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의료/과학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낙태, 한쪽 문 닫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프로라이프 의사회, 낙태시술 산부인과 3곳 고발조치
<여성주의 저널 일다> 조이여울
배너
프로라이프 의사회(전신: 낙태근절운동본부)가 오늘 오전 10시, 낙태시술을 한 산부인과 3곳을 서울지검에 고발해, 그 사회적 여파가 커질 조짐이다.
 
작년 ‘진오비’(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라는 이름으로 낙태근절 선언을 한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정부가 불법낙태를 단속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기 위해 고발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유전적 질환이나 강간 등에 따른 임신을 제외한 낙태를 금하고 있다. 낙태를 한 산모와 의사는 징역 2년 이하 처벌을 받게 된다.
 
이번 산부인과 고발 건은 겉으로 보기엔 ‘의사 대 의사’구도로 벌어진 것이지만, ‘임신’과 ‘낙태’가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인만큼 당사자인 여성들의 상황은 다급해졌다.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 어디로 가란 말인가?
 
▲ 낙태하는 여성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 포스터
현정 활동가(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는 “작년에 의사들이 낙태하는 병원을 고발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부터, 낙태시술을 거부하는 병원들이 생긴 것 같다. ‘병원에 갔는데 (낙태시술을) 거부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상담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현정 씨는 “사후피임약조차 처방전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상황에서, 섹스 할 때 남자들이 콘돔을 안 쓰려 하는 상황에서, 여성의 현실에 대한 이해 없이 ‘낙태’에만 초점을 맞춰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고 얘기하는 현재의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도 “사회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마당에,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극단적인 행보가 당황스럽다”고 얘기했다.
 
배정원 소장이 제시하는 낙태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어린 시절부터 성교육을 확실하게 받고, 콘돔이나 피임약에 대해서도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이 되는 것이다. 또, 임신과 출산에 대한 책임도 “남녀가 공평하게” 져야 하며,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함께, 여성들이 양육을 하며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배정원 씨는 “그런데 현장에서 보면, 청소년이든 대학생이든 피임교육 제대로 못 받고 원치 않는 임신을 하는 여성들이 너무 많다”며, “이들이 불법 시술하는 데로 가야 하는가? 무조건 낳아야 하는가? 애를 낳는다고 끝이 아니고, 입양을 보낸다고 끝이 아니다. 낙태문제가 이렇게 거친 방법으로 풀릴 수 있는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낙태를 이렇게 몰아 부치고 범죄시하면, 여자들은 지금보다도 더 낙태 책임을 혼자서 떠맡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생명존중이라는 “선의의 목표”를 내세우지만, “그 방법은 거칠고, 대안이 없다. 한 쪽에서 문을 닫는다고 모든 게 다 정상으로 돌아가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음성적 낙태시술 증가, 여성들의 생존 위협할 것 경고
 
한국성폭력상담소와 전국여성연대, 언니네트워크, 다함께 여성위원회 등 10개 여성단체들도 오늘 “낙태고발조치를 중단하고,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으로 프로라이프 의사회에 대한 비판성명을 냈다. 의사회가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 발생하는 낙태의 배경을 생각하지 않고, 여성의 자율권을 통제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여성단체들은 “아무리 많이 낙태시술을 하는 의사와 여성들을 고발한다고 해도, 여성들을 둘러싼 삶의 조건이 변하지 않는 한 낙태는 근절될 리 없”으며, “대신 무면허 시술자에 의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낙태시술만 증가하여, 여성들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낙태시술을 하는 의사와 여성들을 고발해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낙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조건들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실제로 산부인과 의사들 중에는, 학생들이나 보건교사들 대상으로 ‘피임교육’을 가르치며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해 실천하는 이들도 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주장하는 ‘하루 1천명의 태아가 낙태를 당하는 상황’ 속에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와 남녀관계의 불평등, 성교육의 부재, 빈곤문제, 그리고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외면 받는 현실이 함께 녹아 있다. 낙태를 ‘처벌’로서 막아버리겠다는 일부 산부인과 의사들의 행보는, 여성들이 겪고 있는 수많은 고통을 간과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듯하다.
배너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0/02/03 [16:00]  최종편집: ⓒ www.ildaro.com
 
