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종갓집 잔치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116화

김담 | 기사입력 2015/12/07 [11:57]

때 아닌 종갓집 잔치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116화

김담 | 입력 : 2015/12/07 [11:57]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 ‘씨받이’라고 불렸던 대리모 소향의 일대기가 연재됩니다. [편집자주]

 

실로 가슴 저미는 눈물이다.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낯선 땅 어디에서 씨받이로 몸을 팔고 그 덕으로 남은 식구들이 밥술이나 먹고 산다니 에미의 심정에는 가마솥 밑바닥이 불에 타는 듯 그저 처절하기만 하다. 소향에미의 눈물에 장서방이 일어설 수도 없어 난감한 표정으로 머리만 두리번거리며 빨리 가야 할 먼 길을 떠올리는데 -엄마야!- 하고 문이 벌컥 열리며 앳된 처녀가 들어선다. 

-어물 팔러 사람이 왔다. 퍼떡 가재이-

 

장서방은 소향의 동생으로 직감했다. 숙향이다. 숙향이도 장서방을 힐끔거리며 본다. 세상이치를 다는 몰라도 알 만큼 알만한 나이라 그동안 바람결에 들은 것으로 언니가 먼 곳 어디에서 무슨 일로 살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던 숙향이라 어제 저녁부터 대포아지매와 분주히 주고받던 말을 듣고 누군가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숙향은 생선 팔러 온 사람을 빗대고 궁금증을 해소하러 들렀다.

-저 남자가 언니를?-

숙향의 마음속에 제일 먼저 든 의문과 함께 눈길을 장서방에게서 떼지 못한다. -오이야, 알것다. 가꾸마- 하면서도 소향에미는 눈물을 훔쳐내느라 볼멘소리다.

 

소향에미가 가라고 할 리도 없고 대포아지매가 가라고 할 리도 없으니 장서방이 간다고 할 수밖에 없다.

-장날이라 바쁘시군요. 괜히 제가 와서 불편만 끼쳐드린 것 같군요. 길이 머니 그럼 저는 이만 떠나겠습니다- 하고 엉덩이를 탁자로부터 떼자 모두 일어선다.

 

-숙향아, 니는 이거 차부까지 좀 들어드리고 온나-

소향에미가 건어물 보따리를 숙향에게 건네자 장서방이 가로막으며 -아이구, 이게 뭐라고 누가 들어주기까지 합니까? 제가 들고가면 돼지요- 하며 보따리를 움켜잡는데 순간 숙향이 아무 말도 없이 덥석 보따리를 빼앗아 가슴팍에 안고는 문으로 걸어 나간다.

-또 오이소. 언제든지-

대포아지매도 아쉬운 듯 무거운 몸을 몇 발작 내디디며 배웅을 하는데 벌써 술손님들이 점방으로 들어선다. 소향에미도 허리를 굽실거리며 -카모, 잘 댕기가이소- 하자 장서방이 번거로운 작별을 간결이 하자는 의미로 소향에미를 정면으로 마주하고는 직각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그럼 다음에 또 들리겠습니다. 평안하십시오- 하고 허리를 펴고 돌아서서 차부로 향하자 소향에미도 그제야 건어물 팔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점방으로 간다.

 

저만치에서 엄마와 아저씨가 서로 허리를 굽히며 나누는 인사까지 다 보고 있던 숙향은 장서방이 가까이 걸어올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가 장서방이 숙향에게 눈길을 맞추며 가까이 다가오자 비로소 앞서 걸으며 말을 한다.

-울언니 잘 있습니꺼?-

꽁지머리를 달랑거리며 걷는 숙향은 궁금하다. 궁금한 것이 어디 한두 가지겠냐만 이 아저씨가 누구인지도 모르니 우선 언니 안부를 물었다.

 

장서방은 숙향이 들고 가는 보따리가 혹시라도 힘겨울까 하는 마음에 -그래, 언니는 잘 있다. 그런데 그 보따리, 내가 들까?- 하며 한 손을 숙향이 안고 있는 보따리에 올리자 숙향이 몸을 옆으로 휙 돌리며 -운지예. 지가 들겁니더- 하고 비로소 장서방의 눈을 바라보더니 -쿤데, 아저씨는 누굽니꺼?- 묻는다. 숙향은 언니와의 관계가 궁금하다.

장서방은 씩 웃으며 숙향을 앞질러 걸으며 -나는 소향이 사는 집의 머슴이다. 일꾼이지. 소향이 삼천포 소식을 궁금해 하길래 들렀다. 너는 소향이 동생인 모양인데, 이름이 뭐냐?-

-숙향입니더. 카모, 언니는 우째 삽니꺼?-

어렵사리 묻는다는 말이 애매모호하다. 장서방은 그 뜻을 충분히 짐작한다. 아직은 어린것이 그 외에 또 뭐라고 물을 수 있겠나? 장서방은 걸음을 멈추고 숙향을 향해 돌아서서 고개를 숙여 잠시 음미한다.

