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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폭행…혐오범죄 대책은?
성소수자 혐오범죄 예방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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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동성애자가 서울 종로3가 인근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회원이자 게이합창단 ‘지보이스’(G-Voice)의 단원인 20대 남성 A씨는 종로3가 쪽에서 합창 연습을 끝내고 뒤풀이하던 중, 만취한 30대 남성으로부터 “호모새끼들아”라는 욕설과 함께 얼굴을 가격 당했다. A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자는 도망치려 했으나 주변에 있던 남성 동성애자들에 의해 붙잡혔고, 이후 경찰서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았다.

 

성소수자에겐 어느 공간도 안전하지 않아

 

사건 당시 A씨는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부각되는 옷차림이나 행동을 하지도 않았으며, 뒤풀이를 하던 술집 문 앞에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는 남성 동성애자들이 종로3가에 많이 모여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해외의 혐오범죄 사례를 보면, (성소수자)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한 공간에서 혐오범죄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성소수자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인데, 한국의 경우 종로3가나 이태원이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그나마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에서조차도 성소수자는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인 것.

 

단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폭행 피해자가 된 사건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10월에도 종로3가 인근에서 남성 동성애자가 자신의 애인과 손을 잡고 걷다가, 지나가는 세 명의 남성들로부터 얼굴을 가격당한 사건이 있었다.

 

▶ 2016년 퀴어 퍼레이드 개막식에서 공연하는 게이코러스 G-voice   ⓒ사진 출처: 친구사이 홈페이지

 

폭행을 당해도, 신고 못한다?!

 

성소수자가 누군가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소수자 혐오’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범죄로 인해 성소수자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더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행동반경도 더욱 위축되는 악효과를 가져 온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일이 발생해도 성소수자가 자신이 당한 폭력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

 

2014년 <친구사이>에서 성소수자 3천1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LGBTI 사회적 욕구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5%가 직접 차별이나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차별이나 폭력을 당하고도 경찰이나 인권단체 등에 신고를 한 비율은 5.1%에 그쳤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는 ‘나의 정체성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가 67.4%로 가장 높았다.

 

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성소수자들은 폭력을 당해도 아웃팅(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이 알려지는 것)의 위험 때문에 ‘내가 잘못해서, 내가 나를 드러내서 이런 일을 당했다’고 자책하며 신고나 공론화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 혐오범죄가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지, 사태를 파악하는 일조차 어렵다.

 

차별과 폭력을 당하고도 신고를 하지 못한 이유로는 또 ‘신고해도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가 61.9%를 차지했으며,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알지 못해서’가 27.0%, ‘가해자의 위협이 두려워서’가 6.4%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응답은 혐오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마땅한 법이나 구제절차가 없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 2016년 국제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IDAHOT day)을 맞이해 ‘한국아이다호공동행동’에서 5월 14일 벌인 플래시몹.   ⓒ사진 출처: 친구사이 홈페이지

 

혐오범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돼야

 

이번 사건처럼 이례적으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여 가해자가 기소된다 하더라도 혐오범죄로 더 중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일반적인 폭행이나 상해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의 한가람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성소수자 혐오범죄’라고 규정하면서, 이미 혐오범죄 관련법이 제정되어 있는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은 연방차원에서 혐오범죄 방지법(Hate Crimes Prevention Act)을 통해 성적 지향, 성별정체성,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한 혐오범죄를 규제할 뿐만 아니라, 각 주별로 혐오범죄를 가중 처벌하고 있다. 또한 유럽 각국에서도 혐오범죄를 가중 처벌하는 동시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과 경찰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가람 변호사는 “한국에서도 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과 법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종걸 <친구사이> 사무국장은 ‘만약 당신이 성소수자 당사자로서 이런 혐오범죄에 노출된다면 바로 112에 신고해 현장을 보존할 수 있는 사진 등 증거물을 확보하라’고 전했다. 또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성소수자들이 그냥 참고 넘어가기보다 인권단체로 연락을 취하길 당부했다. “이런 사례들이 모이면 혐오범죄가 더욱 가시화될 것이고, 이후 혐오범죄방지법 등을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사이>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내부적으로는 회원들에게 혐오범죄에 대한 대처 요령을 담은 가이드북을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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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8/31 [09:57]  최종편집: ⓒ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t 16/08/31 [17:45] 수정 삭제  
  지금 종로... 씁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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