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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뭐야?”라고 묻는 사람들
<초보여행자 헤이유의 세계여행> 바라나시, 갠지스 강변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헤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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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여행자 헤이유의 세계여행 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서른여덟에 혼자 떠난 배낭여행은 태국과 라오스, 인도를 거쳐 남아공과 잠비아, 탄자니아, 이집트 등에서 3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혼+마흔+여성 여행자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공유합니다. -편집자 주

 

# 여행자들을 사색하게 하는 바라나시의 강변

 

아침에 일어나면 무엇엔가 홀린 듯이 갠지스 강변(갓트)을 걷는다.

 

인도 바라나시에서 꼭 해야 하는 것. 아시가트부터 바라가트까지 걷기, 화장터에서 시체 한구가 들어오고 다 탈 때까지 바라보기, 일일 일 라씨와 짜이 마시기.

 

▶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라나시의 강변은 언제나 여행자들을 사색하게 한다.  ⓒ헤이유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라나시의 강변은 언제나 여행자들을 사색하게 한다. 바라나시는 내 여행의 가장 특별한 곳이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시간이 지났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다니….

 

비가 몰려 온 덕에 이틀간은 질척거리는 바라나시의 좁은 골목들을 소똥 피해가며(그래봤자 다 섞여서 진흙이 소똥이고, 소똥이 개똥이고, 사람오줌이고 뭐~) 여행자 거리까지 거리 익히기가 한 일의 전부였다. 물론 아직도 모른다. 난 평생 알 수 없을 바라나시의 골목골목들. 정말 늘 새롭고 신선하다.

 

혼자 시간이 날 때마다 갓트에 나간다. 처음 갓트에 갔을 때는 오래된 건물들과 강만으로도 좋았다. 작은 화장터에서 몇 시간이고 앉아서 하염없이 시체 한구가 다 탈 때까지 그들의 의식을 바라본다.

 

그리고 언니에게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최초의 편지의 대상은 그래서 친언니가 되었는데…. 아마도 발송은 하지 못할 듯하다.

 

▶ 바라나시 겐지즈강에서 매일 펼쳐지는 화장 의식    ⓒ헤이유

 

# 길고 느린 걸음의 여행이 좋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갓트에 가서 해 뜨는 것을 보거나, 해 지는 걸 보고~ 성스런 총각들의 푸자 의식을 보는 일. 인도인들과 실없는 말을 주고받고, 친해진 악기상 마헨드라에게 가서 짜이나 얻어먹으며, 하늘하늘 이쁜 일본남자애에게 농담이나 걸고, 옆집 영수네 가서 돈도 안내고 곁눈질로 배워 종일 노가리 까며 팔찌 만드는 일상.

 

게스트하우스 옥상에 앉아 내공 있는 매니저가 틀어준 멋진 한국 음악을 들으며 빨래 냄새나 맡는 일상이 좋다. 그래서 다음 일정을 취소하고 바라나시에 눌러 앉기로 했다. 시바신이 자신의 결혼식에 날 초대했다는 뻥이나 치면서…

 

여행 일정이 덕분에 꼬였다. 그 덕에 가고 싶은 곳에서만 길게 잡게 되는, 군더더기 없는 여행이 되고 있다. 누군가에게 “나 거기 가봤어!”라고 말할 수 없는 여행자가 되어 조금 서운하긴 하지만. 이렇게 길고 느린 걸음의 여행이 참 좋다.

 

혼자서 저녁에 영화를 보러 가면서 인도인들이 끊임없이 호객 행위에 장난을 거는 게 내 여행의 모습일 거라곤 생각지 못했지. 아무튼 내가 여행자와 현지인의 중간 마음으로 바라나시에 살고 있다는 것이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러고 보니 콜카타에서도 그랬다. 아마도 나는 현지 친구들과 잘 친해지는 편인데, 그것이 나를 현지화시키는 가장 빠른 이유인듯하다.

 

▶ 다음 일정을 취소하고 눌러 앉게 된 바라나시. 내 여행의 가장 특별한 곳이다. ⓒ헤이유

 

# 인생은 보트야

 

“what is life?”

바라나시의 보트보이 친구가 묻는다. 실없는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도 “인생이 뭐야?” 라고 묻는다.

 

“인생은 보트야.”
“왜?”
“보트는 물살을 거스르기도, 따르기도 하니까.”

 

바라나시에서는 갓트에 있는 염소도 철학적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화장터에서는 소와 염소가 화장터의 시체에게 바쳐질 꽃을 뜯어 먹고, 개들은 시체의 살점을 먹고 살아가는 곳. 갠지스 강에 시체가 떠다니고, 그 한 켠에서는 목욕과 빨래와 물을 길러가는 곳.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라나시.
이곳에서 벗어나려면 아마도 실연의 아픔을 겪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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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19 [14:54]  최종편집: ⓒ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독자 17/04/27 [19:50] 수정 삭제  
  저도 넋놓고 마음의 여행까지 할 수 있는 여행을 꿈꿉니다. 작가님의 새계여행과 여행방식이 영감을 줍니다. 언젠가 저도 떠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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