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노동 동일임금 소송 2심으로 간다

효성 女노동자들 ‘임금차별,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

조이여울 | 기사입력 2009/04/13 [10:07]

동일노동 동일임금 소송 2심으로 간다

효성 女노동자들 ‘임금차별,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

조이여울 | 입력 : 2009/04/13 [10:07]
“한 공정에서 똑같이 기계 8대씩 보는 일을 했는데, 임금을 똑같이 받냐 하면 아니에요. 같은 일을 하는 남자들에 비해 임금을 너무 적게 받았어요. 호봉이 그렇게 (성별로) 나뉘어져 있어요. 여자는 35구간이고 남자는 64구간이에요. 나이가 많을수록, 근속년수가 더 많을수록 차이는 더 많이 나죠. (임금총액이) 65%까지 차이가 나요.”
 
화학섬유제조업체 효성 울산공장에서 8년째 일해온 김원주(28)씨는 동료 세 사람과 함께 임금차별에 관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처음부터 남녀의 호봉체계 달라
 
▲ 김원주씨는 효성 울산공장에서 8년간 일했다.
효성공장은 입사 때부터 남성은 ‘기능직’, 여성은 ‘생산직’으로 분리된 호봉체계를 가지고 있다. 김원주씨는 “기능직이라는 것이 정말 기능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말한다. “공고를 나온 것도 아니고,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기능직에 배치되어서 그때부터 일을 배우는 것일 뿐”이므로 이러한 구분 자체가 성차별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김씨는 입사 후 6년간 재직공정에서 근무했는데, 같은 공정에서 일하는 남성들과 똑 같은 일을 했다고 말한다.
 
“당시에 함께 일하던 언니가, 같이 입사한 남자에 비해 너무 월급 차이가 많이 나지 않냐며 불만을 많이 표했었어요. 같은 일을 하는데 왜? 남자가 일하다 빠지면 그 라인에서 내가 들어가 작업을 하는 구조인데, 왜 월급차이가 나는지 하고요. 근데 그때는 원래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는 걸 어쩌겠냐 하고, 부당하다곤 생각해도 (우리가) 바꿀 수 있단 생각은 못했죠.”
 
김원주씨가 우리 법에 동일노동동일임금이 규정돼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2006년 사측으로부터 권고사직 압박이 심해져 대응을 모색하려고 모였을 때다. 노무사와 상담을 하면서, 남성들과의 임금격차가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정보를 얻게 됐다.
 
국가인권위 ‘분리호봉제는 성차별’, 동일가치노동 인정
 
김씨와 동료들 4인은 효성공장의 임금차별 건에 대해 울산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같은 공장의 5급 생산직 여성들 8인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넣을 때 대리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효성 측이 성별에 따라 기능직과 생산직으로 분리 채용해 배치하고 분리된 호봉제를 적용함으로써 남성에 비해 합리적 이유 없이 임금에서 차별한 점이 인정된다며, 주식회사 효성 대표이사에게 임금제도를 시정하고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하도록 권고했다.
 
사측은 생산직과 기능직의 구분은 성별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 등의 차이로 인한 “직무가치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인권위는 자체 조사결과 효성의 임금제도를 합리화할 수 있는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즉, 채용 시 기능직 근로자들이 자격증이나 직무기술을 요구 받지 않았으며, 채용 후에도 배치에 앞서 별도의 능력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채용자격요건이 생산직과 동일하다고 보았다. 그럼에도 생산직에는 모두 여성만, 기능직에는 모두 남성만 채용, 배치했고 호봉에 있어서 차이를 두었다는 점은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것.
 
효성공장 여성노동자들은 특히 인권위가 생산직 업무와 기능직 업무의 직무가치를 비교해 ‘동일가치노동’이라고 판단한 점을 의미 있게 보고 있다. 김원주씨는 남성과 여성의 직무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남자들은 순간 힘을 필요로 한 일이 많지만, 대신 여자들은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해요. 쉴 시간이 없어요. 쉬면 사고가 나니까.”
 
