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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꼭지에 자유를! 나는 페미니스트다
<29살, 섹슈얼리티 중간정산> 독일에서 몸해방 프로젝트①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하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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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새로운 관계 맺기와 삶의 변화를 통해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 <29살, 섹슈얼리티 중간정산>.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 편에 이어 “몸해방 프로젝트” 편이 이어집니다. –편집자 주

 

첫 가슴 노출을 앞두고

 

금요일 밤 10시, 방금 해가 완전히 졌다. 창문을 열어 선선한 밤공기를 들이고 은은하게 촛불을 밝혔다. 잔잔하지만 어쩐지 섹시한 스페인 기타 음악을 골라 틀었다. 한껏 분위기가 잡혔으니 이제 변신할 시간. 화려한 목걸이와 머리띠를 두르고 종이에 그려둔 밑그림대로 얼굴엔 물감을 칠한다. 이번 테마는 원시림을 누비는 여전사로, 모래색의 헐렁한 바지를 입고 상의는 모두 벗었다.

 

다음 날 있을 퍼레이드 분장을 미리 연습해보는 중이다. 난생 처음 탈의실도 목욕탕도 누드비치도 아닌 거리에서 맨가슴을 드러낼 작정을 했는데 마냥 들뜨고 설렌다. 마침 음악도 좋겠다, 야밤에 춤바람이 나 흔들흔들, 좁은 방을 누비고 다닌다.

 

▶ 위 사진 속 두 사람의 가슴은 나란히 놓고 보니 별로 다를 것도 없다. 우리가 못 벗는 건 순전히 사회적 금기와 억압의 산물인 것이다.  ⓒ출처: yellowpress.com

 

올해 크리스토퍼 스트릿데이(Christopher Street Day; CSD) 기념 퍼레이드에서는 페미니스트 친구들과 ‘Free the Nipple’ 캠페인을 하기로 했다. ‘젖꼭지를 자유롭게 하라’ 캠페인. 남녀에게 다른 잣대가 적용되는 ‘웃통 벗기’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해본 적 없는지? 남자는 벗으면 상남자, 여자는 비키니를 입어줘야 섹시? 우리는 몸에 대한 편견과 금기에 도전하는 의미로 가슴을 훤히 드러내고 종일 거리를 활보하면서 여성의 자유와 몸의 다양성을 존중하라고 외칠 것이다.

 

※ CSD(크리스토퍼 스트릿데이)는 1969년 미국 뉴욕시 그리니치 빌리지 구역 크리스토퍼 거리에서 LGBT(성소수자)들이 경찰의 폭력 진압에 맞서 일으킨 최초의 대규모 저항을 기리는 날이다. 도시마다 행사 날짜는 조금씩 다르지만, LGBT의 권리 향상을 위해 6월 중 집회와 행진을 하는 전통이 북미와 유럽에 널리 자리잡았다. 독일에서는 1972년도에 뮌스터에서 처음 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여자의 젖꼭지는 감춰야 하나?

 

앞서 월요일 저녁엔 캠페인 기획 겸 토론 모임이 있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캠페인이 LGBT들의 축제인 CSD에 완벽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소수자로서의 여성의 처지를 알리고 포괄적인 연대를 지향하는 것으로 퀴어 퍼레이드 조직위원회와 합의를 봤다.

 

‘다들 이 캠페인에 참여하려는 동기가 뭐야?’ 공통 질문이 떨어지자 작년에 첫 경험을 한 후 열성적인 ‘Free the Nipple’ 캠페인 전도사가 된 L이 먼저 입을 연다. 요가 수련을 하는 그녀는 자기 몸을 더 예민하게 느끼고 싶고 온 몸의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더 찾고 싶은데, 가슴을 항상 가리고 다녀야 한다는 것, 목이나 배나 팔처럼 보일 수 없다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했다. 마치 가슴이 몸에서 잘려나가 외따로 있는 듯한 끔찍한 기분이라서. 그래서 가슴 노출의 자유를 누리는 게 소망이라고 했다.

