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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와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
<블럭의 팝 페미니즘> 여성 재즈연주자들의 존재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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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스트림 팝 음악과 페미니즘 사이의 관계를 얘기하면서 우리가 일상에서, 대중문화 사이에서 페미니즘을 드러내고 실천으로 이을 가능성까지 찾아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는 전업으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합니다. [필자 블럭]

 

팝 페미니즘이라고 하면서 팝 음악 내에서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팝과 같은 페미니즘을 팝 페미니즘이라고 하기도 한다. 가끔씩 팝 페미니즘을 언급하는 미국 허핑턴포스트의 경우엔 팝 음악 내에서의 페미니즘을 팝 페미니즘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온라인 게시판에서 페미니즘이 이슈가 되어 많은 논의가 오가게 되면서, 페미니즘이 팝 음악이나 팝 문화처럼 소비되는 현상을 두고 ‘파퓰러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쓰는 경우를 간혹 보았다. 아직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뚜렷하게 이야기가 정리된 바는 없다.

 

나는 전자와 후자의 의미를 모두 자연스럽게 아우르는 것이 팝 페미니즘이 아닐까 생각한다. 팝 음악에서 페미니즘이 드러나는 순간을 통해 페미니즘은 보다 자연스럽게 대중의 일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러한 경우가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렇게 팝 페미니즘이 대중음악에서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나면, 이제 대중음악을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에 관해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대중음악 역사를 이야기할 때 누군가는 18세기부터 시작됐다고 하고, 누군가는 20세기 초 음반이 생겨나고 라디오가 보급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학자마다 조금씩 주장하는 바가 다르지만,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것은 현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바로 재즈와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

 

재즈, 남성들의 음악?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재즈와 페미니즘의 상관관계는 결국 재즈와 성차별에 관한 이야기로 정리될 수 있다. 여전히 남성연주자 수에 비하면 여성연주자 수는 턱없이 적다. 상대적으로 명맥을 유지해 온 보컬 쪽에서는 여성 보컬이 많이 존재하고 또 강세를 보이지만, 연주자 영역에 있어서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 2006년 12월에 발매된 Bessie Smith의 대표곡이 실린 앨범 <Empty Bed Blues> 자켓

 

‘재즈 시대’라고도 말하는 1920년대 “Flappers”라고 불렸던 미국 신여성이 등장했던 시기에, 재즈에서도 대표적인 여성 보컬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장 손꼽히는 이는 블루스의 여제라 불렸던 사람, 베시 스미스(Bessie Smith)다. 재즈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사회의 성별 영역에서도 변화가 있던 시점이 바로 재즈 시대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여성 재즈 보컬이 탄생할 수 있었다.

 

당시에도 러비 오스틴(Lovie Austin)이라는 여성연주자가 피아노 연주자이며 밴드의 리더였지만, 여전히 여성연주자는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이에 관한 추측은 분분하다. 아무래도 연주는 (보컬에 비해)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컸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위문 공연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비로소 여성이 프론트맨으로 설 수 있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가장 지배적인 의견은 역시 재즈 신(scene)이 일찌감치 형성해 놓은 분위기다. 재즈는 거친 음악이라는 이미지와 담배, 술, 약물이 만연하던 재즈 음악가들의 환경이 여성의 진입장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직도 재즈 연주자들이 마약과 술, 담배를 즐긴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재즈 음악을 둘러싼 분위기가 남성중심이라는 점은 지금도 유효한 지적이다.

 

1970s 페미니스트 재즈 그룹의 등장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가진 여성음악가들은 소수지만 꾸준히 등장했고, 오랜 시간 이름을 알린 이도 있다. 오늘 소개할 사람들은 ‘페미니스트 임프로바이징 그룹’(Feminist Improvising Group, IFG)이다. 1960년대는 프리 재즈 무브먼트가 형성되며 아방가르드 재즈, 프리 재즈가 하나의 양식으로 발전하는 과정이었다. 이후 1970년대에는 록과 재즈의 결합인 퓨전 재즈가 주류처럼 형성되었지만, 그 시절 지금도 뛰어난 보컬로 손꼽히는 매기 니콜스(Maggie Nicols)와 바순 연주자 린지 쿠퍼(Lindsay Cooper)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그룹이 IFG다.

