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아니면 아가씨

강우진경 | 기사입력 2003/07/24 [12:05]

아줌마 아니면 아가씨

강우진경 | 입력 : 2003/07/24 [12:05]
며칠 전 있었던 이라크 여성과의 간담회 자리에서였다. 그 분을 소개하는 활동가를 비롯하여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그 분을 수하드 ‘아주머니’라고 불렀다.(혹은 그 호칭에 대해 뭐라고 하지 않았다)

모 인권단체에서는 국제지부에서 한국의 인권을 위해 십 수년간 활동했던 한 외국인 여성을 ‘고마운 할머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 여성을 ‘아주머니’나 ‘할머니’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여성들의 ‘평범한’ 위치나 일상을 폄하하려는 것도 아니고, 사적인 관계에서 서로가 느끼는 친근함에 간섭하려는 것도 아니다.

만약, 그 분들이 남성이었다면 사람들이 과연 ‘아저씨’나 ‘할아버지’라고 불렀을까.

많은 경우에 여성들의 ‘이름’이나 '직함'이 없어짐과 동시에 그 여성들의 활동과 역사는 지워진다. 이름과 직함을 부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와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칭은 단지 개인적인 관계로서만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 밤에 택시를 탔을 때 택시기사는 방금 내린 여자손님에게 “아줌마냐, 아가씨냐”고 물었는데 화를 내더라면서 “아가씨였나보지?”라며 하하 웃어댔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여성들을 아줌마/아가씨로 생각하고 (그렇게 부르고) ‘아줌마’로 불렀을 때 기분 나빠하거나 문제제기를 하면 ‘아직 결혼 안 한 처녀에게 실수했나 보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면서 그런 호칭이 여성들에게 ‘왜’ 문제가 되는지를 고민하지 못한다. 우리는 여성들에게 이름과 직함이 있음을 기억하고 그것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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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진원길사랑 2012/10/26 [20:41] 수정 | 삭제
  • 이젠 오래 아줌마로 불리우다 보니 익숙해진 느낌??
    전업 주부이다 보니 아줌마란 용어가 익숙해진...
  • 빛나는 프로 2012/10/26 [20:38] 수정 | 삭제
  • 아줌마로 불리워서 기분 나쁜경우와 아무렇지 않은 경우가 있죠
    특히 공적인 자리에 나의 역할이 분명히 있는 사람으로 참여한 경우
    아줌마로 불리우면 몹시 불쾌하죠..
  • 나도엄마다 2012/10/19 [12:45] 수정 | 삭제
  • 다들 알겠지만 대선후보 중 한명도 여성이다. 이만큼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여성의 지위가 많이 발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자들은 왜 아직도 이런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인가?? 요즘은 많이 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흔히 여직원을 부를때 사용했던 미스라는 단어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할 단어라고 생각한다.자신부터 상대방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당신또한 존중 받는다는것을 알아주시길....
  • bank629 2012/10/16 [12:45] 수정 | 삭제
  • 마음에 드는 문구가 있다. 많은 경우에 여성들의 ‘이름’이나 '직함'이 없어짐과 동시에 그 여성들의 활동과 역사는 지워진다. 이름과 직함을 부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와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칭은 단지 개인적인 관계로서만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다.
  • 무시거라 2012/10/14 [11:38] 수정 | 삭제
  • 누군가를 부르는 호칭은 의외로 까다롭고 조심스럽다. 예전엔 '아가씨'라는 호칭은 극존칭이였고, '아주머니=아줌마' 역시 마찬가지다. 사회적 호칭이라기보다는 가족안에서만 호칭되던 이름이기도 하고 말이다. 현대사회에 와서 가족간의 호칭이 사회적 호칭으로 변화되면서 어떤 이름은 사회적지위가 높아지고 어떤 이름은 낮아지기도 하는데 그 예가 바로 '아가씨'와 '아줌마'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는 사회적 호칭이 그다지 발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래서 더욱 문제가 발생하는 게 아닐까? 길에서 모르는 사람과의 호칭을 '나 누구요. 이름을 부르시요'할 수 있는 문화가 우리에게는 없으니 그 문제점에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하늘래기 2012/10/14 [11:00] 수정 | 삭제
  • 호칭은 그 사람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느끼게 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자기가 부르고 싶은대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는 호칭 시용이 중요한 것 같네요.
  • jejuin1218 2012/10/14 [09:07] 수정 | 삭제
  • 아줌마라는 단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부를 때 담는 감정적인 뉘앙스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가씨라는 단어도 그렇게 생각이 된다. 아가씨란 단어는 예전엔 양반집 딸에게나 붙일 수 있었던 극존칭으로 안다. 그러나 일제를 거쳐 미군정을 거치면서 미군부대 주변에서 술집일을 하는 여자들에게 '술집아가씨', '술집색시' 등등으로 호칭을 하게 되면서 아가씨라는 호칭의 지위가 격하된 것일 뿐이다. '아가씨'라는 호칭이 일반적 고유명사로 영어에서 '미스', 혹은 '레이디'라고 하는 것과 다른 것일까?
  • 작은나무 2012/10/10 [14:33] 수정 | 삭제
  • 호칭으로 상대방의 격을 나타낼 수 있는만큼 상대방을 배려하는 호칭을 쓰도록 노력합시다.
  • 히데미 2012/10/04 [15:46] 수정 | 삭제
  • 아줌마란 호칭으로 불린지 좀 되는데, 가끔은 너무 속상하다. 나이들면 다 아줌마로 통일해 불려진다는게 서운하다. 말한마디에 천냥 빚갚는다고 나도 이름있어요.
  • iwink4you 2012/10/01 [23:04] 수정 | 삭제
  • 이름과 직함을 부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와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라 하잖아요.
    호칭을 사용하기 전에 다 시 한 번 생각이 필요한 것 같아요.
  • 내가사는건 2012/09/29 [12:22] 수정 | 삭제
  • 아줌마 아니면 아가씨.. 이건좀 아닌듯 하다.. 호칭에 따라 사람맘이 얼마나 상하는데..
    그래도 그사람을 존중하려면 호칭을 제대로 불러 줘야 하지 않을까...
    이름과 직함을 부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와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다..
  • 2010/06/14 [15:33] 수정 | 삭제
  • 유영길 여기 네티즌들이 피해의식에 쩔어있는게아니고 사회에 무의식중에 존재하고있는 여성에대한 관념에 대해 한마디씩 한거다; 여긴 니가 맘대로 적을 공간이 아니란다^^
  • 도오순 2009/05/07 [18:28] 수정 | 삭제
  • 20대 중반에 미국에 갔다가 30대 중방에 한국에 들어 왔는데요. 어머니라는 호칭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영어로 하면 맘 이라는 건데, 처음엔 너무 어이가 없어 '내가 니 애미냐' 하고 한마디 하고 싶더군요. 가만 보니 방송이 문제 더군요 무슨 어머니라는 호칭이 존칭이나 되는냥, 아무나 보고 어머니 어머니. 차리리 아줌마라 부른는게 덜 불편하겠음. 여자는 다 애엄마라는 직함만 있냐구요
  • 조선인 2009/02/23 [09:03] 수정 | 삭제
  • 요즘 나오는 책은 대부분 '유관순 열사'로 바뀌어 있습니다. 더디지만 고마운 일이지요.
  • 유영길 2008/07/06 [15:02] 수정 | 삭제
  • 니들 한국여자가 그렇게 말해도, 너희는 피해의식에 쩔어 있는 아줌마일 뿐이며 그렇게 불릴것임으로 ^^
  • 모모 2003/07/25 [22:13] 수정 | 삭제
  • '유관순 누나'는 있는데 '윤봉길 형', '이봉창 형'은 없더군요.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심지어 '유관순 언니'도 아니더군요. 재밌어요 여튼. ..
  • 나는 나 2003/07/24 [20:20] 수정 | 삭제
  • 길을 걷다보면 지나가는 차가 스윽 멈추면서 아줌마!하고 부른다.
    대개 주변에 있던 여자들이 쳐다보거나 뒤돌아 보게 되어 있다.
    운전자는 길을 물어보려고 아무나 불러 세우는거다.물론 젤 가까이에 있는
    아줌마가 그의 목표겠지만.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마구잡이로 불러세운다.
    아줌마가 그렇게 만만한가?아줌마가 뭘 그리 잘못해서 아무때나 불러세우나?

