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화투판이 벌어지다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119화

김담 | 기사입력 2015/12/30 [19:54]

그믐밤 화투판이 벌어지다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119화

김담 | 입력 : 2015/12/30 [19:54]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 ‘씨받이’라고 불렸던 대리모 소향의 일대기가 연재됩니다. [편집자주]


시월상달도 그 꼬리를 감추며 그믐으로 접어들었다. 밤이면 가끔씩 짖어대는 동네 개들 소리뿐 온 동네는 적막하다. 무엇 하나 풍요로운 것도 없고 풍요로워야 웃을 수 있는 잔치도 없고 심지어 거의 매 겨울마다 벌어지는 노름판도 돈이 없으니 꾼들이 꼬이질 않는다. 그래도 지우와 꾸루와이는 창호네집에서 주리를 틀고 앉아서 소반 위에 놓인 김치 한 조각으로 탁주 사발만 들었다 놓았다 한다.


-쿤데 행님은 요새 무신 돈으로 자꾸 술을 삽니꺼? 지가 얻어묵는 것도 염치가 있어서리- 하며 지우는 고개를 잔뜩 수그리고 양손을 넓은 저고리소매 속에 넣고 앉은 꾸루와이에게 계면쩍은 듯 묻는다.

꾸루와이는 고개도 움직이지 않고 눈동자만 움직여 지우를 보다가 -와? 내가 사는 술은 맛이 없나?- 한다.

지우는 사래를 친다. 요즘같이 할 일 없고 따분한 마당에 그래도 불러주고 술까지 사주는 꾸루와이라도 있는 것이 다행이다. 탄광에 광부라도 해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사흘돌이 막장이 내려앉아 과부가 생겨난다는 소리에 그것도 겁나서 못하겠고 하던 낙동강 뱃사공은 더욱 하기 싫어 썩은 고기 찾는 독수리마냥 꾸루와이를 따라 여기저기 냄새나 맡으러 다니고 있는 중이다.

 

-행님도 참! 오데 넣어놓은 돈이 있는 것도 아인데 쿠고 지도 행님 사정 다 아는데…. 자꾸 행님이 술값을 내니 그저 물어본 깁니더-

꾸루와이가 술값을 내기는 내지만 약아빠진 속내는 아무리 취해도 변함이 없다. 창호어마이가 눈치를 있는 대로 주어도 돈이 될 만한 안주는 시키지도 않는다. 물론 창호네도 그런 꾸루와이가 곱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라호 태풍 이후로 삭정같이 마른 돈줄에 아무도 술 먹으러 오지 않으니 그나마도 손님으로 받아주는 것이다. 꾸루와이가 술값이 생긴 것은 실은 태섭으로부터 은밀하게 건네받은 몇 푼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종가에 드러누워 생떼를 쓸 때 태섭이 혼자 방으로 들어와서 달래면서 거래를 했었다. 조용히 물러가면 알아서 하겠다고. 그때 몇 푼이나 줄 건지 확실하게 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지만 그래도 지난 장날 함창길목에서 태섭을 붙들고 늘어져 제법 받아냈던 것이다. 그리고 대가로 선거에 전적으로 태섭을 위해 운동하겠다고도 했다. 처자식은 엄동에 주린 배를 안고 냉기 서린 구들을 지고 쪽잠을 자는데도 꾸루와이는 모처럼 생긴 몇 푼도 마누라에게는 입도 뻥긋하지 않고 혼자만 쓰고 다닌다. 상이군인이 된 후부터 세상이 자기를 버렸으니 자기도 세상쯤에는 별관심이 없다는 것이 그가 취하는 인생관이다. 그러니 체면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고 도리나 약속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지우야, 술 산다고 사람들 좀 불러온나. 올해는 우째 이리들 굴속에서 겨울 잠자는 곰들 맨치로 다들 들어앉아만 있노?-

주머니에 든 몇 푼이 그를 부추기는 모양이다.

-사람들을요? 괜히 탁주값만 쓸긴데. 모한다꼬예?-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지우 역시 무슨 건수가 없나 하는 눈치로 꾸루와이를 본다.

-아무 소리 말고 좀 불러모아보레이. 아, 인간들이 모이야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꺼 아이가?- 하더니 문밖에다 대고 창호어마이를 큰소리로 부른다. 술손님이 불러도 창호어마이는 그저 고래 같은 목청으로 소리만 내지르고 문도 열지 않는다.

-와?-

이들은 서로 증오하며 서로 멸시하지만 서로 붙어먹을 수밖에 없는 한동네에 산다.

