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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기 싫은 장소, 카페 ‘커먼피플’
[두근두근 길 위의 노래] 사라져가는 곳들을 아쉬워하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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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의 음악가’가 되어 새로운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이내의 기록입니다. -편집자 주

 

▶ 부산 중앙동 원도심에 있는 카페 '커먼피플'  ⓒ이내

 

영국에서 알고 지내던 친구가 늘 하던 말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게나 상품은 늘 빨리 없어진다는 것이다. 대중적이거나 잘 팔릴 것들보다는 독특하고 자기 색깔이 분명한 것들을 좋아하던 그 친구의 취향에 나는 늘 감탄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그녀의 취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하는 것들로 증명될 때가 많았다.

 

최근에는 나에게도 그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두근두근 길 위의 노래”를 연재하며 소개했던 장소들 중에서도 이제 더 이상 찾아갈 수 없는 곳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태어나고 죽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 테지만, 나의 연재는 이제 막 2년을 넘겼으니 그 사라지는 속도에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자매가 운영하는 카페 ‘커먼피플’의 매력

 

몇 달 전, 친구의 소개로 부산 중앙동 원도심에 있는 카페 ‘커먼피플’을 알게 되었다. 이미 지어진 오래된 건물과 건물 사이에 지어졌을 것만 같은 좁고 기다란 작은 건물 1층. 구석구석 누군가의 정성과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도 튀지 않는 편안한 느낌을 가진 곳이라는 게 첫 인상이었다.

 

친 자매 두 분이 운영하고 있는 이 아기자기한 카페는 벌써 생긴지 3년이 넘었다고 했다. 그 동안 모르고 지냈다는 게 아쉬워질 정도로 마음에 쏙 드는 곳이었다. 하지만 카페 ‘커먼피플’에 마음을 빼앗긴 이유는 외관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녀들의 ‘환대’였던 것 같다.

 

▶ 동네 작당의 홍보를 자처해주는 커먼피플 카페. ⓒ이내

우리 활동을 홍보할 곳이 필요한 포스터가 생겨서 처음으로 그 곳에 붙여달라고 부탁했을 때부터 알 수 있었다.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후 한 번도 귀찮아하지 않고 우리 동네 작당들의 포스터를 홍보해주었다.

 

가끔 내 노래가 거기서 흘러나오기도 하는데, 그것도 그 분들이 먼저 내가 동네가수라는 것을 알고 음반을 사 주셨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음반을 판매도 해주고 계신다. 자신들에게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 일인데도.

 

‘커먼피플’에 갈 때마다 카페의 큰언니 사장님이 직접 구운 케이크를 웃으며 내어주시고 작은언니 사장님이 과일을 내어주시는 걸 보면서, 이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보통의 카페와는 다르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어느 금요일 점심, 처음으로 ‘호미씨 도시락’을 함께 먹은 친구들이 ‘커먼피플’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내어주시는 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호미씨 도시락은 자연농 실험을 하면서 친환경 제철 재료로 도시락을 만드는 ‘호미씨’의 친구들이 나의 작업실 ‘따뜻한 시도’에서 금요일 점심도시락을 팔고, 나와 윤규택이 도시락 버스킹을 하는 이벤트다. 관련 기사 링크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7548)

 

평일 오후에 그곳에 앉아서 친구들과 티타임을 가지는 기분이 이상하게도 참 좋았고, 이후로는 ‘호미씨 도시락’을 먹은 금요일 오후에 그곳으로 가는 게 자연스러운 코스가 되었다. 그 시간이 늘 기다려지는 마음은 나 혼자만 느끼는 게 아니었다. 정성과 시간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장소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느끼는 평화롭고 다정한 마음은 도시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 호미씨 도시락을 먹고 커먼피플에서 티타임을 갖는 오후.  ⓒ이내

 

휴무일 아침, 분장실로 변신한 카페

 

동네 작당의 홍보를 자처해주는 ‘커먼피플’ 카페의 사장님들은 이제 동네가수의 매니저 역할까지 맡아주시곤 한다. 근처 제법 큰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게 되어 평소에 잘 하지 않는 메이크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자매 사장님들이 방편을 마련해주었다.

 

카페 문을 열지 않는 토요일 아침 ‘커먼피플’은 분장실로 변신했다. 메이크업을 잘 한다고 소문난 큰 언니 사장님의 중학생 딸이 출동해서 예쁘게 화장을 해주었다. 큰언니는 헤어를 맡아주셨다. 공연 준비하며 마시라고 여러 명이 마실 수 있는 커피도 포장해서 손에 쥐어주셨다. 그날 아침의 재미난 장면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 일인데도 자기 일처럼 함께 해주신 것이다.

 

친구가 된 카페 ‘커먼피플’에서 지금까지 두 번 노래를 불렀다. 첫 번째는 서울에서 이 공간을 아끼는 한 뮤지션이 와서 하는 공연을 보러갔다가, 사장님들의 추천으로 한 곡 불러 즉석 게스트가 되었다. 두 번째는 작은언니 사장님이 페이스북에 내 노래가 듣고 싶다는 댓글을 남기셔서, 기타를 들고 찾아가 한 사람을 위한 노래를 불렀다.

 

▶ 카페 문을 열지 않는 토요일 아침, 커먼피플은 분장실로 변신했다.  ⓒ이내

 

‘커먼피플’에서 생긴 많은 추억들은 어딘가 재미있고 독특한데 또 평범하고 따뜻하다. ‘보통 사람들’이라는 가게 이름이 가진 뜻처럼 우리는 모두 특별하고 동시에 평범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제 잠시 방학을 가졌던 ‘호미씨 도시락’이 곧 돌아온다. 이번에도 도시락을 함께 먹고 ‘커먼피플’에서 모일 시간이 기다려진다. 하지만 그 시간이 얼마만큼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게 되었다. 건물주가 건물을 부동산에 내어 놓았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이다. 알게 된 지 1년도 안된 이 가게에서 아직 못 해본 게 너무 많은데,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커먼피플’과 자매 사장님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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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18 [18:20]  최종편집: ⓒ 일다
 
원도심라이징스타 16/09/19 [00:20] 수정 삭제  
  정말 예쁜 카페인데 힝 ㅜ
까망 16/09/20 [14:55] 수정 삭제  
  나도. 아쉽게 사라져버린 곳들이 떠오른다. 그속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궁금해집니다. 즐겁고 따뜻한 공간을 만든다는 게 고마운 일 같아요. 이젠.
rim 16/09/29 [15:31] 수정 삭제  
  정겨운 곳들이 가볍게 사라져갑니다. 그게 우리 사회인 것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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