사측은 남성들의 직무가치가 여성보다 높다고 주장했지만, 인권위는 몇몇 작업공정에서 남성들이 난이도가 높은 일을 하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여성들이 오전과 오후 각 20분을 제외하고는 직립상태로 지속적인 근무를 수행하는 다른 측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울산지법 ‘동일가치 아니다’ 결정에 女노동자들 항소
 
▲ 항소 건으로 논의 중인 이선이 공인노무사()와 김원주씨  © 일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하거나 임금제도를 변경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김원주씨를 비롯한 4인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결과도 1심에서 원고 패소판결이 나왔다.

 
지난 2월 19일 울산지방법원은 인권위원회의 판단과는 달리, 기능직 남성들의 노동과 생산직 여성들의 노동이 ‘동일가치노동이라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김원주씨 측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은 비교대상이다. 법원은 “비록 (여성노동자가 속한) 제직공정에서 일하는 기능직, 생산직 근로자의 작업조건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사업장에서 전체 기능직, 생산직 근로자들의 전체적 작업조건이 동일가치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 공정 안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직무가치가 비슷하다 하더라도, 다른 공정 남성의 직무와는 차이가 있으므로 ‘동일가치노동’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것. 문제는 효성공장 안에 여성들은 불과 십 수명밖에 되지 않는 인원이 2~3개의 공정에서 일하고 있는데 반해, 남성들은 훨씬 많은 인원이 다양한 작업공정에 전환 배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선이 공인노무사(울산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는 “각 공정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일의 종류도 다른데, 법원의 판단대로라면 소수의 여성들이 해당 사업장 안에 존재하는 모든 남자들과 똑같은 일을 해야만 동일가치노동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말이 안 되는 판결”이라고 반박했다.
 
이선이 노무사는 또한 “서로 다른 공정에서 일하는 남자들 간에는 같은 임금을 받아도 문제가 되지 않고, 남자와 여자가 같은 임금을 받는 것은 문제 삼는가?”라고 반문하며, 항소심에선 ‘성차별적인 선입견에서 벗어난 법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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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ㅉㅉㅉ 2009/05/13 [19:42] 수정 | 삭제
  • 댓글중 제대로 된 논리로 글 쓰는 이는 대동과 sw뿐. 진짜 동일노동이면 기업부터 동일임금을 주지, 왜 남자에게 임금을 더주겠소-_- 전부 여자로 쓰겠지. 한푼의 이익이라도 남기지못해 혈안인 기업인데. 이것은 남성이 그마만한 기회재를 기업에 더 제공한다는 뜻이요. 세상에서 돈만큼 오고감이 철저한 것도 없거든. 지금이 1990년대 2000년대 초반이 아니요. 2009년도고 당신네들이 합당한 논리도 없이 여자라서 어렵다고 징징짠다고 들어주는 어설픈 사회가 아니요. 남자들도 많이 변했어 답답한 님들아-_-
  • 웃자구료 2009/04/20 [00:45] 수정 | 삭제
  • 요즘 일다에 자주 오다보니 이상한 이름의 단골 손님이 눈에 잘 띠네. 뭐 대동...이라는. 이상한 논리에다가 좀 요상해보이긴 해도 귀엽게 봐주겠다. 일다에 들어와 글 남기는게 기특해서리.. 댓글 다느라고 일단 기사는 읽어 볼테니까 그 정성이 좀 가상하잖아 .가상하지...근데 너무 그런 댓글 달면, 그라몬 공해란 것,,, 더 이상 말 안해도 알것제!! 구여운 짜식 재롱부리네~
  • didi 2009/04/18 [13:46] 수정 | 삭제
  • 한국은 노동시장 차별이 심각한 국가임에도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논쟁 이런 것도 별로 없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소송을 제기한 여성들이 있음이 다행이고.. 꼭 승소했음 좋겠습니다.
  • mano 2009/04/17 [17:29] 수정 | 삭제
  • 이조여울 기자는 동일 노동이란게 뭐라고 생각합니까.
    위에분 말대로 생산직이나 기능직은 말 그대로 무거운 것을 옮겨야 될때가 많죠.
    자재를 부린다거나 생산된 물건을 옮긴다거나.
    그것은 분명히 노동 이죠.
  • m 2009/04/17 [00:53] 수정 | 삭제
  • 공장노동자들이 얼마나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되는데.. 그 중에서도 여성들은 더 임금을 깎으니, 한숨만 나옵니다.
    꼭 승소를 바랄게요~~~~
  • 2009/04/16 [23:36] 수정 | 삭제
  • 무거운 것을 든다(심지어 "들 수 있다"), 힘이 세다는 것이 능력이나 노력을 평가하는데 주된 이유가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누가 더 많이 일하고, 누가 더 노력하는지. 거기에 성별 이데올로기가 들어가 있지 않은지 의심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여성들이 주로 일하는 작업장은 왜 임금이 더 싼 건지 말입니다. 소위 말하는 가장임금(남자가 가장 노릇해야 하므로?) 같은 것 때문아닐까요.
  • Sw 2009/04/16 [19:20] 수정 | 삭제
  • 이것은 간단히 해당 남성 근로자와 여성 근로자들의 일을 서로 바꾸었을때 똑같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를 따져보면 과연 해당 작업장에서 남성과 여성 노동의 가치가 같은지, 동일 가치 노동인지를 판단할 수 있겠지요. 남성은 오랫동안 서서 일할 수 있습니다. 여성은 무거운 짐을 나를 수 있나요?