 

급기야 꾸루와이를 대신해 지우가 문을 열어젖히고 안방에 있는 창호어마이한테 성화를 낸다.

-케도 손님은 손님인데. 우째 이캅니꺼? 행님이 안 부릅니꺼?-

그제야 귀찮은 듯 방문을 열고 마루로 나오며 -와카는데? 술 더 할라고?- 하며 방안으로 들어와서 상위의 술 주전자를 들어보고는 -아즉 많이도 있네- 하고 꾸루와이의 얼굴을 본다.

잔뜩 찌푸린 꾸루와이의 얼굴에 오직 눈만 승냥이처럼 날카롭다.

-아지매, 사람들이 올끼이, 안주하고 술 좀 내오소. 지우, 니는 퍼떡 한 바쿠 돌고 오고. 내 오늘은 술빚 좀 갚을란다-

지우도 창호어마이도 두 눈이 왕방울처럼 커진다.

-아재, 안주도? 몇 명이나 올낀데? 누가?-

-행님, 참말입니꺼?-

-안주 값은 지금 주소, 닭이라도 한 마리 잡을라쿠모 돈 안 주고는 못 잡는다-

창호어마이의 얼굴을 보던 꾸루와이가 주머니에서 지전을 꺼내주며 오히려 지전을 살피는 지우에게 -뭐하노? 안가고? 쿠고 아지매, 가서 태광이 좀 불러주소-

태광이라는 말에 창호어마이는 일어서려고 방바닥을 짚었던 팔을 굽히고 고개만 쳐들고 -그 집은 와?- 하며 내심 가기 거북스러움을 느낀다. 밤중에 꾸루와이가 부른다고 해봤자 올 리도 없는 태광이다. 지난봄인가 삽자루로 허벅지가 찢어지게 얻어맞은 후로 서로 얼굴도 똑바로 쳐다보지 않는 사이인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꾸루와이도 이유를 대야 창호네가 불러줄 것이라 둘러댄다.

-옛일도 있고해서리. 언제꺼정 한동네에서 게눈 뜨고 살 수는 없는 거 아잉교?-

 

태광이를 부르는 것보다 안주거리를 장만해야 하는 것이 급한 창호네는 구시렁거리며 정기로 가고 지우도 깜깜한 동네 속으로, 어디에 누구의 사랑방이 있는지 잘 알고 있는 골목으로 사라진다.

 

*      *      *

 

그 시간에 장서방이 태섭의 방에서 태섭과 태광이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오늘따라 늠름하게 앉아있는 장서방의 자태가 태섭의 눈에 달리 보인다. 머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곧은 얼굴로 당당한 표정이며 자세는 오히려 태섭이 자신이 그동안 시골에서 막 자란 언행이 부끄러울 정도로 근엄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까지나 머슴이다. 그러니 머슴처럼 대하는 것이다 하고 마음을 다잡고 -얼매 전에 말 나왔던 그 송아지 말이오. 몇 사람이나 원하는지 좀 알아봤나?- 하고 묻는다.

 

태섭도 돈이 궁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안방에서도 동의했던 일이고 또 선거철을 맞아 그 정도의 선의로 표를 살 수도 있고 뿐만 아니라 장서방의 말을 빌리면 절대로 손해나는 일이 아니기에 금융조합에서 빌려서라도 해볼 작정이다. 보릿자루마냥 앉아있는 태광은 사실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마음은 불편하다. 아니 오히려 일 자체에 아예 반대의 입장이다.

 

-제 생각으로는 아마 전부 원할 겁니다. 그러니 조사를 해서 누가 원하는지 보다는 누가 키울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쉬운 옛말이 있지 않습니까? 집안에 송아지 한 마리가 들어온다는데 싫다 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며 태섭과 태광의 얼굴을 번갈아보던 장서방은 태광의 얼굴이 일그러져있는 것을 보고 웃음을 머금고 태광을 향해 한마디 더한다. 
-그리고 사람들을 선정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광수아버지께서 하셔야 할 것입니다. 종가의 일일뿐만 아니라 회장님이 나서서 하실 일도 아니니 오직 광수아버지가 누구 집이 적합한지를 정하셔야 할 것 같군요. 그래야 마을에서도 원망하는 목소리도 적거나 없을 것 아닙니까?-

 

자기 식구들도 풍족하게 나지 못하는 겨울을 온동네 사람들을 챙긴다는 종가의 일에 심통이 나있던 태광인데 장서방의 말에 귀가 번쩍 열린다. 오랜만에 뒷짐 지고 사람들이 굽실거리는 머리 뒤쪽을 볼 수 있을 생각에 갑자기 훤한 얼굴을 하며

-행님, 장서방 말이 맞심더. 누군 주고 누군 안주고 하는 일에 행님이 나설 일이 아이고 또 장서방이 한다고 하면 이것들이 우습게 보고 달겨들 낍니더. 지가 하지예 뭐- 의기양양하게 다리를 바꿔 꼬아대며 헛기침을 해대는 태광을 보며 장서방은 웃음기를 머금는다.

