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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현장에서 구인도, 구직도 힘든 이유
<기록되지 않은 노동> 보육교사가 말하는 보육 현실②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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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는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과 공동 기획으로, 기록되지 않았던 여성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이은성 선생님(43세)은 어릴 적 꿈이 유치원교사였지만 가정형편상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다. OO제화에서 6년을 근무하다 결혼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었다. 1996년 당시만해도 결혼을 하면 권고사직을 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편과 갈등을 겪으며 결혼생활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독립을 위해선 뭔가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큰 애 3살 때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로 일을 했어요. 다른 아이들 발달 과정이 궁금하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내가 하고 싶은 적성 쪽으로 끌린 것 같기도 해요. 2001년에 둘째를 가지면서 보육교사 양성원에서 공부를 1년 하고, 보육교사로 정식 일하게 됐어요.”

 

10시간 이상의 노동, 휴식이 없는 일상

 

이은성 선생님은 아이를 둘 양육하는 엄마이자 보육교사로,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해왔다. 자녀들을 다른 어린이집에 맡기고 직장에 나갔다. 아침 8시도 안 된 시각에 집에서 나왔고, 저녁 7시에 퇴근했다. 집에 오면 청소하고 아이들 씻기고 밥 먹이는 일을 남편 도움 없이 혼자 해냈다.

 

“오전 7시 40분에 애들 둘 데리고 일하러 나갔어요. 작은 애가 세 살, 큰 애가 여섯 살이었어요. 애들은 다른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했어요. 큰 애 세 살 때, 내 아이와 어린이집 아이들을 같이 돌보는 것을 경험해 봤어요. (큰 애가 보기엔) 우리 엄마가 자꾸 다른 애들 안아주고 하니깐 계속 징징대면서 쫓아다니는 거예요. 그래서 큰 애를 업고 애들을 봤는데, 그때 손목 인대가 늘어난 거예요. 압력솥도 못 들겠더라고요. 한의원에 한 달 정도 다녔어요.”

 

지금은 영유아보호법에 아동 연령에 따라 보육교사 배치 인원이 정해져 있지만, 그런 법체계가 갖춰지기 전에는 많은 아이들을 맡아야 했다.

 

“보육교사 두 명이 3~4살 아이들을 25명까지 돌봤어요. 원장님이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으니까, 원장님 반을 만들잖아요. 그 반까지 (보육교사들이 나누어) 맡으니까. 그러면서 80~90만 원 받았죠. 거기에 시간외 수당과 처우개선비가 구청에서 지급되어서 100만원 정도 됐어요. 못 해도 10시간 근무하고, 많으면 12시간까지 하는데.”

 

이은성 선생님은 하는 일에 비해 급여와 처우가 낮아 불만이 있었지만, 묵묵히 일을 해왔다. 보육교사 임금이 정부표준안에 따라 지급되는 상황에서 어린이집 원장에게 문제 제기할 수 없었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아프다고 해서 휴가를 내기 어렵다. 아이들을 나눠서 다른 선생님들이 잠시 돌봐줄 수 있기는 하지만, 통학차량을 운행하는 경우 보육교사가 반드시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쉬면 전체 어린이집 운영에 영향을 미친다.

 

“아프다고 해서 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항상 긴장 상태였어요. 늘 경직되어 있고, 어깨랑 목이랑 굳어가지고 가끔 너무 아프면 침 맞으러 가고. 고단하게 살았죠. 선생님들 중에 생리 때마다 편두통이 심한 분이 있었는데, 옆에서 보기 안쓰러웠죠. 대직을 할 여력이 없어요.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도 대체교사를 쓸 수가 없으니까. 새 학기 준비하느라 겨울방학을 며칠 해요. 그럴 때 긴장이 막 풀리는 거예요. 앓아 눕죠.”

 

상여금도 없고, 휴가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노동을 한다는 것은, 보육교사들에겐 익숙한 상황이다.

 

어린이집 운영도 해보는 보육교사들

 

열악한 임금으로는 생활하기 힘들어 이은성 선생님은 민간 어린이집을 5년간 운영해보기도 하였다. 힘들게 사시는 친정 부모님,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남동생 내외를 보며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졌을 때였다. 아버지는 운전을 하고, 어머니는 음식과 청소를 맡고, 동생 내외는 보육교사를 하도록 준비했다.

 

하지만 실제 운영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정부의 지침에 따라 운영했더니 도저히 수익금을 낼 수 없는 구조였다. 단독주택을 개조해 어린이집을 준비하는데 6억원이 들었다. 3억원 이상 빚을 냈는데 이자 갚기도 바빴다. 결국 가족들과 갈등이 깊어지면서 어린이집을 정리했다.

 

“동생, 올케, 엄마, 아빠, 거기다가 남편, 우리 애들, 내가 그 틈바구니에서 기를 쓰고 버텼어요. 나중에는 내가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심리상담을 받고 있었어요. 거기에 의지해 도움을 많이 받았죠.”

