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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인권 현실에도 봄은 오려나
혐오의 자리에 인권을…주요 정치 이슈로 부상하길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정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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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인권의 현 주소를 짚어보는 이 기사의 필자 정욜 님은 서울 성북구에 개소한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의 활동가입니다. [편집자 주]

 

동성애 혐오세력의 압력에 항복 선언한 자치행정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사업 예산이 불용(不用)되자, 2015년 1월 5일 성북구 주민들이 성북구청에 매단 현수막.  © 일다

돌아보면 2014년 12월은 성소수자들에게 잔인한 달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이자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준비되고 있던 서울시민 인권헌장은 사실상 폐기되었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성북구에 제안된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 사업(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은 예산이 불용(不用)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성소수자 당사자들과 인권활동가들이 서울시청 로비를 점거하고 성북구에 항의 방문을 하는 등 “성소수자들의 인권은 목숨이다”라는 절박한 요구가 전달되길 바랐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무엇보다 더 절망스러웠던 것은 보수교계의 압력 앞에 고개를 조아린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영배 성북구청장의 태도였다. 서울시장은 한국장로교총연합회와 만나 ‘인권헌장과 관련, 사회 갈등이 커지면 안 하는 것만 못하다. 동성애는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북구청장은 성북교구협의회의 압력에 의해 더 이상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전했다.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았고 주민 갈등으로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누가 봐도 이상한 결과였다.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마련된 사업도 보수교계의 압력이라면 충분히 무시되고 엎어질 수 있구나 라는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앞으로 공적 영역에서 성소수자 인권이 다루어질 수 없다는 절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3개월이 지났다. 서울시청 농성은 마무리되었고, 성북구 항의 방문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봄을 맞이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한겨울에 머물러 있다.

 

서울시는 인권헌장을 제정하지 않는 대신, 혁신기획관을 통해 성소수자 인권단체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성북구는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예산 불용 이후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나름의 묘안이었겠지만 보수교계의 압력에 항복 선언을 한 자치행정들이 준비하는 후속 활동이 과연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2015년 2월,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성북교구협의회 등이 주최한 연합기도회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과연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성북구 주민들은 공무원들의 직무 유기와 사업예산 재편성을 요구하는 주민감사 청구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관용과 동성결혼 지지 ‘여론’ 증가

 

최근 흥미로운 연구 자료를 발견했다. 아산정책연구원(asaninst.org)에서 올해 4월 이슈 브리프로 발행한 “한국유권자와 이슈Ⅲ: 성소수자(LGBT) 인식”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관용과 동성결혼 지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성소수자 문제를 보는 한국인의 인식 변화를 여론 조사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인식 변화의 흐름 속에서 ‘동성애자 인권 문제가 민감한 정치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다.

 

동성애자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2010년 15.8%에서 2014년 23.7%로 증가했다.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2010년 16.9%에서 2014년 28.5%로 증가했다. ‘성소수자 차별이 인권 문제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젊을수록, 개신교 신앙이 아닐수록,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을수록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20-30대 지지율 변화가 두드러져,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반가운 소식이다. 아직 10명 중 3명 정도가 동성애자 인권을 지지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가시적인 변화를 직접 확인한다는 것 자체가 묘한 희열을 가져다 준다.

 

이 연구는 성소수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이 세대, 종교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성소수자 인권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정치 이슈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평가한다.

 

▲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선포할 것을 요구하며, 작년 12월 6일 성소수자들과 인권활동가들이 서울시청 로비에서 항의 농성을 시작했다. 12월 11일 농성단의 마지막 기자 회견 모습.  © 일다

 

또한 서울시민 인권헌장 논란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소수자에 대한 입장 변화는 ‘성소수자 인권 문제의 정치쟁점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한다. 성소수자 인권이 대중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는 이슈도 아니고 대중의 방향이 확고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서울시장이 당초 입장을 철회한다고 한들 치명적인 정치적 내상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맞다. 정치인 입장에서 봤을 때 아무리 입장을 번복하고 바꿔도 ‘성소수자 인권 이슈’가 정치적 입지에 큰 타격을 미치지 않는다면 잠시 미뤄놔도, 관심을 두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일 것이다. 이미 차별금지법과 인권교육지원법이 발의되었다가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한 내용이 쟁점이 되어 철회되는 과정에서도 보지 않았는가.

 

성소수자 혐오 진영에게 항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푸념하는 담당 공무원들의 말 속에서, 인권의 가치를 설명해내기보다는 민원 하나를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한 현실을 읽어낼 수 있다.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교 분리의 원칙’을 위배하고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침해했다고 강조한들, 혐오의 벽은 너무나 높고 그것을 넘으려는 시도는 좀처럼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 이유로 서울시민 인권헌장과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은 성소수자 혐오와 인권이 뒤엉킨 채 한 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하고 헌신짝 취급을 받았다.

 

성소수자 인권이 주요한 정치 이슈가 되도록

 

2015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아이다호) 공동행동 기획단 &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제작.