 

S는 시선 폭력에 대해 얘기했다. 호숫가에서 누드로 일광욕을 할 때, 가슴을 노골적으로 응시하며 때론 칭찬이랍시고 코멘트까지 하는 남자들 때문에 움츠러드는데, 그렇게 움츠러든 자신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커서 쉬러갔다가도 결국엔 기분만 나빠졌다는 경험을 전했다.

 

작년에 ‘Free the Nipple’ 캠페인에 참가한 M은 퍼레이드 안에서는 마치 보호막이라도 둘러쳐진 듯 아무 불안 없이 유대와 환대 속에 행복했지만, 그 대열을 벗어난 순간 갑자기 엄청난 공포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 캠페인이 일회성 해프닝을 넘어 매일 매일의 질서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지 생각게 하는 대목이었다.

 

▶ 코미디우먼 첼시 핸들러(Chelsea Handler)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유명 사진을 패러디했다. “이 사진이 (강제로) 내려지면 그건 성차별이다. 내게는 푸틴보다 내 몸이 낫다는 걸 증명할 모든 권리가 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서 검열을 피하고자 유두를 가린 것으로 보인다. ⓒetonline.com

 

한편, 일상에서 웃통을 벗고 가슴을 드러내는 ‘액션’을 할 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동의를 구할 것인지도 의제로 등장했다. 사회적 용인 하에 이미 양식화된 행위가 된 ‘남자들의 웃통 벗기’에 비해 여성들의 가슴 노출은 아직 동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 여성들이 한다면 남성들도 매번 동의를 구하는 것이 새로운 에티켓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 억압을 당하는 당사자가 특권을 누리는 자(남성)들을 배려까지 해야 하냐는 의견 등으로 갈렸다.

 

사실 난 좀 놀랐다. 특유의 누드 문화 덕에 공공장소에서 나체를 보이는 것이 흔하고 법적 제재도 없는 독일에서 나고 자란 젊은 여성들이 이토록 울분에 쌓여 있다는 것은 의외였다. 또, 캠페인에 참여할 것인지 아직 결정을 못 내렸다며 망설이고 긴장하는 모습도 내 예상 밖이었다. CSD가 일탈이 장려되는 대규모 퍼레이드라는 상황과, 독일 남부치고는 젠더 다양성에 상당히 개방적이고 호의적인 우리 도시의 지리 조건을 고려할 때, 나는 더 과감하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반면, 나는 걱정은커녕 기대가 컸다. 좀 더 크게 재밌게 제대로 놀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한국처럼 지팡이 휘두르는 해병대 전우회 어르신들이나, 일베와 소라넷을 오가는 여성혐오 세력과 변태분자들, 자극적인 장면 사냥에만 혈안이 된 언론사 카메라, 축제 분위기에 초치는 경찰의 철벽대응이 없을 거라 생각하니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것이 나의 몸해방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한 챕터가 되리라는 것을.

 

금기와 검열에 맞선 “Free the Nipple” 캠페인

 

‘Free the Nipple’ 캠페인은 2014년 미국에서 개봉한 동명 영화에서 이름을 따온 젠더 평등 캠페인이다. 여성과 남성이 가슴을 완전히 드러내는 상체 탈의에 있어 ‘법적으로 동등한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극영화 <Free the Nipple>(니나 에스코 감독, Lina Esco)는 2012년에 촬영했지만 상영관 확보 등으로 난항을 겪다 2014년 미국에서 개봉했다. 뉴욕의 젊은 여성들이 뭉쳐 검열을 폐지하기 위해 법적 공방을 벌이고, 몸에 대한 금기에 대항하는 대중 캠페인을 조직하는 이야기를 발랄하게 다룬다. 영화는 저예산 게릴라 스타일로 제작되었는데, 이른 아침 뉴욕의 타임스퀘어에서 촬영하다 경찰에게 쫒기는 등 제작 과정 자체가 생생한 캠페인이었다.

