눈물로 작별하였습니다“ (24세 여자 함경북도 회령시. 좋은벗들, 북한 식량 난민의 실태 및 인권 보고서. 1999. 14쪽)

식량난으로 인해 생존형 범죄와 그들에 대한 처벌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또한 일차적 대상이 되고 있다.

“공개처형은 11시에 시작되었다.... 처형 대상들은 역전동 5반에 사는 61살 된 할머니와 동명동에 사는 58살된 아주머니, 유선에 사는 37살 남자였다. 61살된 할머니 죄목은 중국돈 4,500원 받고 중국에 여자 5, 6명을 팔아 먹은 것이다. 58살된 아주머니의 죄목은 조선돈 800원을 받고 61살된 할머니에게 여자를 소개시켜 준 것이다. 37살 남자의 죄목은 중국돈 400원 받고 여자 2명을 중국에 판 것이었다.”(권혁, 고난의 강행군, 261쪽)

식량난 속에서 모성과 가정 내 여성의 역할이 미화되고 있다. 30%에도 못 미치는 낮은 공장 가동율과 경제위기 상황에서 여성들은 가정으로 돌아가기를 강요받고 있으며, 전통적 여성상과 성역할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1999년도 [조선여성]에 따르면, “어머니들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무겁고도 중요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고 하면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1997년 7월 30일자 [로동신문] 사설은, “녀성들은 창조적 로동으로 부강한 조국 건설에 이바지하기에 나라의 꽃이며, 가정의 화목과 사회의 단합을 이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사회의 꽃"임을 강조하고 있다. 조순경 교수(이화여대)는 심포지움에서 이러한 모성을 미화하는 움직임이 식량난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 교육자체가 가능하지 않게 되고, 학교와 집을 이탈하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북한의 식량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식량난과 맞물린 북한여성들의 인권 상황이 어떠한 조건에서 개선될 것인가. 남한에서는 ‘자주 국방’의 이름으로, 북한에서는 ‘선군정치’라는 이름아래 군비증강과 군사주의의 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특히 북한여성의 굶주림과 인권에 대한 발언이 그들을 위한 ‘해방 전쟁’을 정당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남한여성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나 그렇다고 피해 갈 수 있는 일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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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만치 2003/07/13 [19:09] 수정 | 삭제
  • 북한 여성의 인권의 문제, 북한 인권의 문제..
    어떤 분들은 글을 보며 선정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으시겠지만, 제가 접한 자료들을 보면 사실 그 어떤 선정적인 제목을 갖다 붙여도 현실만큼 선정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인 것같습니다. 차마 이것이 현실일 수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지요.

    어쨌든.. 저는 문제는 누구의 입장에서 북한 인권의 문제를 바라보고 이야기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왜 어떤 특정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 특정하지 않더라도 지금 현재의 내 입장과 시선은 나의 어떤 경험과 가치관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다시 돌아보지 않는다면 어떤 사실을 갖다 주어도 믿지 않을 것이고, 사실이 아닌 것을 갖다 주어도 믿을 것이고... 문제는 내가 어떤 위치에서 그 문제를 보고 있는지 ,그리고 내 어떤 가치관에 의해 그문제를 보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고, 가끔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믿음 들에 대해 의심을 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발전을 위한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주어지는 정보를 무조건 믿는 것도 문제이고 무조건 거부하는 것도 문제일 것입니다. 의심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닌 것같습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알아나가는과정의 하나가 될 수 있으니까요.

    추상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은 것같은데요.
    북한 여성의 인권이나 삶을 볼 때 중요한 지점인 것같습니다.
    인간의 삶이나 개인의 삶이 정치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과 관련한 모든 것이 우리에겐 너무나 그동안 정치적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벗어나 보기가 힘든 것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에 대한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동안의 정보들과 신념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느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한가지 생각해볼 것은 북한 여성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 사람들의 입장이 누구의 입장에서 말하고자 하는지를 보는 것도 중요한 것같습니다. 정보를 전달하고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 그리고 그들이 대변하고자 하는 입장, 그들이 그 주장을 하는 목적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북한 사회를 이해하거나 바라볼 때 너무 큰 거대담론만을 접근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체제의 문제, 제도의 문제 그러한 주제들도 중요하지만 정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 일상들을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행여 탈북자들의 말을 모두 믿을 수 없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말하는 일상생활의 반복적인 진술들을 모두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그들의 말을 절대화할수는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들이 말하는 진술의 반복성을 하나의 사실로 인정하는 것도 필요할 것같애요 .그리고 일상을 통해 전체를 보아야지 전체를 통해 일상을 규정하는 것은 많은 부족한부분들이 있을 것같네요.


