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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고 싶어 죽겠어” 세월호 엄마들의 뜨개전시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 <그리움을 만지다>展
<여성주의 저널 일다> 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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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을 만지다> 전시를 기획한 정은실 작가의 작품 ⓒ촬영: 화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만천하에 밝혀지면서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도 진실을 향한 희망의 촛불이 계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상식적인 나라’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청와대 안까지 전해졌는지,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세월호 미수습자를 찾아달라는 피켓을 들면 경찰들에게 ‘추운데 고생하셨다’, ‘힘내시라’는 말도 듣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탄핵 결정을 하지 않은 헌법재판소 앞은 전쟁터입니다.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하라’, ‘계엄령 선포하라’고 외치는 분들은 ‘놀러갔다가 죽은 애들 핑계로 나라에 돈 내놓으라고 떼쓰는’ 세월호 피켓을 든 분들에게 욕설을 하고 폭력을 휘두르기도 합니다. 그래도 예전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던 경찰들이 점점 ‘태극기 어르신’들의 욕설이나 폭행을 저지해주어, 이제 조금은 상식적인 나라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세월호 참사 1035일이었던 지난 월요일, 저는 청운동 피켓팅을 마치고 헌재 앞 피켓팅을 하면서, 대형 태극기를 온몸에 두르고 2단으로 이어붙인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으로 흔들던 여성노인에게 ‘잘 몰라서 한심한 짓 하고 있다’며 책망을 당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분으로부터 ‘일베’에서 만들었다는 ‘진짜 뉴스’를 전해 들었습니다. 이미 밝혀진 ‘팩트’들을 이상한 프레임으로 편집해서 세월호 유가족은 ‘빨갱이’로 만들고, 촛불 민심은 ‘김정은의 선동’에 의한 것으로 만든 이야기를 상세하게 듣게 된 것입니다.

 

서울 광장의 ‘애국 텐트’에는 30년 보던 조선일보를 끊고 ‘일베를 통해 진실을 접하고 있다’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일베에서 접한 뉴스만이 진실’이라고 믿고 대한민국이 ‘가짜 뉴스에 속고 있다’고 믿으면, 세월호 유가족도 촛불 시민들도 미워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국 텐트’와 가까운 곳에 있는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세월호 엄마들의 뜨개전시’ <그리움을 만지다>를 보러 가는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리움을 연결하는 뜨개질

 

무거운 마음으로 들어선 전시장에는 사람들의 밝은 미소와 온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알록달록 예쁜 뜨개 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시장 입구에는 부드러운 힘이 느껴지는 ‘이웃’들이 인사를 건네며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중앙에 놓인 마루 여기저기에 걸터앉아 뜨개질을 하거나 담소를 나누고 있는 관람객들이 모습을 보며, 이제야 안전한 집으로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 서울시청 시민청 <그리움을 만지다>展.  마루에 앉아 함께 뜨는 목도리 ⓒ촬영: 화사

 

전시장 입구에 이어진 벽을 따라 처음 만날 수 있는 커다란 천에는 전시에 참여한 엄마들의 이름이 고운 글씨로 크게 적혀있습니다. 그 옆에는 아이들이 마지막에 너무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웠을까 봐 괴로워하는 유가족들에게 ‘아이들이 따뜻한 곳에서 즐겁게 놀고 있을 것’이라고 위로를 건네는 김선두 화백의 그림을 모티브 삼아, 이 전시를 기획한 정은실 작가의 다정한 마음이 느껴지는 바느질 작업이 걸려있습니다.

 

그 옆으로 ‘엄마들의 경감되지 않는 그리움’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초록 실타래의 실을 따라가면 ‘이웃 치유자’(이웃의 봉사자)들이 엄마들과 나눈 이야기를 기억해서 적어놓은 글귀들은 만날 수 있습니다.

“만지고 싶어 죽겠어.
너는 내가 보고 싶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가슴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불쑥 올라옵니다. 하지만 울고 싶지는 않습니다. 눈물에 가려서 엄마들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온전하게 보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엄마들이 그 일을 당했을 때에는 고마운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화만 나고 슬프기만 하고 고마운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그랬는데, 뜨개질을 하면서 치유가 되니까 고마운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각이 나기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드리기 위해서 뜬 거예요. 그래서 저 작품은 전시가 끝나면 작품과 편지를 선물로 같이 보내드릴 거예요.” 

 

전시장 한쪽을 가리키며 ‘이웃 치유자’ 한 분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이야기해주셨습니다.

 

▶ <그리움을 만지다>展. 너를 만지고 싶어 ⓒ촬영: 화사

세월호를 계속 이야기해 준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부터 아이의 사진이 없어 슬퍼하던 엄마에게 아이 사진을 모아서 보내준 중학교 담임선생님, 아이를 물 밖으로 데리고 와준 민간 잠수사와 아이의 이야기를 기록해 준 <4·16 단원고 약전> 작가, ‘저렇게 싸우면 뭐하나, 세상은 조금도 바뀌지 않는데.’ 모든 게 부질없다 생각하던 엄마가 ‘조금씩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며 앞장서서 쉴 새 없이 싸워준 다른 희생자 엄마에게 보내는 선물까지, 고마운 사람들이 많아진 엄마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아름답고 감사합니다.