 

▶ 영화 <Free the Nipple>(니나 에스코, Lina Esco 감독) 포스터. 

 

여기서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6년 7월 기준, 나체 및 공공장소 외설법(Nudity and public decency laws)에 의해 미국의 대부분 주들은 아직도 여성의 유두 노출을 범법 행위로 간주한다. 즉, 공공장소에서 어떤 형태로든 유두를 내보이는 여성은 음란한 행위로 치안을 어지럽히는 ‘외설죄’ 명목으로 기소될 수 있다. 다만 10여 개 주는 모유 수유를 위한 가슴 노출만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시켜놓았다. 50개 주 가운데 겨우 6개 주(뉴욕, 하와이, 메인, 뉴햄프셔, 오하이오, 텍사스)만이 여성이 유두를 드러내는 것을 합법화했다.

 

좀 놀랍지 않은가? 작금은 19금 영화와 인터넷 배너광고 등 굳이 포르노까지 안가도 유방과 유두가 흔한 21세기 미디어 천국인데 웬 음란죄? 웬 이런 후진적인 검열법? 더구나 자본주의가 부추기는 성적 방종을 등에 업고 선정적인 문화콘텐츠를 연신 토해내는 할리우드가 있는 미국에서 말이다. 물론 미국사회 안에는 모순이 들끓는다. 지난 해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선포한 시기를 전후로 사회가 좀 ‘LGBT프렌들리’해졌나 싶었더니, 얼마 전 올란도에서는 게이혐오 총기난사 사태가 벌어지고, 아직도 중남부 보수적인 주에 있는 다수의 공립학교에선 창조론에 근거해 동성애를 죄악시한 내용을 가르친다.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 미국의 이러한 현실은 어디에 살고 있든 무시할 수 없다.

 

생각해보면 성매매와 같이 남성이 주로 가해자가 되는 범죄에서는 규제가 너무 느슨한 게 문제인데, 이 가슴 노출 사안에 있어서는 법이 너무 준엄해 여성들을 쉽게 ‘풍기문란의 가해자 혹은 범법자’ 위치로 몰아넣는다. 이것은 또 남성주도의 권력(국가)에 의해 특정 장면(여자의 가슴 및 젖꼭지)에 대한 접근과 통제가 결정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일련의 악법들은 평범한 여성들의 일상적인 행동양식을 규제한다. 가슴을 내보여도 되는(내보여야 하는) ‘서비스 제공 여성-셀러브리티나 성산업 종사자’와, 남성과 실제로 관계 맺기 때문에 조신해야 하는 여성-아내, 딸, 누나, 여동생, 엄마, 여자친구’를 구분해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 여성들은, 그리고 여성운동은 아직도,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약자이고 소수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아직도 싸울 거리가 너무 많다.

 

‘젖꼭지 캠페인’(Free the Nipple)은 이러한 현실에서 탄생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자주권을 침해하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검열에 맞서고, 그 검열을 작동시키고 유지시키는 남성중심 사회의 금기에 도전한다. 이 캠페인이 온/오프라인 세계곳곳에서 반향을 얻으면서 법적 검열뿐 아니라 여성들의 자기긍정을 위한 임파워먼트(empowerment)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 몸매 비난(body shaming)이나 성적 대상화(sexual objectification)에 반대하는 의미로도 확장되고 있다.

 

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하는 우리들은 ‘여성의 가슴=성적 대상’이라는 도식을 도발하며 아예 벗어버린다. 여성의 가슴은 성적 흥분거리가 아니라 우리 몸의 일부이다. 그래서 그 자체로 완전하고 아름답다고 받아들이고자 한다. 또, 가슴을 언제 어디서 드러낼지는 남성의 시선이나 언어폭력이나 몸매품평과 상관없이 우리가 결정한다.