 

이은성 선생님은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들에게서 독립을 하기로 했다. 아이 둘을 데리고 한부모 여성가장으로 생활하려니 막막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대학을 진학했던 터라 일과 가정, 그리고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고민이었다. 지금 그는 시간연장보육 어린이집에서 야간에 보육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내가 이 지역에서 원장을 했었잖아요. 근데 지금은 (보육교사로) 취직한 거잖아요. 처음엔 그것도 되게 힘들더라고요. 나 자신이 깨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편안해요. 대리운전 같은 걸 할까,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에서 가서 일을 할까? 하고 밤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기도 했죠.”

 

실제로 보육교사들 중엔 경력을 쌓아서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어린이집이 많이 생기면서 수요 공급이 맞지 않아 운영난에 결국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

 

무상보육이 ‘보육의 공공성’을 보장하진 않아

 

▲   국공립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 중 5.3%에 불과하다.   © 은아

정부의 보육 정책은 아이를 많이 낳게 하려는 저출산 정책의 일환으로, 양육 부담을 줄이는 조치에 초점 맞춰졌다. 보육서비스는 여성의 일과 양립을 위한 필수재이고, 공공재로 무상보육까지 실현되었다. 그러나 과연 보육의 공공성은 실현되고 있을까.

 

공보육을 확대하겠다는 목표가 무색하게, 지난 10여년간 국공립시설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 4만3천770개소 중 5.3%(2천332개소)에 불과하다. 이곳을 이용하는 아동은 전체의 10.4%이다.

 

정부는 2012년부터 대안으로 “공공형 어린이집”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도 별로 우수한 어린이집을 선정하여 운영비를 지원하며,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원 수준이 낮고 체계적이지 않아서 실제 목적을 달성하기엔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보육의 질이 향상되려면 보육교사의 이직률이 낮아야 한다. 이은성 선생님은 국공립 어린이집만큼 다른 어린이집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더 많은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 있는 어린이집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보육교사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보육교사들을 충원할 수 있도록 예산을 주거나, 지금 열심히 일하는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좋게 해주거나. 그래서 지금 있는 민간 어린이집들의 질을 강화하고, 더 (공적)지원을 해주면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치원은 교육, 어린이집은 보육?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따라 만 3세에서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0세부터 만 6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연령대가 겹치는 만 3세~5세는 국가표준 보육.교육제도인 “누리과정”이 도입되어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일원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즉, 보육교사들의 역할이 유치원 교사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보육교사들이 체감하고 있는 현실은 다르다.

 

“유치원은 오후 2시면 정규 수업이 끝나잖아요. 그 다음에 방과후를 준비하는 시간이 있어요. 하지만 보육교사는 저녁 7시까지 애들을 다 데리고 있으면서, 교육을 준비할 시간이 없죠. 그런 부분이 되게 아쉽지요. 부모들이나 보육교사 자신도, (교육자가 아닌) 아이들을 봐주는 사람 정도로 인식을 하는 거죠.”

 

그래서 보육교사 중에는 부모들이 자신을 선생님이 아니라 “대리모”처럼 여긴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게다가 부모가 아이를 집에서 보살피다가 겪는 일상적인 일들에 대해서도, 어린이집에서 생긴 일이라고 하면 부모의 반응은 매우 민감하다.

 

“아이들이 놀다가 조금 상처가 날 수 있잖아요. 그럴 때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고 부모들이 불만을 얘기하죠. 원장에게 전화를 하거나, 아이 흉터 남는다고 보상을 요구하는 엄마들도 있어요.”

 

부모가 아이들의 변화나 상처에 민감한 것은 보육교사 자신도 이해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때때로 보육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간의 수직적인 관계가 전제되어 이야기될 때, 불편함을 느낀다.

 

보육교사 자격증 가진 사람들은 많지만…

 

이은성 선생님뿐 아니라 많은 선생님들이, 보육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이유를 ‘보육교사 자격제도’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육교사는 3등급부터 1등급까지 자격 제도를 두고 있다. 일정 기간 보육교사 양성교육을 받거나, 대학에서 유아교육 혹은 아동복지를 이수한 사람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보육업무 경력과 승급교육을 이수하면 승급할 수 있다.

 

“보육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일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자격을 주는 기준이 너무 약해요. 지금은 정부에서 강화하려고 하고 단계별로 하려는 게 있지만, 지금도 부족하다고 봐요.”

 

보육 현장에서는 구인도, 구직도 힘들다. 보육교사의 문턱이 낮다 보니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보육교사가 적성에 맞고 보육 소양이 있는 교사를 찾기는 힘들다. 게다가 낮은 임금과 어려운 근무 조건 때문에 보육교사가 성장하기에도 힘든 구조이다.

