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배] 신혼 때 기를 꺾어야지

독자 | 기사입력 2003/07/21 [01:29]

[공개수배] 신혼 때 기를 꺾어야지

독자 | 입력 : 2003/07/21 [01:29]
제가 고등학교 때 다니던 보습학원의 한 강사는 수업시간에 강의 대신 뻘 소리 하는 걸로 유명했습니다. 그런데도 안 잘리는 이유는 그 강사의 입담이 남학생들의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지요.

입담이라고 해봐야 순 저질이었죠. 포물선을 그리면서 여자의 몸과 비슷하지 않냐고 하면서 웃고, 함수를 설명하면서 남자가 여자를 거느려야 하는 이유가 수학적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학원에선 별의 별 강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참아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강사는 갈수록 상태가 심해져서 수업시간을 수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때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자기의 결혼 이야기며, 부인 이야기, 자식 이야기를 할 때는 참아줄 수가 없었습니다. 부인이 몸이 약한 여자여도 아이가 생기고부턴 애에 대한 모성애 때문에 몸이 아프지 않다는 둥, 아들 못 낳으면 친정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자기가 선언을 했다는 둥 하는 말마다 불쾌하게 만들었죠.

그러다 하루는 아예 날을 잡아서 학생들에게 ‘신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를 설명했습니다. 여학생들은 듣지 말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가 말한 신혼에 대한 ‘조언’은 다름아닌 ‘기 싸움’에 대한 거였습니다. 남자가 어떻게 여자의 ‘기’를 꺾어야 하는가였죠. 남자라면 결혼하기 전에 선배들로부터 그런 조언을 다들 듣는다고 하더군요.

그 강사는 한 바탕 술을 퍼 마시고 연락도 없이 새벽에 술주정을 하라는 말부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 문을 안 열어주면 문을 있는 힘껏 쾅쾅 차대면서 소리를 지르랍니다. 그럼 창피해서라도 문을 열어 준다나요. 그런 다음 집에 들어가선 여자가 어디 남자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냐고 화를 있는 대로 낸 다음, 물건을 집어 던지고, 컵이나 그릇을 깨서 온 방안에 유리조각을 뿌려놓으라고 하더군요. 아내가 화를 내면 그 길로 집을 나가서 비싼 호텔에서 숙박을 하래요.

그 강사 얘기론, 여자들은 어차피 어질러진 집안을 청소해야 하고, 숙박비 나가는 게 아깝기 때문에 그 다음부턴 남편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게 된다는 겁니다. 전 그 얘길 듣고 그만 기가 질렸습니다. 그 얘길 들으면서 즐거워하는 남학생들의 표정을 보니 아찔하더군요. 뭐 저런 인간이 용케 결혼을 해서 사나 싶기도 했지만, 그런 얘길 남녀학생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해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악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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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뭉치 2003/07/22 [16:56] 수정 | 삭제
  • 단호히 대처하지 못하고 그 상황 모면하려고

    대충 참고 넘어가는 여자도 문제죠.

    그 기에 눌려사는 여자가 신기한데요 전.

    그런 남자랑 왜 같이 살죠? 이혼해야지.
  • 안얌전 2003/07/21 [21:52] 수정 | 삭제
  •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_-
    이런 남자들이 제 주위에도 많아요.
    보기싫은 X들.
    꺼져버렸으면 좋겠어요.
  • 데이지 2003/07/21 [17:07] 수정 | 삭제
  • 어지러놓으면 여자가 치워야하고 돈 쓰는 거 아까우니까 알아서 긴다고?
    우아. 못 참겠다.
  • 라면조림 2003/07/21 [15:36] 수정 | 삭제
  • 저런 남자 안 잡아가고.

    남자들이 결혼 전에 여자 기를 잡으려고 계획을 세운다는 얘기 저도 들었습니다.
    상대방과 어떻게 가정을 꾸려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게 아니라 아내 길들이기를 계획하니, 이놈의 가정들이 다 이 모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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