 

하늘거리는 레이스 브라로 유두는 아슬아슬하게 가리되 유방은 가운데 모아 ‘업’한 모습이 섹시하다는 천편일률적인 미의 기준에도 제동을 건다. 여자 가슴이 실은 얼마나 다양한가 말이다. 사람의 눈이 그렇듯 두 유방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것이다. 유두가 큰 편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은 사람도 있다. 한쪽 유두가 함몰 상태이거나, 유독 까만 유두, 물컹하고 처지는 가슴도 있고, 절벽 가슴, 운동할 때 덜렁거리는 큰 가슴, 나이 들며 주름진 가슴, 아직 멍울만 잡히는 어린 가슴, 유방암 수술로 모양이 달라진 가슴 등….

 

▶ 영화 <Free the Nipple> 스틸 컷. 딱 봐도 그녀들의 가슴은 다 다르다.

 

한편, 온라인 검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회사에서 개발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자국의 검열 기준에 따라 여성의 유두가 나온 사진을 음란물로 간주해 업로드를 못하도록 해놓았다. 이는 불필요하고 차별적인 정책이다. 젖꼭지 캠페인을 홍보하는 페이지에 젖꼭지가 등장할 수 없는 것이다.

 

몸 해방구가 된 신나는 퍼레이드 경험

 

토요일 오후 3시. 퍼레이드를 시작하기 위해 도심에 모였다. 날씨가 끝내준다. 햇살이 뜨겁고 하늘은 새파랗고. 좀 덥긴 하겠지만 축제 땐 땀이 좀 나야 더 신난다. ‘똘레랑스(관용)의 춤’이라 적은 배너를 건 트럭이 일렉트로닉 음악을 틀며 선두로 나가자, 천천히 대열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중앙역 앞을 포함, 시내의 주요도로가 낮 동안 퍼레이드를 위해 통제되었다. 제복 입은 경찰은 띄엄띄엄 보이지만 위압적인 철창 차는 없다. 독일 축제에 맥주가 빠질 수 없지. 맥주병 든 참가자들은 코스튬을 뽐내며 흔들흔들 걷고, 구경하는 행인들이 벌써 길게 늘어선다.

 

망사스타킹에 터질듯이 꽉끼는 미니스커트, 맞지도 않는 브라, 과장된 화장을 한 ‘크로스 드레서’(cross-dresser; 이성 복장을 한 사람)들과 태양의 신 컨셉으로 황금색 치장을 한 몸매 좋은 게이들, 뼈만 남은 생선을 형상화한 괴이한 개조차량 속에서 광적으로 바(bar)춤 추는 사람들, 폭탄머리 가발을 쓰고 팔짱끼고 걷는 사이좋은 언니들, 해삼 멍게 문어를 연상케 하는 전신 탈을 쓴 덕후들. 온갖 ‘이상한’ 사람들 사이를 걷는다. 이상해서 참 좋다. 기분이 서서히 달아오른다.

 

친구들과 적당히 분위기를 봐 탈의하기로 했는데 못 기다리겠다. 그냥 혼자 훌러덩 벗어버렸다. 순간적으로 주위의 시선이 확 쏠리며 엄지를 치켜든 손, 격려의 휘파람, 공감의 눈짓과 미소가 여럿 내게 날아든다. 허전한 상체와 쏟아지는 시선으로 인한 어색함은 잠시 잠깐. 퍼레이드의 흥겨움과 주변의 긍정적 반응이 위축감을 압도해버리고 나는 통쾌해서 절로 함박웃음이 나왔다. 우리 팀은 아니었지만 역시 가슴을 드러낸 네 명의 용감한 여성들을 만났다.