 

돌봄의 영역은 왜 여성이 떠맡는가!

 

보건복지부 2013년 통계에 의하면, 돌봄의 많은 영역들과 마찬가지로 21만명이 넘은 보육교사 중에서 여성은 절대 다수인 99.1%(21만명)을 차지한다.

 

보육서비스 제공자는 왜 여성들인 걸까. 당사자인 여성 보육교사들은 “저임금”인데다가, 영유아를 남자 교사가 돌보는 것에 대해 부모들이 터부시하기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24개월이 안 되어서 아직 기저귀를 차야 하는데 남자교사가 남자아이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은 불편해하지 않지만, 여자아이 기저귀를 갈아준다고 하면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교사들은 영아반보다 유아반에 배치된다.

 

또 다른 큰 이유는, 여성들의 직업 선택권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은성 선생님은 자신의 어릴 때 꿈이 유치원 교사나 간호사였던 데에는, 부모의 영향력도 있었다고 말한다. 돌봄과 같이 여성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따로 있고, 그것이 결혼과 출산 과정을 거치며 더욱 강화되고, 또 현실적으로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들에게 노동시장에서의 선택지는 매우 제한되어 있다.

 

보육교사의 소중한 노동, 처우 개선이 절실하다

 

무상보육이 시행되고 있는 지금, 보육교사의 노동 환경은 어떤 유형의 시설에서 일을 하든지 정부의 보육 정책에 좌우된다. 보육교사들의 “처우 개선”이 없이도 보육교사가 안정된 일터에서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고, 아이들은 보다 좋은 보육 환경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을까?

 

한국여성민우회는 2013년 11월 18일 “보육의 오늘을 말하다, 내일을 그리다” 토론회에서, 현행 종일제(12시간) 보육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보육비 지원을 6시간을 기준으로 재설정하는 ‘기준보육시간제’ 도입을 제안한다. 물론 여기에 표준보육비용의 재산정과 보육교사의 인력 확충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현실적으로 가능한’ 제도가 될 수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보육의 오늘을 말하다, 내일을 그리다」)

 

이은성 선생님은 지금 보육교사로 일하면서 아동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 3학년이다. 부모교육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봤더니 4년제 졸업자를 전제로 했다. 그래서 어려운 여건이지만 진학을 결심했다. 기회를 잘 살리면 자녀들과 생활해나갈 기반도 안정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순간순간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멘토인 언니와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요즘에 내가 고쳐야 된다고 느끼는 게, 나에 대해서 아직도 가혹하다는 점이에요. 내가 이렇게 해왔는데도 내가 나를 못 믿고, 내가 나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내가 나를 격려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스무 살 갓 넘긴 때부터 이은성 선생님에게 ‘일’은 곧 삶을 지탱하는 힘이었다. 보육교사는 힘들고 고된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또 다른 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었다.

 

이은성 씨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이은성 선생님과 같은 보육교사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믿을 수 있는 보육이 중요하다’는 담론에서 소외되었던 보육교사의 노동을 재평가하고 깊이 살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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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9/11 [12:09]  최종편집: ⓒ 일다
 
double 14/09/12 [11:49] 수정 삭제  
  교사의 환경이 좋아야 보육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안타까운 사회다.
14/09/13 [18:23] 수정 삭제  
  인터뷰 잘 봤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고충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된 것 같고, 무상보육은 부모에게 비용부담은 주지 않겠지만 보육의 공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봄맘 14/09/16 [10:31] 수정 삭제  
  저는 사회초년생활을 어린이집교사로 운좋게 공립어린이집교사로 10여년간 일을 했습니다. 잠시 대학원진학과 해외생활로 경력단절이 된 후 다시 어린이집교사로 일하고 싶어 여러 차례 면접을 봤지만, 나이 많은 교사를 원하는 곳은 없더라구요. 경력과 경험이 많은 교사는 월급만 축낸다고 생가하죠. 우리아기가 어린이집에 다니면 저는 할머니선생님이 계셨으면 좋겠어요. 사회는 청년실업에 포커스를 두고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에 직면했다는 걸 놓치죠. 마치 경력단절여성이 취업을 한다거나 노인일자리를 구하는 건 반드시 청년실업다음 순으로 밀려나야한다는 식으로요. 어제 처음 어린이집을 보냈는데 어린이집에서 아이 안전을 위한 서약에 황당했답니다. 부모의 책임만 강조할 뿐 어린이집에서는 어떠한 책임을 진다는 조항이 없더군요. 저는 지금 6개월 계약직으로 성폭력센터 상담원으로 들어왔는데 사례를 보고 망연자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어린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을 해야하나 아님 아이곁에 꼭 붙어서 어른이 될 때까지 성폭력으로부터 지켜야하나... 저 혼자 넉두리하네요...
a1 15/03/19 [17:26]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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