2015년,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가 더 거세지고 있다. 봄 내음을 맡을 여유조차 없을 정도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3월 19일 성소수자 차별을 조장하는 단체들이 대관을 신청해 ‘탈동성애 인권포럼’을 열었다. 인권 활동을 위해 지원되어야 할 공적 장소에서 반인권 행사가 버젓이 개최된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JTBC <선암여고 탐정단>의 동성 간 키스 장면을 문제 삼으며 징계를 시도하려 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 초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전달한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서 교사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교육을 허용하지 않는 지침을 전달했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 제안에서는 동성애를 비윤리적이라고 간주하는 ‘성윤리 회복’이라는 제목의 사업이 버젓이 분과 아이디어 1위가 되기도 했다. 전방위로 밀려오는 혐오 세력의 공격 앞에 성소수자 인권은 설 자리가 위태로운데, 국가 기관과 지방 정부는 앞장서 그들의 입과 귀가 되어주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금이야말로 혐오 앞에 인권을 지키려는 단호한 행동과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서 소개한 아산정책연구원의 연구 자료에서 언급했듯이, 서울시민 인권헌장 사태가 성소수자 인권 이슈의 정치 쟁점화 가능성과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라면, ‘가능성’은 서울시청 로비 농성처럼 성소수자 당사자들과 지지자들이 만든 것이고, ‘한계’는 인간의 존엄한 가치 대신 보수교계의 압력 앞에서 고개를 조아린 행정과 정치의 현재를 말한다.

 

혐오가 들어서는 바로 그 자리에서 인권이 새롭게 탄생하기를 바라면서, 표 계산에 밀려 현실 정치의 소외계층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정치 쟁점화의 가능성’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갔으면 한다.

 

5월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이다.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2003년 캐나다 퀘백에서 시작하여 세계적으로 이 날을 기해 성소수자 인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는 5월 16일, 서울 한복판에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혐오 반대 구호를 목청껏 외치며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다.

 

또 5월 22일에는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예산이 불용되는 과정에서 만난 성북구 주민들과 함께, 성북 성북무지개한마당 “함께 사니 참 좋다”가 개최될 예정이다. 성소수자들과 마을주민들이 연대하여 성소수자 인권이 성북 지역에서 소통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아직 한겨울에 머물러 있지만, 세찬 혐오에 맞서며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나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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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4/22 [11:14]  최종편집: ⓒ 일다
 
차별금지법, 인권교육지원법 = 민주주의 기초상식 15/04/23 [00:24] 수정 삭제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아직도 봄이 오지 않은 한국... 십대 성소수자들(그리고 모든 소녀들)에게 늘 많이 미안합니다.

임신중인 태아가, 태어난 아기가 딸이라는것을 인정못한 한국의 아버지들 지금 40대들 중에도 꽤 있죠.
아직도 교수라는 남자들이 여자는 Y염색체가 없어서 안된다고하는 여자=밭이라는 한국이고요.
어머니성별에 대한 패륜과 도착을 자양분으로 성장하는 한국남성문제 다시 반복되는 시대인듯합니다.

자신의 아이가 성소수자일수있다는 사실을 이해조차못하는 사람들이 부모라는것에
가장 억울하고 혼란스럽고 상처받는건 자식인데,
자식이 먼저 용서하고 손을 내밀면 반성과 사과의 의미로 사실을 인정이라도할수있길 바랍니다.
이누기 15/04/23 [16:05] 수정 삭제  
  동성애가 왜 타고난 것이라고 말합니까? 그것에 대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동성애에서 빠져 나온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하지 마세요. 엄연히 사람은 태어날 때 남성과 여성이란 성으로 태어납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동성간의 관계를 사랑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단지 성적 쾌락을 위한 것이 아닙니까? 이것은 법으로 보장하면 당연히 역으로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잠정적인 범죄자가 되는 말도 안되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충분히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거기에 들어가지 말고 빠져 나온 사람들이 어떻게 빠져 나왔는지 찾아 보세요. 이것을 지지하는 분들, 지지하는 것이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닙니다. 더 힘들게 만드는 것입니다. 제발 거기서 빠져 나오세요~
jumi 15/04/23 [17:24] 수정 삭제  
  이성애가 사랑이라면 동성애도 사랑입니다!
아람 15/04/25 [16:37] 수정 삭제  
  이누기 님 화가나서 한 마디 할게요. 동성애는 빠져나오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라 한 존재의 정체성입니다. 동성애에 대해 무지한 것 같아서 알려드리는 거예요. 하지만 종교는 빠져나올 수 있죠. 믿음의 문제니까. 이누기 님이나 보수적 개신교의 영향으로부터 빠져나오시죠. 어떠세요?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남한테 빠져나오란 소릴 들으니jQuery172024662735406309366_1429947331544 저는 정말 보수적 개신교인들이 갖는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표현들과 철저한 가부장성에 대해 치가 떨리는 사람입니다. 이누기 님 보수적 개신교에서 빠져나와 인권의 가치를 만나 광명찾으시죠~~~천국 가셔야죠~~~
위에 이누기 15/04/27 [15:21] 수정 삭제  
  무식하면 조용히 하는게 답이란 것을 모르는건가
ㅎㅎ 15/04/30 [01:21] 수정 삭제  
  이누기님! 타인의 정체성과 인권을 님의 무식한 잣대로 함부로 평가하려 들거나 논리적이지 않은 개인의 생각으로 호도하지 마세요. 타인의 정체성과 인권에 대해 왈가왈부 할 권리가 님에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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