    아파트주변 장터라도 가면 주변에 초등학교때문인지 이번엔 어머니라고 부른다.
    아니 난 애도없고 쥔이랑 나이도 엇비슷해 보이는데 징그럽게 왜 내가 당신 어머니유? 그럼 그는 빈정거리면서 사모님이라고 불러드려요? 한다.
    네참 손님을 손님이라 부르지 못하고 나를 나라고 불러달라 못하고 있다니.

    이상한건 여자들끼리 애이름으로 부르거나 죄수번호처럼 몇호 라고 부르는것.
    이름이 뭐냐고 물으면 우물쭈물하는건 또 뭐지?
    그냥 아무개 엄마라고 부르는 게 편하답니다.방어적인것 같아요.친하기싫은가요?

    다들 한 민족 정신이 강해서인지 언니,이모,아줌마,어머니,할머니..
    어떡해서든 가족 단위로 묶어 부른다.자매애도 아니고 이게 뭐란 말인가?
    특히 기사에서 지적하는 대중매체 정말 심하다.
    똑같은 가게 주인도 남자는 사장님,여자는 쥔 아주머니라고 소개할땐 정말 이상타

    우리를 되는데로 함부로 부르지 말지어다.
    우리의 이름과 직위와 소개하고 싶은 닉 네임도있으니까
    그리고 여자들에게 길물을때 기본 예의좀 지켜다오,짜샤!
  • 뚜덩 2003/07/24 [14:53] 수정 | 삭제
  • 우리나라 문학작품인 '토지'를 독일(로 기억합니다만)의 한 할머니가 번역해서 출판했다, 는 TV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할머니'라는 말에 저는 심심풀이로 한국어를 공부한 할머니이신가보다, 그래서 TV에 나오나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아주 학식이 높은 학자시더군요(교수인가 박사인가 하는 직함도 있었고). 어이가 없었죠. 남자를 보고도 어떤 '아저씨'가 노벨상을 받았다, 어떤 '할아버지'가 책을 펴냈다 라고 할까요?
    공적인 남성, 사적인 여성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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