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언니네가 열린다

여성주의 마을 언니네 개편

김이정민 | 기사입력 2003/07/09 [22:33]

새로운 언니네가 열린다

여성주의 마을 언니네 개편

김이정민 | 입력 : 2003/07/09 [22:33]
여성주의로 숨쉬는 마을, 2000년 4월 처음 사이트를 오픈 한 후 지금까지 많은 여성주의자들에게 ‘숨통 트이는 공간’으로 자리해 온 언니네가 새롭게 태어난다.

‘여성’들을 위한 사이트들이 한두 곳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언니네의 존재는 각별하다. 여성들의 경험과 지식이 축적되는 곳, 여성들간의 소통과 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 장으로서의 사이버 커뮤니티를 꿈꾸며 만들어진 언니네. 이제 3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서 여성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이버 공동체로서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언니네 3년

그 동안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이버를 기반으로 하는 단체가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인 재정적 어려움은 언니네에도 고질적인 문제다. 연세대학교 여성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출발했던 언니네는 한 차례 위기를 맞으며 2002년 4월 운영체제를 개편했다. 기존의 웹진 역할은 축소하고 커뮤니티 중심의 사이트로 전환하였고, 상근체제를 운영위원회와 언니네 지기라는 형식으로 바꾸면서 몇몇 상근자들은 활동을 접기도 했다.

언니네는 늘 어려움이 따랐지만, 그 공간이 소중한 만큼 회원들의 지지나 후원 역시 다른 사이트와는 비교할 수 없다. 단지 제공되는 컨텐츠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언니네를 직접 구성하는 상호교류가 활발한 공간이다. 자기만의 방은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여성주의 슬로건이 가장 성공적으로 반영된 공간. 회원들이 직접 자신의 칼럼이나 일기를 쓰고 다른 회원들과 공유하는 자기만의 방은 단연 현재 언니네의 최고 인기 코너다. 1천개가 넘는 방의 수가 그 호응도를 짐작케 한다.

어떻게 바뀌나

이제 새롭게 태어나는 언니네도 자기만의 방 기능을 강화하여 글을 쓰는 칼럼리스트들과 독자들이 활발하게 토론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개편된다.

2002년 개편 이후 사라졌던 웹진도 다시 살아난다. 한 달에 한번 기획특집으로 월간 언니네가 마련되고, 월 4회 포커스라는 이름으로 여성 이슈들이 업데이트된다. 이 곳에서는 최근 여성계의 주요 이슈 뿐만 아니라 언니네의 관점과 색깔이 담긴 새로운 이슈들을 발굴해 낸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겠다. 사이버 여성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들이 모인 곳인 만큼 사이버 여성행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사이버 여성운동의 가능성을 믿으며

회원들과의 소통을 어디보다 중요시하는 언니네인 만큼, 이번 개편을 축하하며 언니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념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자기만의 방에서 시를 읊다”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파티에서는 시 낭송 뿐 아니라 여성주의 밴드의 공연, 드래킹 공연,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파티와 개편된 사이트 오픈을 앞두고 언니네 사이트는 벌써부터 설레는 기운이 가득 감돌고 있다.

언니네는 얼마 전 서울시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을 했다. 앞으로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공익을 추구하며, 여성들의 인권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한다. 몇 해 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여성들의 공간으로 자리를 지켜준 언니네가 새로운 모습으로, 사이버 여성운동의 가능성을 믿는 ‘언니’들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해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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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 2003/07/11 [16:38] 수정 | 삭제
  • 힘들 때마다 조용히 산소를 공급해주고, 에너지를 공급해준 언니네에게 이자리를 빌어 감사 감사...

    숨막히고 힘들 때마다 조용히 컴퓨터를 켜고 언니네에 접속하는게 눈물나게 고마웠던 날도 있었는데..(지금도 진행형 ^^)
    사무실에서 아침 일찍 출근해서 언니네에 접속해서 30분즈음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기도 했죠.
    이젠 일다까지 생겨주어서 정말 감사하죠.
    하하하.
  • 언니야 2003/07/10 [13:25] 수정 | 삭제
  • 언니네 버그잡기 대회하고 있어요.
    멋진 언니네가 열렸음 좋겠어요~
  • 주니 2003/07/10 [11:06] 수정 | 삭제
  • 초창기에 몇 번 들락날락해보고..
    한 1년쯤 지나 다시 가봤는데..
    잘 적응이 안 되더군요.

    그래서 또 잊은채 살았는데..
    3년을 버텨오다니 박수를 보내야겠군요.
    개편되면 다시 찾아가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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