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휴직 후 한 달 반 만에 돈을 벌러 장에 나갔다. 솔직히, 회사 휴직 기간의 반이나 지나가버린 지금 상황에서 뭐라도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경북 상주 백원초등학교 앞, 기차가 서지 않는 경북선 간이역 백원역에서 열리는 ‘백원장’이 나의 하루 일터였다. 판매 종목은 선인장이었다. 하필 이 날은 이례적으로 매우 더웠으므로, 당연히 더 더워 보이는 나의 선인장은 팔리지 않았다.
백원장에서는 그 이름답게 모든 셀러들의 가격에 백 원이 붙는다. 이를테면 천백 원을 받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의 네일케어 서비스, 귀촌 청년이 삼천백 원에 내놓은 제비콩 모종들, 그리고 어느 화가의 백 원짜리 손톱깎이. 참으로 세련된 가격이다!
이런 장터가 자연스레 경제를 배우고 사회 경험을 일찌감치 할 수 있는 장소로써 아이들에게 좋다고들 하지만, 그런 의미보다는 나 어릴 적 부활절의 인상 깊은 추억처럼 이들에게도 백원장에서의 즐거운 추억이 삶의 재료가 되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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