 

2백 미터쯤 더 가자, 다른 친구들도 다 벗고 내 옆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열 명 남짓.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로 또 같이 어깨춤 허리춤 엉덩이춤, 그리고 무엇보다 덜렁이는 가슴 춤을 추며 걷는다. 퍼레이드에 가장 눈이 휘둥그레지는 건 쇼핑백 든 관광객들과 방갈로에서 커피 마시던 노인들이다. 잽싸게 폰카를 들이대며 사진 찍는 건 젊은 남자들이고. 아직 편견이 적은 아이들은 그저 재미있어 한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살 찌푸리며 뜨악한 표정을 지은 중년의 어떤 아시아 여성 말고는, 적대적인 반응이나 공격은 겪지 않았다. 코스튬을 입은 아시아인은 드물었고 젖꼭지를 내보인 아시아 여자는 더구나 나뿐인 것을 의식했을 때 좀 외롭긴 했다. 그러나 거리를 온통 적시는 퍼레이드 카의 비눗물 세례, 지나가다 마주친 지인들과 나누는 호들갑스러운 포옹, 시시각각 바뀌는 시끄러운 음악 속에 금방 잊혀졌다.

 

▶ CSD 퍼레이드에서 친구들과 함께. 신상공개에 대한 합의가 없어 선명한 사진은 공개하지 않는다. 벗은 가슴들의 둥근 곡선이 보인다.   ⓒ출처: 멋진 내 친구 YMY

 

뜬금없이 옛날 기억이 났다. 여름이면 교복 밑에 비치는 브래지어 끈 갖고도 수군대던 남자애들의 얄미운 얼굴. 꽉 끼는 브라를 입고나간 날 소화가 안 돼 가슴팍을 두들기다 화장실가서 후크를 풀던 기억. 피식 웃었다. 지금은 그저 우습다. 유교적 관습 어쩌고 하는 한국의 케케묵은 규범과 속박이 우습다. 엄마, 그런 소리 이제 좀 그만해. ‘여자가 조신해야지, 다리 좀 모아라, 화장 좀 하고 다녀야 괜찮은 신랑감 만나지.’ 떠오르는 얼굴과 목소리를 손사래 쳐 흩어내고 누구든 보란 듯이 가슴을 오센티 쯤 더 내민다. 신나게 흔든다. 난 자유로워!

 

우리 도시 인구의 1%라는 많은 수가 참여했다고 집계된 CSD 퍼레이드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나의 벌거벗은 나신도 뜨거운 관심과 성원 덕에 종일 뻔뻔하게 나다니다 예쁜 사진으로 남았다. 퍼레이드에서 나를 목격한 친구들은 나중에 입을 모아 말했다. ‘너 진짜 그날 반짝반짝 빛이 나더라.’ 그래, 그랬을 법하다. 그 날은 내 안의 신성, 우리 안의 여신들이 죄다 깨어나 펄펄 날던 순간들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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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8/04 [11:18]  최종편집: ⓒ 일다
 