-음. 소향이는 잘지낸다. 그래도 여기 삼천포 식구들이 보고 싶어서 늘 마음이 안타깝지만 이제 머지않아 돌아올 거다. 내가 가는 길에 너도 뭐 전해줄 말 있나?-

 

숙향은 그저 장서방의 얼굴을 빤히 보더니 갑자기 보따리를 장서방에게 내밀며 -아저씨예, 여 잠깐만 있으이소예. 금방 올낍니더- 하고는 꽁지머리를 휘날리며 장꾼들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발랄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봐서 잘 자란 아이라고 생각하며 숙향이 당부했으니 자리를 떠날 수도 없는 장서방은 보따리를 들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장마당을 구경하는 사이 숙향이 숨을 헐떡거리며 돌아왔다. 그리고 장서방이 들고 있는 보따리 한쪽 구석에 무엇인가를 구겨 넣는다.

-이거 언니 갖다 주이소. 언니가 좋아하는 깁니더-

-그래? 알았다. 뭔지 모르지만 내 꼭 언니한테 전하마. 그런데 너 이름이 뭐라고 했지?-

금방 잊어버린 숙향의 이름을 묻자 -숙향이라꼬예! 금방 이자뿌습니꺼?-

나무라듯 숙향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자 장서방이 호탕하게 웃으며 -그래, 숙향이지! 내 꼭 전해주지- 하고는 성큼 걸음으로 차부로 가는 장서방의 뒤를 숙향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한참을 쳐다보며 언니를 그린다.

 

*   *   *

 

초겨울 해거름에 종가에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광수에미는 신이 났다. 태광이도 거들먹거리며 어깨를 활짝 펴고 목소리가 크다. 태섭이 지난밤에 태광에게 동네사람들을 불러 모으라고 일렀다. 장서방이 제안했지만 마치 자신의 생각인 것처럼 종가에서 소작꾼들 겨울날 것과 그리고 소작료를 면해준다는 것과 심지어 송아지를 사줄 수 있다는 것까지 내놓았었다. 두 눈이 왕방울처럼 커진 태광이 형과 형수를 보며 한다는 소리가 -그케도 되는 깁니꺼?- 하며 되물은 것뿐이었다. 과히 파격적인 제안이었음이다.

 

종가에 모인 동네사람들은 잔뜩 풀이 죽어 있다. 그래도 모처럼 맡아보는 군침 도는 음식냄새에 게걸거리며 무슨 먹을거리가 나올까에 관심이 높다. 어차피 없는 살림인데 쥐어짠다고 소작이 나올 리도 없고 또 그 형편이 동네사람들 모두 같다 보니 기는 죽어 있어도 속마음은 차라리 편한 사람들이다. 혼자 당하는 고초가 아닌 것이기에.

 

-자, 다들 대청으로 오르지요. 탁주부터 한잔들씩 하시고. 아지매, 상 다 봤음, 내 놔요-

태광이 정기에다 대고 큰소리를 지른다. 몇 명이라면 방안에서도 가능하지만 온 동네 소작들이 다 모였으니 춥더라도 대청밖에 수용할 수 없는 지경이다.

-갑니다. 가. 케도 좀 들어줘야지. 무거워서 우리 같은 사람은 들도 못합니더-

창호어마이가 호들갑을 떨어대며 태광에게 말하자 태광은 마루에다 대고 -그 있지만 말고 상이라도 좀 내오소!- 하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자 우르르 남정네들이 서로서로 달려들어 교자상을 정기에서 내온다.

 

과히 종갓집상이다. 김이 설설 서리는 수육이 접시 한 가득 담겨져 있고 발갛게 양념 입힌 배추절임에 심지어 명태전에 잡채까지 그야말로 눈이 휘둥그레지는 상이다. 큰바람 지나고난 후부터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한 동네사람들은 뱃속에서 회가 난리를 치는 통에 좀전에 소작료 때문에 쳐진 어깨가 갑자기 치솟으며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가마 좀 있으소! 아무리케도 그렇지. 행님도 안 나오싰는데. 우째 그리 걸신 들린 사람맨치로 카요? 행님!- 

태광이 건넌방에다 대고 큰소리로 부르자 다 듣고 있던 태섭이 문을 열고나오며 좌중을 휘둘러본다. 

