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레즈비언 활동가들 5년만의 재회

icWOW 자문회의, 공식적인 연대틀 마련

박이은실 | 기사입력 2003/10/05 [20:16]

아시아 레즈비언 활동가들 5년만의 재회

icWOW 자문회의, 공식적인 연대틀 마련

박이은실 | 입력 : 2003/10/05 [20:16]
지난 9월 19일~21일 3일 동안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 룸푸르에서 아시아 지역단체인 ‘정보센터 여성을 위한 여성(Information Center WOMYN FOR WOMYN, 이하 icWOW)’ 주최로 아시아 지역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활동가들과의 자문회의가 열렸다.

자문회의는 올해로 창립 3주년을 맞이하는 icWOW에서 지역 단체로서의 역할을 점검하고 각 국가 내 단체들의 기대를 들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필리핀, 한국 등 7개국의 단체 활동가들이 참여했으며, 각 국가 별 성적소수자들의 삶과 단체들의 활동내용을 공유했다.

1990년대 후반까지 나름대로 왕성한 활동을 펴왔던 아시아 지역 내 외에 거주하는 아시아 동성애 여성들의 연대망이었던 ‘아시아 레즈비언 연대 (Asia Lesbian Network, ALN)’가 쇠퇴하면서 그 동안 만날 기회가 딱히 없었던 활동가들에게 이번 icWOW 자문회의는 가뭄 속의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icWOW 창립자이자 대표인 포포씨는 이번 자문회의의 의의를 두 가지로 들었다. 첫째, 아시아 지역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단체들을 위한 인권활동 자료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성적소수자 인권을 위한 조사 연구 등을 활동의 축으로 삼고 있는 icWOW의 향후 전망을 각 국가 내 단체들과 함께 살펴보고 평가하고 계획을 세울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둘째, 참가단체들이 본격적인 아시아 연대망 재구축에 대해 합의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함으로써 ALN 이후 이렇다 할 연대망 없이 개별로 존재해왔던 아시아 지역 국가 내 여성 성적소수자 단체들이 곧 공식적인 연대틀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 ALN의 초창기 시절을 함께 한 경험이 있는 한 icWOW 자문회의 참가자는 “연대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매우 기쁘다”며, “새로 건설 될 아시아 지역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단체 연대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업과 사안들을 기획하고 실행해나가길 바란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번 자문회의 참가 단체들은2004년 10월경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 첫 아시아 지역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icWOW Asia Forum Regional Meeting’이라는 이름으로 내년에 개최될 이 행사는 이후 아시아 지역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운동 단체들의 공식적인 연대틀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는 icWOW에서 지난 2002년 제안 해 운영 중인 ‘아시아 여성 성적소수자 단체 포럼(Asia Forum of LBTQ Womyn’s Groups/Organizations, Asia Forum)’을 통해 준비해나가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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