 

-그카더라도 태광이 니는 장서방하고 잘 상의해서 하도록 해라-

태섭은 못미더운 동생의 일처리를 대놓고 갈굴 수는 없어서 장서방과 같이 진행하라는 말을 남긴다. 하지만 그것이 태광의 귀에는 곱게 들리지는 않는다. 명색이 종갓집 둘째인데 머슴하고 상의하라니? 물론 장서방의 사람 됨됨이에 대해서는 태광이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면전에서 자신을 머슴과 같이 상의하라는 것에는 기분이 좋을 리 없다. 태섭은 이미 장서방이 어떤 인물인지 알고 있지만 태광은 지서에서 한 감찰실장과 막연한 친구사이라는 말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머슴일 뿐이다.

 

장서방은 그 분위기를 알만하기에 자신이 들어서서 무마하러 -제가 할 일이라는 것은 그저 광수아버지 일을 보좌하라는 것이지 그 외에 뭐가 있겠습니까? 뭐든지 광수어버지가 시키면 다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심지어 머리조차 숙여 다짐하자 비로소 태광의 얼굴도 밝아진다. 

-행님, 아무케도 동네에 풀자모 한 열 마리는 될 성싶은데- 하고 태섭을 보며 그래도 되겠느냐 하며 묻는 듯하다. 이미 속으로는 소장터에 가서 흥정하며 주머니에서 돈다발을 꺼내는 것이 눈에 선하게 비쳐지는 태광이다.

-내가 뭐라 켔노? 장서방하고 상의해서 하라 안했나? 몇 마리가 되든- 하고 만다. 또다시 장서방 말이 나왔지만 이미 태광이의 머릿속에는 소장터의 흥정이 그에게 국수 꼬다리처럼  남는 돈이 들어올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희석돼 기분이 좋아진다.

 

그때 문밖에서 광수에미의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와?- 하며 문을 연 태광은 댓돌 밑에 서있는 마누라를 보고 -인제 갈 낀데 와 왔노?- 하며 엉덩이를 일으키자 장서방도 따라 일어선다.

-창호네가 와서 당신을 찾습디다. 꾸루와이가 당신을 좀 보잔다고-

마루로 막 나서던 태광이 우뚝 자세를 고치고는 제법 큰소리로 -그 자슥이 와? 내를? 누굴 오라 가라 카노? 안간다 케라!- 하고 목청을 다듬자 방안에 앉아있던 태섭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그 카지 말고 한번 만나나 봐라. 지도 무슨 할 말이 있으이 카겠지- 하며 선거에 어떤 잡음도 나는 것이 싫은 태섭은 동생을 은근히 내몬다.

불 꺼진 소향의 방문 앞에 있는 아궁이 속을 들여다본 장서방은 혹시라도 하는 마음으로 뒷단으로 가서 장작을 두어 개 더 들어다가 아궁이 속에 밀어 넣는다.

 

*      *      *

 

태광이 창호네집 삽작쯤에 왔을 때 을순이가 살던 방안에서 벌써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린다. 분명히 꾸루와이가 불렀는데 웬 남자들 목소리가 들리지 하며 헛기침을 한 후 부른다. 사실 그저 몇 집 건너에 있는 창호네지만 태광은 그동안 발걸음을 자주 하지 않았다. 종갓집 자식이라는 것도 그렇고 마누라가 창호네집에서 술 먹는 것도 말리던 탓이었다.

 

-계시오?-

영 딴 동네 사람이 온 듯 부르는 소리에 정기에서 불을 때며 뭔가를 준비하던 창호어마이가 손에 물을 뚝뚝 흘리며 나온다.

-어서 오이소. 드가시지, 와 여 기십니꺼? 아재! 광수아부지 오싰네- 하며 방안의 꾸루와이에게 알리듯 큰소리를 낸다. 그래도 광수 자신이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어색하다. 꾸루와이라는 자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탓이다. 방문이 열리고 고개를 내민 것은 여름에 샘 치다가 허리를 다친 주섭이다.

-아이구, 어서 오이소- 하며 길을 내주자 비로소 태광이 허리를 굽혀 낮은 문지방을 넘었다.