-아이구, 다들 오셨소? 날이 제법 쌀쌀하지만 탁주 한 사발 하모 대청도 앉아있을만 할끼요. 얘기들은 이따 나누기로 하고 우선 몸이나 녹이시지. 태광아, 탁주는 충분하냐?- 

-서 말이나 받아놨심더- 

태광은 벌써 탁주 사발을 입에 대고 마시다가 입가에 술을 줄줄 흘리면서 대답한다. 모처럼 대하는 진수성찬에 사람들은 체면이고 순서고 뭐도 없이 그저 입에 집어넣기 바쁘다. 태섭은 누구도 자기에게 한마디도 않는 상황을 충분히 안다는 듯 우두커니 서서 장서방의 말을 머릿속에서 되새겨보며 과히 손해나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여긴다. 

 

한편 정기에서도 난리다. 누구를 오라고도 하지 않았는데 동네 아낙들이 모두 모인 듯하다. 광수에미는 이럴 때가 제일 기분이 좋다. 수하에게 이르듯 일을 시키며 큰소리로 책망을 하거나 나무라도 여인네들은 머리 조아리며 전 조각이라도 얻어먹을 것을 생각하여 한껏 몸을 낮추는 것이다. 그런데 부르지도 않은 창호어마이까지 묻혀서 들이닥친 것이다. 밉지만 내놓고 쫓아내기에는 너무나 좋은 종갓집 일이기에 입만 삐쭉거리고 말았다. 또 창호네로서는 흉년이 든 후 누구 하나 돈 될 만큼 술을 먹는 자도 없는 처지다 보니 종가에서 풍년잔치는 아니지만 평년처럼 가을걷이 잔치를 한다니 슬그머니 끼어들어왔다. 분명히 먹을 것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광수에미와 얽힌 매듭을 풀어볼 요량이다. 

 

안방에 있는 큰아지매는 기척도 없이 방안에 조용히 앉아 면심보감 책을 무릎에 올려놓고 있지만 귀는 창호지 밖에다 대고 열어놓았다. 

아예 광수에미에게 소향이는 얼씬도 시키지 못하게 일러놓았으니 소향이 역시 아래채 자기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누워있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이렇게 허락받고 누워서 쉬어보는 게 얼마만인지. 물론 평소에도 무거운 몸을 생각하여 일을 하지 말라고 듣긴 듣지만 그렇게 쉬는 것과는 영 다른 아주 가벼운 마음이다.

  

-이집 며누리 덕에 오늘 우리도 호강 좀 해보재이- 

정기바닥에 퍼질러 앉은 아낙들이 손에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입에 집어넣는 중에 창호어마이가 한마디 한다. 평소 같으면 이집 며느리가 아니고 광수라고 불렀을 테지만 아직은 서먹한 마당이고 또 사실이 이집의 며느리임에 그리 부른다. 남정네들에게 내놓는 상에는 수저나 사발, 대접 그리고 접시도 있지만 정기에 앉아있는 아낙들은 모두 손에 든 것이 전부다. 

-누가 니 보고 호강시키준다 카더노?- 

역시 입에 전 조각을 넣던 광수에미는 입을 삐쭉거리며 대꾸를 한다. 창호어마이는 그래도 자신의 말을 받은 광수에의 속이 반은 넘어갔다는 자신감에 -케도 광수네가 이 동네 믹이살리는 거나 다름없지. 비록 내는 이집 농사를 안 짓지만…. 안 글나?- 한다. 

좌중을 둘러보며 동의를 구하는 창호어마이의 말에 입에 다들 무언가를 물고 있는 아낙들은 그저 고개만 끄덕거린다. 

 

그러는 사이에 대청에서 태섭의 목소리가 조근조근 들려온다. 입안에 음식물을 넣은 채 모두 자기일임이 분명하니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데 알 듯 모를 듯하니 아낙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눈을 찡그려대며 틈틈이 입에 든 전을 오물거리는데 갑자기 대청 쪽에서 탄성이 흘러나온다. 

-아이구!! 고맙심더. 역시 회장님이십니더- 하고 탄성이 흘러나온다. 왁자지껄한 소리, 웃음소리에 이어서 태광의 굵직한 목소리가 걸걸하게 흘러나오는 것에 정기의 아낙들도 무슨 말에 저리 고맙다고 할까 하는 마음으로 귀를 기울인다. 

-카고 우리 행님이 여 기신 동네분들을 위해서리… 에…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송아지 한 마리씩을 사주고 키운 후에 이익을 농군다꼬 합디다. 흠!- 

소작꾼들에게는 그야말로 횡재나 다름없는 제안이다. 틈틈이 꼴이라도 베다가 먹이고 이태정도만 돌보면 송아지 한 마리가 그냥 떨어질 거래이니 큰 바람 맞은 후에 겨울 날 걱정과 소작을 어찌 대처하느냐 하는 걱정을 다 씻은 듯이 벗겨내 줄 뿐더러 더욱이 송아지 거래까지 내놓으니 입이 벌어져 할 말이 없이 그저 감읍할 뿐이다. 