toto 10/02/03 [22:24] 수정 삭제  
  정말 황당하네요, 조건부터 개선하지 않고 피눈물 흘리는 사람만 더 늘어나게 하는 이 성급한 관행들.. 현실은 고려않고 금지와 처벌로 문제를 덮어 버리려는 인간들이 왜 우리 삶의 결정권까지 쥐어야 하나요.
까망 10/02/04 [16:22] 수정 삭제  
  의사들이 왜들 저렇게 나오시는지 모르겠네요.. 의사로서 피임 철저히 하라고 하면 되었지, 낙태를 완전 봉쇄해버리겠다니, 그게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기혼부부가 낙태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걸 다 가정에서 감당하라고 주장하는 것일까요? 낙태한 가정은 아내를 감방에 보내라는 건지..
비혼여성이나 생활능력이 없는 계층의 여성이 임신을 하면 낳아서 입양을 보내라는 걸까요. 안그래도 해외입양으로 문제가 많은 나라인데...
산부인과 의사라면 현실을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
메리 10/02/04 [21:27] 수정 삭제  
  여자가 콘돔 사용을 더 싫어한다고요? 그런 통계자료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러세요 10/02/04 [23:11] 수정 삭제  
  대동아공영께서 일다에 글쓰기 싫다면서 글쓰는 이유는 글을 읽고 순간 격분?.....라는데 일다에 오면 이성을 잃는 경우가 있다면서 왜 들어오시나? 이성을 잃게되는 재미?? 때문인가? 거참.
허허.. 10/02/05 [03:52] 수정 삭제  
  대동아공영권님,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예의를 갖추어서 하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저 글이 공영권님이 보시기에 헛소리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저 글 하나를 적는데는 님이 댓글로 끄적이신 시간보다 몇 배의 시간이 더 소요됐을 것입니다.