 

언제 모여들었는지 할 일 없는 긴 겨울밤을 씨름이라도 하려는 듯 방안에 한가득이다. 구석에 지우도 보인다. 눈길도 주기 싫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오지 말 것인데. 하지만 이미 들인 발이라 할 수 없이 주섭이 내준 자리에 앉는다. 저만치에서 꾸루와이가 호롱불 그늘에 숨어있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쭉 뻗은 한쪽 다리가 그임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내가 좀 오라했다-

호칭도 없이 꾸루와이는 태광에게 말을 건네고 태광도 고개도 그쪽으로 돌리지 않고 그냥 귀로만 듣는다.

-자, 자, 자네들은 그쪽에서 술을 묵던 패를 돌리던 알아서 하고 태광이 자네는 이쪽으로 와서 내캉 대작하자. 내 할 말도 있고-

여남은은 됨직한 사람들이 호롱불을 가운데 놓고 골패를 돌리기 시작하고 한 편에 놓인 술상위의 탁주사발이 바삐 돌아가는 게 한참이나 됐다.

 

그저 말없이 술만 몇 잔을 주고받던 꾸루와이와 태광이다. 트림을 꺽 하고 한바탕 내뱉은 꾸루와이가 태광을 향해 또 잔을 내밀며 말한다.

-내가 그칼라고 한 기 아이고. 몸 빙신이라고 있는 집에서조차 무시하는가 싶어서 그랬다. 미안케 됐다. 고마 잊자뿌자. 알것제?-
봄에 삽으로 태광의 허벅지를 절단낸 것을 사과소리처럼 하지만 사과인지 협박인지 아니면 강요인지 태광은 속이 뒤틀린다. 그래서 아무 말을 안 하고 주는 잔만 받아 입으로 들이킨다.

 

-야, 야, 재미없다. 뭐가 있어야지. 이기 뭐꼬? 하다못해 안주라도 걸고 해야 맛이 나지 그냥 패를 돌리니 매가리가 없다-

한 남정네가 김빠진 패가 싫다고 푸념을 한다. 모두가 동감하는 바이다. 겉으로는 주머니에 먼지밖에 없는 사내들이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숨어있는 호기도 있고 용심도 있는 자들이다. 

-그래, 오랜만에 앉았으이. 우리 탁주값이라도 걸고 안주라도 걸고 하자. 이기 뭐꼬?- 하고 골패를 돌린다. 따분하게 꾸루와이와 앉아있는 태광은 고개를 돌려 주고받는 패를 구경한다. 먼발치에서 꾸루와이의 시선도 돌아가는 패에 있다.

-내는 요새 안주는커녕 술값도 없다. 담배도 못 사피우는 신센데- 하며 한 사내가 물러앉자 지우가 팔을 잡아끌어 들인다.

-낼 나무 한 짐 해다 장에 팔모 돼지. 사내 자슥이 뭐꼬?- 하며 눈을 꼬아댄다. 그렇게 시작된 골패판이 밤이 깊어가면서 점점 더 열기가 더해진다. 탁주 한잔 내기가 안주로 들이는 닭 한 마리가 되고 그다음에는 자연스레 잔돈푼 내기로 돌아서더니 이제 제법 큰돈으로 판이 바뀌었다. 하지만 다 외상거래다. 수중에 현금을 가진 자가 없기 때문이다.

 

-행님, 행님도 한번 치시지예?-

지우가 꾸루와이를 보며 들어오라 한다. 여전히 태광은 술만 들이킨다. 올 때는 오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는데 집안에서 따분하게 잠자는 것보다는 공술 먹는 재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라까? 내 돈 좀 풀어주까? 그동안 내 동네사람들한테 신세진 것도 있고- 하며 쭉 뻗은 한쪽 다리를 밀어대며 골패판에 끼어든다. 태광은 이제 아예 등을 돌려 골패판에 얼굴을 대고 구경을 한다. 

-오늘은 재수가 옴이 붙었나? 와이카노?-

꾸루와이는 연신 허리춤에서 돈을 내놓으며 구시렁거린다. 지전을 한 쪼가리라도 손에 넣은 자는 희색이 만연하다. 없는 살림에 외상이지만 빚을 진 자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한다.

-뭘 사내가 그 정도를 가지고 카노? 가랑이에 단 기 아깝꾸로- 하고 핀잔을 주기도 하는 사이에 골패판을 이제 노름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여보게 태광이. 자네도 들어오게. 아, 종갓집 아드님이 이깟 잔돈푼 판에 겁날 리는 없고. 안글라?-

꾸루와이가 좌우를 둘러보며 내뱉는 말이 태광의 마음을 동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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