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 반성상품화 전시회, 밀실에서 광장으로

부산 여성문화인권센터 ‘빠샤’ 기획

고유영아 | 기사입력 2003/07/13 [11:23]

[단신] 반성상품화 전시회, 밀실에서 광장으로

부산 여성문화인권센터 ‘빠샤’ 기획

고유영아 | 입력 : 2003/07/13 [11:23]
‘밀실에서 광장으로..’라는 독특한 이름의 전시회가 여성문화인권센터 주관 하에 부산에서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장소는 시민들이 쉽게 다가 설 수 있는 서면지하철 2호선 내 전시장.

일상 속에 스며있
는 성상품화

이 전시회를 기획한 사람들은 여성문화인권센터 ‘성매매 반대 프로젝트팀 빠샤’다. 2002년 5월부터 ‘빠샤’는 부산 해운대 성매매 집결지역인 6공구에서 탈성매매 여성을 지원해 왔다. 이들은 무엇보다 우리의 일상 곳곳에 만연해 있는 왜곡된 성 이데올로기와 성문화가 여성의 성상품화를 부추기고 있음을 절감했다. 더욱이 TV, 신문, 인터넷, 영화 등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시선이 난무하고 대중들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진 성상품화 문화는 여성을 타자화하고 잘못된 성 지식을 유포시켜 사람들로 하여금 ‘성매매’나 ‘성폭력’을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아닌, ‘강간신화’와 같이 단순히 선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빠샤’는 ‘일상 속의 성상품화 문화’를 비판하고 적극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성폭력과 성매매는 근절될 수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렇게 ‘반성상품화 전시회’가 기획된 것이다.

고민의 장을 열고자

전시회는 뜻을 같이 하는 부산지역 각 대학 미술학과 학생과 미술가들이 함께 성상품화의 문제를 미술작품으로 전시하는 한편, 시민이 참여하는 퍼포먼스와 같은 방식을 통해 시민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성상품화’의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장으로 펼쳐질 계획이다. 또 전시회 기간을 통해 ‘성매매 반대 부산시민서명운동’도 진행될 예정이다.

군산 성매매업소 밀집지역 화재사건을 보면서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해 동정하고 눈물을 흘릴지언정, 일상적인 성상품 문화는 아무런 저항감 없이 향유하고 있는 현실. 이번 ‘반성품화 전시회’는 이에 대한 첫번째 도전장이다. ‘밀실화’된 우리들의 성에 대한 생각을 끄집어 내어 ‘광장’으로 재규정하고, 그 동안 쉽게 지나쳐 버린 ‘성상품화’ 문제를 다시 생각하며 그 파급효과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회에선 “일상 속 ‘성상품화’는 이제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는 ‘빠샤’의 문제의식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문의처: (051)704-8466 (윤강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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