뜨하 16/08/04 [11:59] 수정 삭제  
  왜 때문인지 마지막 문단 읽고 눈물이 흘렀어요. 이런 캠페인 저도 참여해보고 싶어요!
cheer up 16/08/04 [13:33] 수정 삭제  
  진짜 멋지구리~
웃는혜란 16/08/04 [22:23] 수정 삭제  
  자유를!!
홍이장군 16/08/05 [15:32] 수정 삭제  
  아~졸라이뻐
H 16/08/05 [18:29] 수정 삭제  
  진짜 멋있습니다!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에 살면서 정말 불편한게 많습니다. 어서 이런게 없어졌으면 하고요, 저런 행사 저도 참가하고 싶습니다!
국내도입 16/08/05 [22:18] 수정 삭제  
  국내도입이 시급합니다 제발 여성분들 빨리들 하시길.. 모든 것에서의 평등이 되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네요
역겨워 16/08/06 [04:00] 수정 삭제  
  몇몇 윗댓들 역겹다
123414563 16/08/06 [08:10] 수정 삭제  
  남자들이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노출이 자연스러운거고 여자들이 스스로 엄청나게 부끄러워하니까 여자노출이 없는거지 누가 억압했다고 난리야 벗어~ 남자들이야 좋~~~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가슴좀 만졌다고 성추행이라고 하지는 않겠네
카하 16/08/06 [13:12] 수정 삭제  
  멋지다!!! 사춘기 시절에 학교에서 브라 단속하던 기억,, 씁쓸한 단면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죠. 그게 여자들을 위축시키고 안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브라는 몸에도 안좋은데 왜 가리라고 강요하고 그렇게 교육시키냔 말입니다. 하리타님 기사 보다가 뭔가 울컥했네요. 언니들 멋지구요~ ㅎㅎ
ㄱㄱ 16/08/06 [22:28] 수정 삭제  
  확실히 한국 쪽은 벗어도 별 차이가 없긴 하겠네요
ㄱㄱ 16/08/06 [22:33] 수정 삭제  
  여성에대한 사회적인 차별이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이지만 최근 보면 페미니즘을 빙자한 낙오된 여성들의 울부짖음이 거슬릴 때가 많습니다. 그저 이성적인 매력이 없어서 경쟁에서 도태된 것인데 이것이 여성 혐오나 여성 차별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제발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자신이 인기없는 이유를 찾지마세요.. 예쁜 여자가 누구보다 대접받고 살기 좋은 나라가 한국입니다. (아 물론 여성혐오를 하는 낙오된 남성에게도 같은 말을 전합니다.)
ㅇㅇ 16/08/07 [09:37] 수정 삭제  
  잘생겼다면 여자를 대접한다는 생각 하고 살 일도 없었을텐데 불쌍한 넘...
ㅇㅇ 16/08/07 [09:38] 수정 삭제  
  잘생긴 애들은 여자 대접할 필요가 없어~
펜네 16/08/08 [14:07] 수정 삭제  
  너무 멋있다! 자유롭겠다. 우리나라도 가슴을 가리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고 자유로워졌음 좋겠다!
더럽 16/08/09 [04:48] 수정 삭제  
  누군가 허락없이 내 신체를 만져 수치심이 들면 성추행입니다 너 만지라고 내놓고 다니는줄알아요? 진짜 뇌에 우동사리든거 아닌이상 어떻게 저런생각을하지^^
ㅋㅋㅋㅋ 16/08/09 [16:18] 수정 삭제  
  위의 ㄱㄱ나 123414뭐시기같은 멍청이들이 빨리 지구 상에서 사라져야되는데
도요새 16/08/10 [11:30] 수정 삭제  
  오랫동안 기다리던 움직임입니다.
도요새 16/08/10 [11:33] 수정 삭제  
  이 기사를 페북에 퍼가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일다 16/08/10 [12:32] 수정 삭제  
  도요새님, 기사는 SNS를 통해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기사 하단에 [기사보내기] 버튼이 있는데요, 페이스북 아이콘을 누르면 페북에 공유 가능합니다~
비치발리볼 선수들 복장 16/08/10 [18:01] 수정 삭제  
  경험과 글 늘 잘보고있습니다.

생물학적 개념적으로 보자면 생리 임신 출산 모유수유 등 생명에 대해 주체적 메커니즘이 아닌 남자사람들이 유두를 마음대로 드러내는게 (심지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간섭한다는건) 오히려 생명에 대한 도착과 패륜인 이미지겠지요.

여기서 한국 방송국아저씨들의 ‘최애’인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 '여자'비치발리볼 복장을 언급안할수없네요.
여자선수복장은 비키니차림으로 경기특성상(?) 젊은/군살없는 여성의 가슴 배 가랑이 엉덩이 허벅지를 경기 내내 (한국이 개최해온 '여자'세계대회 방송들은 유교국가?라기엔 여자선수들 가랑이 훑는게 심함) 화면에 도배합니다.

반면, 젊은/군살없는 남자선수들의 몸은 헐렁하고 긴 복장으로 카메라시선 시청자들시선에 대해 철벽방어를 합니다.
비치발리볼에 맞는 삼각수영복은 (부끄러워서?) 못입더라도 탑이랑 붙는사각수영팬츠라도입고 배랑 허벅지라도 드러내면될텐데. 답답하고 더워서 안보게되더군요.
오히려 관중석의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몸매의 남성들은 거의다 웃통 벗고 흔들어대고 난립디다. (남자선수들이나 남자관객들이나 헐렁한 긴반바지 입고 막상 다리사이는 달랑?덜렁?거려서 좀 그렇더군요.)

