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신매매 현장 보고

고유영아 | 기사입력 2003/07/21 [03:10]

성인신매매 현장 보고

고유영아 | 입력 : 2003/07/21 [03:10]
성인신매매(성매매.매매혼) 피해여성들은 필리핀, 태국,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출신이며 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집중되어 있다.

이번 행사에 초청된 필리핀 여성단체연합 가브리엘라(GABRIELA)의 Emily P.Cahilog씨는 한국에 성인신매매 되었던 여성들의 사례를 보고했다. 어떻게 그들이 성인신매매의 덫에 걸려 들게 되었는지, 한국 성산업에 유입되어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 피해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들은 거의 ‘노예’와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성매매 상품으로 살다 탈출 -메리 앤 크루즈

중산층 가정에서 유복하게 성장한 메리 앤(Mary Ann)은 아버지의 교통사고 후 가세가 급속히 기울었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허덕이던 가족들을 위해 그녀는 네덜란드에서 가정부로 일했고, 거기서 남편을 만나 임신을 했다. 그러나 남편은 임신한 그녀를 남겨둔 채 사라졌고, 그녀는 혼자 출산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태어난 아이가 선천성 심장병이라 막대한 금액의 수술비가 필요했던 그녀는 해외취업 알선업체를 통해 한국에서 댄서나 가수를 구한다는 말을 듣고 깊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갈 것을 결정했다. 계약서를 읽어 볼 시간조차 주지 않고 알선업체는 계약서에 즉시 서명할 것을 강요하였고 그 며칠 후 그녀는 한국에 가게 되었다.

미군기지 근처의 나이트 클럽에서 일하게 된 그녀는 거의 옷을 벗은 채 춤을 출 것을 강요 받았고 외출조차 할 수 없는 거의 감금상태로 지냈다. 매일 저녁 6시부터 아침 2시까지는 춤추고 노래하고 성매매를 해야 했으며, 그 이후에는 실내 및 화장실 청소, 술 운반 등 온갖 잡일에 시달려야 했다. 대낮이 되야 그런 일들이 끝나서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는데,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상자를 매트 삼아 잠을 청해야 했다. 업소주인은 여러 가지 룰을 만들어 놓고, 이 룰을 어겼을 경우 발로 차는 등 혹독한 구타를 했을 뿐 아니라 굶기기까지 했다. 단지 6시에 시작하는 댄스 쇼를 위해서 오후 1시에 약간의 음식을 줄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9.11테러 이후 미군 고객이 감소하자 업주는 그녀들을 ‘주문시간에 맞추어’ 고객들에게 ‘배달했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메리 앤은 다른 여성들 9명과 탈출을 시도했다. 불행히도 이중 6명은 업주에게 잡혀서 구타를 당한 채 며칠간은 굶으면서 보냈고, 한달 동안 감금되었다고 한다.

한 우편배달주문 신부의 죽음 -타타

2000년 2월, 서울에서 열린 통일교 결혼식에서 350명의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인 남자와 결혼했다. 그 중 한 명이 그녀의 남편으로부터 남편 친구들에게 성매매 할 것을 강요 받았다고 대사관에 신고했다. 또 한 여성은 남편에게는 성적 노예로, 그의 가족들에게 봉사하는 노예로 학대 받았다고 말한다.

2003년 한국인과 결혼했던 타타(Tata)는 자신의 집 10층에서 떨어져서 죽었다. 그녀의 시신은 거의 분별조차 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녀가 왜 추락했는지 등 정확한 사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가 추락사 하기 전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와 심하게 멍이 들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무려 수천의 필리핀 여성들이 매매혼(contracting marriage) 혹은 우편배달주문 신부(mail-order-bride)의 피해자가 되어 전세계 곳곳에서 고통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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