    동일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다른 임금을 받아야 겠지요.

    여성의 능력은 남성보다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모든 직업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요. 세상에 수많은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일들을 대부분 남성들이 합니다. 그것은 임금을 많이 받는 장점 뿐 아니라, 일에 혹사당하는 단점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남성이 우월하다는 뜻은 아니지요. 오히려 남성이 더 불행하다는 뜻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의 수많은 하부구조를 받치고 있는 것은 대부분 남성입니다. 노동력 착취의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의 생산성은 같지 않습니다. 물론 여성은 다른 장점들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외무고시라던지, 동시통역사라던지, 초등교사라던지, 육아사업이라던지 그외 다양한 분야에서요.

    가장 열악한 공장노동자의 분야에서 서로 다른일을 하고 있는 남녀의 임금차를 "여성도 서서 일하는 다른 측면의 기여를 하고 있다" 며 따지고 들기엔 사회가 남성에게 가하는 남성착취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당장 출발선조차도 같지가 않지요. 군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페미니스트분들은 안타깝게도 자신들이 경험한 폭력을 그대로 되돌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분들의 언어는 감정표현일뿐 전혀 논리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지요. 누구는 공장에서 힘들게 노동하여 먹고사는데, 이런 감정소모적인 여성팔아먹기로 살아가는 페미니스트들을 보면 씁쓸한 웃음만이 남을 뿐입니다. 이런 남녀대립성 기사를 확대재생산하지 않고는 당신들이 주장하는 여성차별이란 것의 실체조차도 모호할 테니까요. 여성들이, 특히 한국에서 너무나 누리는 것이 많다는 것조차 모를 당신들은 아닐 테지요. 여성을 팔아먹고 남성을 공격하는 당신들의 주장이 항상 조회수가 그자리인 이유는 당신들의 주장이 인생의 진실과 너무나 괴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 2009/04/15 [19:09] 수정 | 삭제
  • 여성임금이라는게 정해져있다는 것 자체가 전근대적 발상인데도.... 아직도 한참 먼 것 같아요. 21세기인데도 기업들의 성차별은 얼마나 구시대적인지..
  • 호적돌 2009/04/15 [02:29] 수정 | 삭제
  • 아.. 전혀 오랜만에 사진으로라도 얼굴보니 반갑네 ㅋㅋ-ㅁ-;
  • 대동아공영권 2009/04/13 [18:39] 수정 | 삭제
  • 엇..28세라고? 8년째라고? 음..어째 마음이 좀 짠하네..남들 펜잡았을 때..공순이의 길을 걸었단 말인가? 하긴 여자들이 돈을 좀 적게 받는 것을 본 적이 나도 있었다. 남자가 90~100받는 일을 여자는 70인가 받았던가? 그런데 그 일은 정말 남자랑 여자랑 같은 일인데..아 물론..그 남녀가 함께 일을 하지는 않아..다만 그 일을 남자가 하면 100정도고 여자가 하면 70정도 였던 게 기억나네. 사실 그런데 사람들 임금이 너무 적기는 해. 70만원 받고 일을 어찌하누..100만원도 마찬가지지만..