즉, 위 글에서도 이중잣대 언급하셨듯 “일상에서 일반인 여성들은 맘대로 옷벗으면 안되고, 일반인 남성들은 맘대로 옷벗어도 된다, 동시에 눈요깃거리로 허락받은 경우에 젊은 군살없는 여성의 몸을 성적대상화할수있는데 이런 용도로 남성의 몸이 보여지는건 '불편'하다”는 메시지를 올림픽이 방송국이 조장 강화하고있죠.

운동선수들이 특히 경기가 방송될때 눈에 띄고 싶은건 당연합니다. 어느 남자비치발리볼선수가 경기 중 상의를 벗고 남자선수들도 비치발리볼에 맞는 복장을 해야한다고 일종의 시위를 한적도 있었죠.
문제는 결정권을 쥔 자들이 형평성있는 결정을 못하고 이미지의 왜곡을 가중시켜온 결과,

비치발리볼은 한국 방송국아저씨들과 일부(?) 한국남성들의 입맛에 꼭 맛는 경기복장이 되어버렸지요.
한국은 수년동안 ‘여자’세계비치발리볼 대회들만 개최(와 할머니주민들 동원, 대낮부터 생중계방송, 여자선수들 가랑이훑기)해온 것으로 기네스북에 올라도될듯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같은 심보로 일본의 성문화(중 남색은 빼고 여색만)는 누리고 싶은 일부(?) 남성들의 병리적 시선들과 꼰대짓들 사이에서, 찜질방에서조차 브라 못풀어서 힘드시다는 한국의 어머니들-여성들은 아랑곳않고 모든 예선까지 죄다 방송하고있는 올림픽 비치발리볼 생중계로 더 무덥고 답답한 한국의 여름 한가운데서

대리만족이나마...해방감을 상상이라도해봅니다. 감사합니다.
ㅇㅇ 16/08/11 [06:21] 수정 삭제  
  심리치료? ㅍ..그 "학문" 자체가 서구 남근중심주의의 산물일텐데 밖에서 유두 좀 앞으로 내밀어봤다고 그게 뭐 힘이 되겠소? 전형적인 탈김치 하고자 애쓰는 팔푼..
민들레 16/08/23 [09:13] 수정 삭제  
  ㅎㅎ 심리치료 글에는 댓글이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았는데, 이 글에는 난리났네요. 예전에 댓글 달다가 에러가 나서 안 된 걸 지금 보고 다시 답니다. 저도, 맨 첫번째 댓글처럼, 맨 마지막 문단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그 동안의 심리치료 받던 글들도 좋았지만, 이제는 아프고 힘든 과거보다는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두는 거 같아서 더 좋습니다. 29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 그 곳 독일에서, 계속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사시기를 응원할께요. 푸코가 한 것처럼, 젖꼭지의 계보학, 여성의 가슴에 대한 사회적 규제의 계보학, 뭐 이런 것이 궁금해집니다. 대체 언제부터 누가 여성의 가슴을 가리도록 규제한 건지, 브라는 누가 언제 처음 만든 건지, 예컨대 이런 것들이 궁금해지네요. 아무튼..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응원합니다. 앞으로의 글들도 기대합니다.
공갈 16/10/17 [22:10] 수정 삭제  
  아 빨고싶다
0 16/11/16 [20:53] 수정 삭제  
  음란물을 소비하던 습관들 때문인지 쉽사리 여성의 몸을 성적대상화하고 관음적이고 음탕한 시선으로 보는 남성들이 다수 입니다여기에 달리는 희롱성 댓글만 보더라도 그렇죠?시위라도 하면 낄낄거리고 희롱하는 남성들 많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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