-아이구! 회장님, 역시 우리 집안 뿐입니더. 그저 고마불 뿐입니더-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찬사다. 정기에서도 대충 분위기를 알아채고 아낙들도 얼굴에 생기가 돋는 듯하다

  

하지만 창호어마이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는 구석이 없다. 송아지를 줘도 키울 수도 없고 농사를 안 지었으니 구휼도 해당이 되지 못한다. 샐쭉한 얼굴로 눈을 내리깐 채 입에 든 음식을 쓸개 씹듯 하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광수야, 내 좀 보재이- 하고 정기를 나가버린다. 아까는 이집 며느리였는데 지금은 광수다. 

한층 기가 오른 광수에미는 갑자기 덩그렇게 한 마디 남기고 나간 창호어마이 뒤를 보더니 -여팬네가 할 말이 있으모 여서 할 일이제. 사람을 오라가라 카노? 망할 년!- 하면서 큰 엉덩이를 정기 바닥에서 뗀 후 이미 어두워진 밖으로 나서보니 창호어마이는 대문 전에 서서 광수에미를 기다리는 눈치다. 

-내를 와 보자 카노?- 

창호어마이를 향해 던지는 광수에미의 도도한 말투다. 

-밖으로 좀 나온나- 하고 대문 밖으로 나가고 영문을 모르는 광수에미는 오늘같이 종갓집 며느리 대접을 받고 기분이 좋은데 저 여편네가 왜 그럴까 하고 슬며시 궁금해진다. 

 

사방이 이미 어두워졌고 더욱이 대문 뒤쪽은 더욱 어둡다. 

-니 함창서 누구 만났제? 누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광수에미는 어둠속에서도 눈이 커진다. 하지만 놀라서 커지는 게 아니라 영문을 몰라서다. 

-뭐라 카노? 오데서 누굴 만나?- 

-육솟간 뒤에 있는 감나무밭에서 만난 사람이 누고?- 

광수에미의 머리가 갑자기 멍해진다. 그리고 어질어질해진다. 이 여편네가 그걸 어째 안단 말인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버벅거리기만 하는 사이에 창호어마이가 뭔가 있구나 하는 눈치를 챈다. 

-누고? 그리 두 손을 잡고 애처롭게 울기꺼정 했는데 누고?- 

 

말하는 것이 마치 자신이 직접 보고 하는 말투다. 며칠 전이다. 태우와 어울리는 꾸루와이가 밤중에 술을 청하러 들렸다. 그리 반가운 손님도 아니지만 태풍 후에는 그야말로 입에 풀칠도 못해 받아놓은 술도 없이 술집이요 하고 있었던 참이라 그냥 못 이기는 척 받아주고 창호를 시켜 읍네까지 줄행랑을 치게 만들어 겨우 술 한 되를 받아오게 한 날이었다. 태우가 광수에미가 외간남자와의 만난 사건에 대해 말했는데, 꾸루와이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옆에 앉아있었던 창호어마이에게 그 이야기를 풀어놓았던 것이다. 창호어마이도 대수롭게 들었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여자만의 직감으로 뭔가 어색하고 숨은 구린내가 난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오늘 광수에미의 거들먹거리는 꼴에 자신의 밸이 뒤틀리던 참에 문득 그 생각이 나서 끄집어냈다. 마치 자신이 그 현장에서 보기라도 했듯이 말이다. 

 

-뭐라 카노? 이 여팬네가!- 

광수에미는 우선은 부정하고 보자는 쪽으로 나섰다. 그것 외에는 별로 다른 방법이 순간에 떠오르질 않으니 허리에 손을 대고 고개를 휘둘리며 눈을 부라린다. 

-니가 보고 하는 말이가?- 

조리도 없고 사리도 부족한 광수에미는 속이 타는 바람에 보았느냐 하는 궁금증을 그만 질문으로 내뱉고 말았다. 아무리 어둔한 광수에미지만 당황스런 순간에 헛말이 나온 것을 순간 아차 하고 느낀다. 보았느냐 하는 것으로 자신이 시인하는 꼴이 되고만 것이다. 그것을 창호어마이는 놓칠 리가 없다. 

-내기는 말해도 된다. 내가 봤으이 다행이제. 딴사람이 봤다고 하모 니는 우찌 되노?- 

광수에미는 당황스럽다. 벌에 쏘인 듯 정신이 가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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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08 [16:20] 수정 | 삭제
  • 오래 기다렸어요.. 다시 즐감~^^
  • 두목 2015/12/08 [12:14] 수정 | 삭제
  • 오랫동안 글이 안 올라와서 문의 메일을 보내려던 참이었어요. 다시 보니 정말 반갑네요! 작가님 평안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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