 

‘이웃’에 있는 마루처럼 함께 눕고 앉을 수 있게 만들어놓은 둥근 마루를 포근하게 덮고 있는 대형 러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합니다. 관람객들은 마루에 앉아 쉴 수도 있고, 전시기간 동안 계속 이어서 뜨는 대형 목도리 작업에 참여할 수도 있고 컵받침을 만들어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차가운 시멘트 천장을 덮어 아늑한 공간으로 만들어준 지붕-설치물은 엄마들이 만든 2,800개의 컵받침을 ‘이웃 치유자’들이 이어 만든 것입니다. 마냥 힘겹고 외롭기만 했던 엄마들의 그리움을 연결해서 서로 치유할 수 있게 돕고, 다른 외롭고 아픈 사람들을 찾아 뜨개 선물들을 나눌 수 있도록 연결하고, 이 예쁜 마음들을 서로 나눌 수 있게 도와준 ‘이웃’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치유 공간 이웃’에서는 밥상이 가장 중요해

 

‘치유 공간 이웃’은 ‘밥을 할 수도, 잠을 잘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던’ 엄마들이 밥을 먹을 수 있게, 일상을 해나갈 수 있게 돕기 위해 2014년 9월에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합니다. ‘혼자 있기도 두렵고 누구를 만나기도 두렵던, 이불 속에 갇혀있게 될 것 같아서 서명을 받으러 나가면 손가락질 당하던’ 엄마들이 손잡고 얘기하고 같이 울고 같이 밥 먹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웃’이었던 것입니다.

 

“‘이웃’에서는 ‘치유밥상’이 가장 중요해요. 왜냐하면 엄마들은 밥도 하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못하세요. 그니까 저희들은 어떤 마음이냐면, 병이 든 딸이 친정에 왔을 때 엄마가 따뜻한 밥을 해서 먹이는 그 마음으로 ‘이웃 치유자’들이 밥을 해가지고 엄마들한테 밥을 드려요. 지방에서 쌀 보내주시는 분도 있고요, 일주일에 한 번씩 반찬 해서 보내주시는 분도 있고요, 고등어 가지고 오시는 분도 있고요. 이제 그런 것들을 다 모아서 밥을 해서 드려요. 치유밥상이 이웃에서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전시에서 그걸 다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전시장의 여건 때문에 치유밥상 대신 매일 오후 두시부터 세시 사이에 냄새가 나지 않는 간단한 다과를 나누기로 했다고 합니다. 전시 준비의 모든 과정을 친절하게 보여주는 영상 속에서 엄마들이 웃는 모습을 보며, 저도 이제는 조금 덜 미안해하고 조금 더 웃어도 되겠다고 안심이 되었습니다.

 

▶ <그리움을 만지다>展. 아이 이름부터 넣고 엄마 이름을 넣은 라벨이 붙은 컵받침들. ⓒ촬영: 화사

 

따뜻한 마음으로 전시장을 나서는데, ‘이웃 치유자’께서 떡 한 봉지를 챙겨주셨습니다. 감사함으로 꽉 찬 마음과 달리 허기를 느끼고 있던 터라 즐거운 마음으로 떡을 입에 넣었습니다. 꿀이 톡 터져 나와 쫄깃한 떡과 어우러지면서 행복감이 느껴졌습니다. 순간, 불과 한 시간 전까지 추운 거리에 서서 태극기를 흔들며 저에게 ‘독’을 토해내던 분이 떠올랐습니다. 그분도 이곳에 와 엄마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런 저의 바람이 현재로선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알기 때문에 다시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전시장을 방문하기 얼마 전, 한 남성노인이 갤러리에 들어와 큰 소리로 욕을 하고 갔다고 합니다. 지난 주말에도 태극기를 들고 여럿이 들어와서 ‘잔뜩 겁을 먹고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전시장에 와서 위협하는 일이 제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림 속에 별로 그려진 아이들이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움직이는 것만 보아도 기뻐서 눈물 흘리는 엄마들의 마음이 더 이상 다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엄마들의 곱고 따뜻한 마음을 만나러 와주세요.

 

※ 세월호 엄마들의 뜨개전시 <그리움을 만지다>
-기간: 2월 19일(일)까지 오전 10시~오후 8시
-장소: 서울시청 시민청 갤러리
 (17일-19일 오후 3시에는 뜨개질을 해온 엄마들과 이야기 시간이 마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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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2/15 [14:09]  최종편집: ⓒ www.ildaro.com
 
Mars 17/02/16 [03:48] 수정 삭제
  세월호 유가족들 소식 감사합니다~
샤프곰 17/02/16 [09:15] 수정 삭제
  이번 주말에는 저도 아이들 데리고 가봐야 겠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화이팅!!
ㅅㅍ 17/02/16 [14:15] 수정 삭제
  이제 세월호 타령 그만들 하시게나.
누니 17/02/16 [16:08] 수정 삭제
  세월호 얘기는 평생 해야합니다. 그만하다니요...슬프네요
나인 17/02/16 [23:01] 수정 삭제
  저도 한 땀 뜨고 오고 싶네요 눈물이 핑 돕니다..
Lea 17/02/17 [20:03] 수정 삭제
  세월호 타령 이라니요?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그배에 탔어도 그런소리 할건가요?세월호는 영원히 잊혀질수 없습니다
kali 17/02/20 [10:19] 수정 삭제
  가보지 못했는데 덕분에 사진과 글로나마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해요.
물물 17/02/27 [00:18] 수정 삭제
  ㅅㅍ님,우리는 계속 세월호 타령을 해왔고,하고 있고,할 것입니다.그만하라는 당신의 언어 속에 당신의 무지와 무관심과 이기심이 함빡 들어있음이 느껴집니다.
사야 17/02/28 [10:31] 수정 삭제
  가스통할배는 이런데도 나타나다니 ㅋㅋㅋ 세월호 검색해서 왔나보다. 정말 소름끼치는 말종들. 밥이 아깝고 공기가 아깝다 빨리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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