님이 생각하시기에 어떤 부분에 대한 생각이 부족했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부분은 이래야 하지 않겠냐고 비판을 하시거나 질문을 하시는 게 더욱 성숙한 자세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라 10/02/05 [13:41] 수정 삭제  
  대동아공영권님
"한편으로 이런 사소한 일에도 격분하는 나는 확실히 이런 면에서는 수양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됩니다. 이것은 내가 고쳐야 할 단점이겠지요."
저도 동의해요~
훈계에 앞서 예의를 10/02/05 [13:59] 수정 삭제  
  대동아공영권님, 조직화된 소수가 비조직화된 다수에게 이념과 철학으로 파괴를 시도하다니요? 다수의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무비판적으로 선동되고 세뇌당하는 사람들입니까?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발언의 자유는 있는 것이죠. 다수를 선택적 수용을 못하는 무뇌아, 어리석은 백성들처럼 취급하는 님이야말로, 님이 비판하시는 "다수를 존중하지 않는"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건 아니신지요? 그냥 우스울 뿐이고, 너희는 너희가 개조대상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살고, 비판하는 대상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둥, 훈계만 늘어놓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됩니다. 구체적으로 뭐가 우습고, 어떤 행태를 답습한다는 건지, 전혀 언급하지 않은체, 훈계만 늘어놓는 것은 그냥 욕하고 싶은 욕구를 풀러 온 것으로 밖에는 해석이 안되지 않습니까? 그냥 "콘돔에 대한 인용은 내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사실과는 다르다"라고 말하면 충분히 납득이 갈 수 있는 이야기인데, 예의 없는 태도로 (e.g. "위에 이양반이!! 나랑 지금 장난이라도 치고 싶은 겁니까?", "너희는 너희가 개조대상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사니까" 등 기타 반말) 개인 블로그에서나 풀어야 할 자신의 개똥철학을 늘어놓는지 납득이 가질 않네요. 소통을 하기 싫으면 그냥 개인 블로그에서 푸시고, 소통을 원하시면 훈계에 앞서 예의를 갖추시구요.
조조 10/02/05 [16:41] 수정 삭제  
  대동아공영권이 나타나면 어디나 리플이 늘어나는군요. 어떤 면에선 반갑기도 한데, 리플들의 방향을 보면... 흠.. 엉뚱한 부분에서 항상 불꽃이 튀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개인적으로 관련 기사 보면서 계속 자료를 찾고 있는 중이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성과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가 만으로 해결될 것처럼 결론지어지는 부분이 제일 걱정이에요. 해야 될 일임에는 맞는데 그것만으로 모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까요. 생명존중이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그 안에 여성의 건강권과 성적 결정권이 배제된다는 상황도 아쉽습니다. '타인의 삶에 개입하려는 행태는 없어졌으면 한다'는 대동아공영권의 말에는 일부 동의합니다. 국가가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는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시대를 역행하는 일인 것 같아서요. 또한 모든 사회적 문제를 법으로만 강력하게 통제하면 해결될 거라는 논리가 너무 폭력적으로까지 느껴집니다.
estovir 10/02/06 [15:11] 수정 삭제  
  미성녀자, 어린여성만 낙태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결혼하여 아이가 있는 여성들은 어떤가요.
쉽게 떼버릴 수 있고 피임에 더 소홀한건 아닐까요. 뱃속에 있다고 그 생명의 존재여부를
임산한 여성이 결정할 수 있나요. 그 작은 생명에겐 생명을 이어갈 권리는 없나요.
참나.. 10/02/07 [21:49] 수정 삭제  
  낙태를 옹호하는 여자들... 낙태는 신체적으로 굉장히 좋지도 않고 윤리적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한데 왜 그것을 금지하는 의사들이 욕먹는거지? 니들의 머릿속엔 그저 편의주의적인 시술로 밖에 안보이는가 보구나.
10/02/08 [01:27] 수정 삭제  
  이거 신문이랑 방송에서 얘기 나올 때마다 어찌나 화가 나던지요
루엔 10/02/11 [17:04] 수정 삭제  
  나참;; 어떻게=-=;; 낙태를 막을생각만하고 그것을 방지할 생각을 않하는지 모르겠군요. =-= ;;
히야 10/02/17 [16:19] 수정 삭제  
  어떻게 여자들 입장은 생각지도 않은건지..무조건 막는다고 여자들의 무덤을 만든다는건 모르시는지.. 의사들이 더 잘알텐데.. ㅠㅠ
10/02/18 [10:56] 수정 삭제  
  처음부터 적나라하게 교육하는게 어떨까요 독일처럼....한국보다 훨신적던데요..여성이 낙태하면 어떻게 되고 ......성관계가 가져다줄수잇는 위험성을 자세하게 알려주는게 낫겠어요..
10/02/18 [10:59] 수정 삭제  
  유교적인문화라는게 얼마나 폐해를 안겨다주는지...사회에서 대화와 이해면에서.세대간격차를 낳고... 여성이 너무 피해를 입게 된다는점이 심한것같아요...
정말 10/02/26 [11:12] 수정 삭제  
  정말 우리나라는 여성 권리는 커녕 남자들의 정치하에서 좌지우지 될수 밖에 없는 운명인가요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아주의 지멋대로 머리 짧은 여자
여자의 하루
초보여행자 헤이유의 세계여행
이곳은 관광지가 아니다
메인사진
나는 마더 테레사 하우스 때문에 콜카타가 100배는 더 좋아졌다. 샨티단에서의 오전 봉사활동은 나를 다른 곳으로 ... / 헤이유
최하란의 No Woman No Cry
셀프 디펜스, 이기고 지는 것은 없다
메인사진
흉기를 든 사람이 돈을 요구할 때 대부분의 안전 전문가들은 돈을 주라고 조언한다. 돈이나 지갑, 가방 그 어떤 것 ... / 최하란
홍승희의 치마 속 페미니즘
‘그’들의 성추문…여성에겐 어떤 경험인가
메인사진
지난 섹스를 되돌아보며 놀란 것은 기분 나쁜 섹스 대부분이 강간이었다는 사실이다. 선배, 스승, 멘토 뿐 아니라 ... / 홍승희
반다의 질병 관통기
1인가구의 ‘건강’을 위한 제안
메인사진
1인가구를 다룬 기사를 보면, 1인가구의 삶은 건강하기 어렵고, 1인가구 그 자체가 취약계층이라는 관점이 전제된 ... / 반다
여자가 쓰는 집과 밥 이야기
겨울, 오리가 난다
메인사진
웃음이었다. 오리 몸짓처럼 퉁퉁거리며 껄껄거리며 생짜의 웃음이 올라왔다. 당황스러웠다. 웃고자 하지 않았는데 ... / 김혜련
홍승은의 질문교차로
그 시절 너와 나는 사랑했을까
메인사진
그의 뚜렷한 세계는 종종 내 불확실한 세계와 충돌했다. 일찍부터 이혼하고 각자의 애인이 있었던 내 부모님의 관 ... / 홍승은
독자들의 영상 메시지
"일다의 친구를 찾습니다"
메인사진
내가 일다를 좋아하는 이유는? 페미니스트들이 만드는 저널, 상업광고 없는 일다의 기사들을 후원해주세요! ... / 일다
최근 인기기사
일다소식
[뉴스레터] “My Fair Home” 가사노동자
[뉴스레터] 그건 ‘연기’가 아니라 성폭
하늘을 나는 교실 2017년 봄학기 프로그램
[뉴스레터] 15년전 ‘월장’에서 #OO_내_
2017년 2월 일다 독자위원회 모임이 열렸
[뉴스레터] 문제 있는 ‘문재인의 페미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