    여튼 나는 그것을 보고..왜 저렇게 월급을 차이나게 주는 것일까? 하고 참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근데 그 아줌마들은 모르는 것같기도 하고..생각해보니까..좀 그렇네..

    그렇지만 뭐 이 일은 기능직과 생산직이 다르므로..그리고 업무상의 차이도 있다고 보여지므로 차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명시적으로 업무에 나오지는 않겠지만..남자들이 보통 몸으로 때우는 힘든 잡부노릇도 많이 할걸? 그러니까 전천후로 스페어역할을 하면서 뭐 다하지 싶은데? 여자는 그런 거 안하잖아? 나는 재판부의 양심을 믿으니까..선진시민의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무조건 재판부를 비난하고, 의심하고, 배척하는 짓은 하지 않아!! 왠지 같이 일하는 다른 남자들은 명시되지 않은 잡일을 많이 할 것 같아. 그것이 사측에서 임금격차를 둔 진짜 이유라고 생각해.
  • 2009/04/13 [16:40] 수정 | 삭제
  • 우리 대동이와 공영이는 그 입 다물라. 네이버 지식in 더 읽고 님 생각 재고해보라.. 안타깝다.
  • 대동아공영권 2009/04/13 [11:12] 수정 | 삭제
  • 왜냐면 이것들은 자체가 "국가인권위원회"이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기본적으로 진정인의 입장에서 접근하니까 그렇다. 예전에..소방인가 경찰직에 왜 여자들이 진정했는데, 그에 관한 판단을 보면 정말 기가 찰 정도였다. 가령 남녀공히 똑같이 뽑으려면..남녀모두 성별에 관계없이 똑같은 임용사정을 거쳐 똑같은 일에 배치 되야하지 않아? 제일 우스웠던 논리가 경찰 소방의 업무가 모두 체력적인 것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며..딱히 여자가 체력이 약하다고 볼 이유도 없다였던가? 남자가 하는 일을 그대로 똑같이만 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냐고?? 소방 일을 똑같이 하려면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화마에 휩싸인 사람을 업고 뛸 수 있어야 하잖아? 여자들이 그렇게 하냐고? 남자랑 똑같은 수준의 체력테스트를 여자가 넘길 수 있냐? 즉 성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아니한 남자나 여자나 업무 결과를 똑같이 가져올 수 있어야 하는데..실제 여자들은 그렇게 안하면서 그렇게 진정을 했다니까..

    이번 1심판결은 매우 적절하다. 왜냐면 일이란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잖아. 모르긴 몰라도 업무의 책임도 심히 다를 것이다. 그리고 기능직과 생산직을 분리한 것은 사측의 고유권한 아닌가?

    (남성들이 난이도가 높은 일을 하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여성들이 오전과 오후 각 20분을 제외하고는 직립상태로 지속적인 근무를 수행하는 다른 측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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