    너무나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였군요.
    어쨌든, 저의 입장은 처음에는 북한의 인권, 여성들의 인권문제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릴적 반공이데올로기에 잘 적응되어 있다가 그것을 거부하고 살아왔던 저였기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죠.
    그러나 너무나 많은 자료와 사람들이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거짓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수가 너무나 많았기에 차마 그들 모두가 거짓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할 수 없었죠. 그래서 다시 저를 돌아보고 자료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료들이 무엇을 목적으로 누구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지를 보았습니다. 왜 한 사회를 두고 극과 극의 입장이 존재하는지를 보았습니다.그 사이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를 돌아보게 되고 제 입장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북한을 보는 입장은 굉장히 정치적일 수 밖에 없고 한 번 가지게 된 시선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것같애요. 그러나 무조건 외면한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같지는 않습니다. 도대체 왜 저렇게 이야길 하는건지 끊임없이 이야길 하는건지 한번쯤 냉철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설사 자신의 모든 경험과 가치관을 뒤흔들어놓을지라도 그것이 하나의 변화 발전의 가능성으로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래의 글들을 보며 너무나 답답해서 올렸는데 길어졌네요.
    늘 고민하는 이야기들이다보니...
    어쨌든 서로가 자신의 위치를 성찰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문제인 것같습니다.
  • Yujin 2003/07/09 [21:37] 수정 | 삭제
  • 북한이 좀 가난하더라도 내실있게 잘 사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방북한 사람들도 있었고 북한 미녀들을 보고 침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김정일이 보여주는 탁아시설과 몇 개의 공장의 모습만 보고 돌아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엔 굶어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주체사상이 싫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실상을 보지 않고 북한지도자가 보여주는 것만을 보는 사람들이 과연 민중을 말할 자격이 있을까.

    쭉쭉빵빵 혈색좋은 미녀응원단만 보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몸을 팔고 있는 북한여성들은 모른 척해도 되나.

    아래 북한의 실상을 인정하지 않는 분을 보니 대학다닐 때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 단비 2003/07/08 [02:51] 수정 | 삭제
  • 오랜 세월 동안 땅속에 묻혀 있으면서 탄화된 갈뿌리를 '니탄'이라 한다는 군요. 이것을 이북 민중들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밀가루나 강냉이가루에 섞어 음식을 해먹었다는 군요. 이런 이북 민중들의 극한의 경험 속에서 항상 발견하게 되는 것은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그들의 모습이였습니다. 어린이와 여성과 노인들을 먼저 생각하고 보살피는 그들의 모습을 저는 이북방문기와 이북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확인했습니다.

    이북 민중들이 경험한 그 시련이 반인권과 억압의 경험이였다면 어떻게 '고난의 행군' 시절 그 시련을 노래에 담아 이북 민중들이 부르겠습니까? 시련을 이겨낸 기쁨을 노래하는 이북 민중들의 노래 소리는 들리지 않는지요?

    몇 백만 명이 굶주림과 병으로 죽어갔다는 확인되지않은 그야말로 '설'에 불과한 것을 이른바 '북한 인권'을 여론화하는데에 두고두고 써먹는 이 선정성이 이제는 지겹습니다.

    게다가 비상식적인 탈북자들의 일방적인 증언 만을 가지고 마치 이북 사회가 비상식적인 사회인 것 처럼 만들어버리는데 이르러서는 할말을 잃어버리게 되는 군요. 탈북자들의 증언이 비상식적인 것인지 이북 사회가 비상식적인 사회인지 논리적으로 따지기 전에 이미 탈북자들의 증언에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병영국가를 경험한 한국 사회에서의 군사주의를 아무런 실증이나 논리적 검증없이 이북의 '선군정치'에 갖다붙여서는 이북의 '선군정치'를 마치 병영국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왜곡해버리는 지점에 이르러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군대를 중시하고 미제국주의의 부당한 군사적 위협에 맞서는 것이 군사주의요 병영국가를 통해 주민들을 군사적으로 통치하는 것으로 비난해 버린다면 결국 군대도 만들지 말고 미제국주의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여 자주권을 잃어버리고 식민지로 살아가며 이라크 처럼 미제국주의 침략전쟁의 희생물이 되라는 말인가요?

    '고난의 행군'을 '고난의 강행군'이라 이름 붙이며 이북 민중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는 것으로 어떻게 이북 민중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으로 되는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 후니 2003/07/07 [19:11] 수정 | 삭제
  •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예전에 북한에 다녀오신 한 분 얘길 잠깐 들은 적 있는데요. 무척 흥분하셔서 사람들이 다 죽어가고 있다고 하셨어요. 북한사람들이 굶주린다는 건 알고 았잖아요. 그러나 직접 보는 거랑은 많이 다른 경험인 것 같더군요.

    일상적으로 북한여성들의 몸이 거래된다는 사실도 끔찍하네요. 여성들이 생계부양하고 몸도 팔아야 되고 처벌도 감수해야 된다니요. 북한실상이 다른 곳보다 더 열악한 이유가 뭘까요. 동포, 통일 얘기 많이 하는 우리나라에서 북한이 그렇게나 멀리 있는 건 왜일까. 우리가 참 많이도 이기적이란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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