 

▶ 1977년 활동을 시작한 페미니스트 임프로바이징 그룹(Feminist Improvising Group, IFG)

 

매기 니콜스는 곡예에 가까운 화려한 보컬 퍼포먼스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린지 쿠퍼는 재즈와 록의 결합에 있어 다양한 실험을 선보이는 연주자였다. 남성중심 사회에 도전장을 던졌던 이 그룹은 평단의 좋은 반응은 얻어내진 못했으나, 일찌감치 퀴어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기조와 앞서 나간 퍼포먼스로 음악 팬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1977년부터 활동을 시작했고, 적극적으로 페미니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음악적으로도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 재즈에 있어 좋은 역할을 했다. 당시 유행했던 재즈 퓨전과는 반대편에 있었지만, 명맥이 끊어져가는 사조를 부활시켰다는 점에서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동시에 기존 재즈 음악가들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사회적인 이야기를 꺼냈고, 성차별과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에 반대했다. 이들은 시스젠더 헤테로 남성중심의 재즈 음악 신에 반기를 들었다. 때문에 극찬 아니면 혹평이라는 극단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음악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상상력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IFG는 음악으로 메시지를 실천한 셈이다.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 재즈는 비밥부터 쿨 재즈, 소울 재즈 등 기존 음악가들이 연주하고 또 완성해온 문법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형식을 거부한 것이 형식이었고, 기존 문법의 틀에서 벗어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워낙 연주도 어렵고 듣는 이도 그 감흥을 따라가기 어렵다 보니 프리 재즈, 아방가르드 재주 자체가 다수의 사랑을 받지는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으며 그만의 매력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이후 여성 연주자들이 연대하고자 만들었던 밴드와 음악적 시도는 재즈 신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재즈음악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브리아 스콘버그(Bria Skonberg)는 2000년대 중반에 ‘마이티 애프로다이티’(Mighty Aphrodite)라는 여성으로만 구성된 앙상블을 공동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 최근 재즈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트럼펫 연주자 브리아 스콘버그(Bria Skonberg)

 

재즈역사에 남지 않은 여성연주자들

 

시간이 지나며, 특히 21세기 들어와 여성연주자의 등장은 확실히 많아졌지만, 여전히 실력이 아닌 여성이라는 존재 자체만으로 평가받기 일쑤다. 과거와 다르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를 받지는 않지만, 여성이라는 성별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음악가의 정체성으로 규정되는 것은 가부장적인 현실의 한계를 보여준다.

 

특히 과거의 음악을 조명할 때, 여성음악가들은 당시 뚜렷하게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기록과 평가에서 부재 상태가 되어버리곤 한다. 수많은 재즈역사에 관한 저서를 보면 여성음악가, 특히 여성연주자에 관한 기록이 담긴 문단을 찾기가 힘들다. 미 공영 방송 NPR을 포함해 여러 매체가 이러한 성차별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재즈 신 전반에서 보면 작은 흐름이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여성 재즈연주자를 보고 싶고, 이를 위해 음악 팬들이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 자료 더 읽기]

-Kelsey Klotz, “재즈에서 여성의 부재” -라라랜드와 위플래쉬는 재즈를 거의 완전히 남성적인 영역으로 표현하고 있다. The Common Reader(2016-01-09) http://bit.ly/2tCZtfh

-Patrick Jarenwattananon, “안녕 숙녀들: 재즈 신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NPR Music (2010-11-12) http://n.pr/2vAZXQc

 

※ 베시 스미스(Bessie Smith) Down Hearted Blues (Audio) 1923 http://bit.ly/2gWcfj0

※ 린지 쿠퍼(Lindsay Cooper)의 바순 연주 영상 1982 http://bit.ly/2uPeKcv

※ 매기 니콜스(Maggie Nicols)의 보컬 영상 2013 http://bit.ly/2uZwL8B

※ Mighty Aphrodite Jazz Band 영상 2009 http://bit.ly/2gWL8nH

※ 브리아 스콘버그(Bria Skonberg)의 트럼펫 연주 영상 2012 http://bit.ly/2tTiqV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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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24 [20:26]  최종편집: ⓒ 일다
 
ㅇㅇ 17/07/25 [14:36] 수정 삭제  
  웃고간다ㅋㅋ
냉국수 17/07/25 [17:14] 수정 삭제  
  기사 읽고 유튜브 보다가 재즈 삼매경 ㅎㅎ
ㅇㅇ? 17/07/25 [23:26] 수정 삭제  
  웃고 가긴 뭘 웃고 감? 감상도 뭣도 아닌 그런 식의 댓글 달면서 저열하게 살지 마세요..
독자 17/07/27 [13:34] 수정 삭제  
  린지 쿠퍼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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