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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1주기, 아직도 변하지 않은 세상
“우리의 두려움은 용기가 되어 돌아왔다” 추모제를 앞두고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김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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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7일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주기 추모제를 앞두고 ‘불꽃페미액션’의 김이봄 님이 기고한 기록입니다. -편집자 주

 

#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

 

1년 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의 분노 속에서 뒤틀린 사회의 모습이 드러났다. ‘피해여성이 술을 마신 것도 아니고,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것도 아닌데…’라는 전제로 시작되는 말들,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해서 죽였다’고 자백하는 살인범, 그 말을 듣고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결론 내리는 국가, 그리고 죽음 앞에서 남녀 편 가르기 하지 말라고 소리 지르는 사람들까지.

 

모든 여성들이 언제 자신을 향할지 모르는 폭력과 살인을 조심해야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도, 이를 개인 차원의 문제이지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어떤 여성이든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살인의 희생자가 될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 2016년 5월 강남역 10번 출구 앞.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과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의견을 적은 포스트잇. ⓒ출처: 페이스북 <강남역 10번 출구> 페이지

 

그러나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목소리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거리로 나가서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했다. 이 일이 왜 일어났을까. 우리는 첫 번째 추모집회를 통해 피해여성 한 사람이 아닌 여성 모두의 일이라는 것을 아프게 자각했다.

 

누가 본질을 흐리는가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지하철 출구 주변은 애도와 슬픔의 포스트잇으로 뒤덮였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대립들과 부딪혔다. 먼저 전제하고 싶은 것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아픔이 먼저’라는 것이다. 추모의 목소리 속에서 당사자를 배제한 이야기가 나오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남혐과 여혐의 싸움으로 몰고 가지 말라’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여성들이 안전하게 살 수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야기하기도 전에, 남자들은 자신들을 ‘잠재적 가해자’ 취급을 하지 말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그 분노는 누구를 향한 것일까? 그 자리에 갔더라면 살해당했을지 모를 여성들에게 다시금 초점 맞춰졌다.

 

경찰과 검찰은 여섯 명의 남성들을 지나친 후 화장실에 들어간 여성에게 범행을 저지른 사건 CCTV 영상을 보고도, 피의자의 직접적인 진술을 듣고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우리 법 또한 혐오범죄에 대해 명시한 바가 없다. 공권력에게 약자를 향한 분노와 혐오, 그만큼 범죄에 취약해지는 사회적 약자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다. 3일에 한번 꼴로 여성이 죽어가는 나라에서.

 

▶ 2016년 5월 27일 대검찰청 앞.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라고 규정하지 않는 공권력에 F학점을 주는 퍼포먼스. ⓒ불꽃페미액션 제공

 

# 여성혐오 범죄는 여성 탓?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 같은 범죄는 처음도, 마지막도 아니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치마 길이와 술 마신 정도에 따라, 여성혐오 범죄에 노출되는데 여성 개인의 책임이 있다고 주입 받아 왔다. 어렴풋이 이상한 것을 느끼면서도 무의식 속에서 스스로를 재단했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이 날을 만든 세상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 이후로도 여전히 여성들은 끊임없이 여성혐오 폭력과 마주한다. 우리는 클럽에 간 것,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것, 밤늦은 시간에 돌아다닌 것, 예쁜 것 혹은 예쁘지 않은 것 등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혐오와 폭력이 정당화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 여성의 선택이 범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입하는 모든 것들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이제 성교육에서 ‘성범죄는 100% 가해자 잘못’이라는 전제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나 또한 처음으로, 7년 전 겪었던 성추행을 엄마에게 말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덧붙여 이야기할 힘 또한 생겼다. 성범죄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라며, 부모님이 나의 선택과 행동반경을 제한한 것은 나로 하여금 더욱더 고통을 이야기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2016년 5월 17일. 그 날 이후 폭력의 피해자를 향한 칼날을 녹이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다시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모일 것이다. 여성을 향한 범죄가 계속되고 있는 세상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당하지 않기를 기도할 것이다.

 

▶ 범페미네트워크 주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주기 추모제 <우리의 두려움은 용기가 되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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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15 [09:14]  최종편집: ⓒ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얀새 17/05/16 [07:58] 수정 삭제  
  벌써 1년이 되었네요 마음이 씁쓸합니다 세상은 작년에 비해 조금이라도 바뀌었기를.
김씨 17/05/18 [14:30] 수정 삭제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이 사건을 왜 여성혐오로 몰아가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단순히 남성이 여성보다 생물학적으로 더 강할 확률이 높으니깐,살인을 하기 위해 남성을 보내고 피해 여성분에게 해코지를 한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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