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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받는 아동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하란의 No Woman No Cry] 아동학대 살펴보기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최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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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자기방어 훈련과 몸에 관한 칼럼 ‘No Woman No Cry’가 연재됩니다. 최하란 씨는 스쿨오브무브먼트 대표이자, 호신술의 하나인 크라브마가 지도자입니다. [편집자 주]

 

가장 약한 자에게 가해지는 폭력

 

셀프 디펜스(self-defence) 교육과 공부를 할수록 폭력이 불평등에서 자라며 가장 약한 자에게로 흘러간다는 점을 실감한다. 그리고 미디어가 얼마나 자극적으로 폭력을 다루는지, 그러면서 얼마나 진실을 왜곡하는지 깨닫게 된다.

 

아동복지법 3조 1항은 아동을 (만)18세 미만으로 정의한다. 같은 조 7항에 따르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뜻한다.

 

이 글에서 언급하는 통계는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간한 가장 최근 자료인 <2017년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의 통계다. 이 보고서는 전국의 60개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신고된 사례만 집계한 것이다. 그러나 신고되지 않은 사례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범죄신고율은 아는 사이일수록 떨어지는데,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에서 벌어지니 아마 그중 가장 낮을 것이다. 게다가 영유아는 학대 사실을 스스로 외부에 알릴 수 없을 것이다.

 

낯선 사람 조심하라? 아동학대 대부분은 가정에서 일어나

 

아동학대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부터 아동학대 신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는 2만2천367건이 신고됐다.

 

피해아동의 성별은 남아 49.7퍼센트, 여아 50.3퍼센트다. 연령은 만13~15세 아동이 22.9퍼센트로 가장 많았다. 외부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은 나이라서 그럴 것이다. 만10~12세가 20.9퍼센트, 만7~9세가 17.6퍼센트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76.8퍼센트가 부모였다. 학대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 56.6퍼센트 여성 43.4퍼센트였다.

 

▲ 아동학대 유형(위), 피해아동의 연령(아래)     ©2017년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

 

아동학대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집 교사나 아이돌봄 노동자가 아이를 때리거나 밀치는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이런 학대 영상은 여러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보도된다. 그러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5퍼센트에 불과했다.

 

길가, 수영장, 차량 안, 상점, 노상 등에서 발생한 사건들도 4.9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신고 사례의 80.4퍼센트가 가정에서 발생했다.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의 84.8퍼센트도 부모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가해자는 대부분 친부모였다.

 

아동폭력예방교육은 아동에게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고 교육시키지만, 아동학대 가해자의 단 0.9퍼센트만 낯선 사람이었다.

 

▲ 아동학대 행위자와 피해아동 간의 관계     ©2017년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

 

‘경제적 불평등’ 해소해야 아동학대 줄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아동학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가난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은행(WB)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과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날마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가난해서 죽는다. 빈곤, 기아, 전쟁, 난민 발생 등은 아동학대와 가장 밀접한 환경이다.

 

그러나 부유한 나라도 다르지 않다. 불행은 가난 주변을 맴돈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아프고, 더 다치고, 더 쉽게 죽는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가 위태로울 때, 즉 열악하고 불안정한 주거 환경에서 끼니를 거르며 생존이 위협받을 때 더 작고 더 약한 아동들이 가장 고통받게 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록 아동학대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이 증가한다. 경제적 어려움은 육아의 어려움을 배가시킨다. 좌절감이나 무력감을 경험한 부모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정리해고에 더해 국가탄압까지 겪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경우, 10년 동안 30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정신적, 경제적 고통 때문에 자살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직장폐쇄, 해고 등에 맞서 고통스러운 투쟁을 해오던 또 다른 자동차 부품공장의 노조원은 어느 날 집에서 두 살배기 아이 목을 조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후 그는 스스로 정신과를 찾아가 치료를 받았다.

 

가족이 겪는 어려움들은 ‘무능력한’ 부모 탓이 아니다. 부를 좇는 자본주의는 가난한 지역, 가난한 나라, 가난한 동네, 가난한 이들, 가난한 가정을 방치한다. 게다가 최근 20~30년의 신자유주의는 더 많은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

 

▲ 가정이 지옥이 될 때,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 된다.  

 

UN, 세계은행, 세계보건기구, FBI 등의 자료에 따르면 경제적 불평등이 심한 나라와 지역일수록 학대와 폭력이 더 많이 발생한다. 가정은 세상과 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다. 가족이 지옥이 될 때,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 된다.

 

“저소득층이 밀집돼 사회적 자원이 결여돼 있고 지역사회가 불안정하며 아동 양육의 부담이 큰 취약 지역에서는 전체적인 삶의 질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 정신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아동학대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 <아동학대 행위자 치료 프로그램 개발>, 2014)

 

그러므로 임금이 인상되고 고용이 안정되고, 안정된 주거, 보육과 의료 등 제대로 된 공공 서비스가 확대되는 것이 아동학대를 줄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동복지, 아동학대 예방, 피해아동 보호 예산도 늘어야 한다. (2019년 현재) 전국에 총 65개밖에 없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확충하고 피해아동이 지낼 곳과 치료 등 실질적인 지원들을 늘려야 한다. 턱없이 부족한 상담사, 복지사, 보육사 인력도 확충하고, 이들의 열악한 근무여건과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 피해아동을 보호하고 돌보는 사람들이 안정되게 일할 수 있어야 피해 아동들 역시 안정될 것이다.

 

▲ 모든 아이들은 더 나은 세상을 누릴 권리가 있다.     ©출처: 유니세프 코리아

 

아동학대의 징후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가 알 수 있는 아동학대의 징후는 무엇일까? 설명하기 어려운 상처나 부상이 있거나 언어나 성격에 장애가 생긴 경우, 상처에 대해 얘기하지 않거나 엉뚱한 변명을 하는 경우, 공격적이거나 위축된 행동을 보이는 경우,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 행동이나 성적 묘사를 하는 경우 아동학대를 의심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벌어진 일로 가족이 불행해진다고 느낀다면, 가족을 위해 아이는 입을 다물 수 있다. 만약 암묵적으로라도 아동을 비난한다면 아동 역시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아동 성학대자 역시 부모가 34.2퍼센트였고 타인은 17.5퍼센트였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가족이 아닌 경우에도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거나 심지어 가족과 잘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피해아동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아무에게도 절대 말하지 마!”였다. 가해자들은 우리끼리의 비밀이라고 구슬렸거나, 얘기하면 다시는 부모님을 만나지 못할 거라고 협박했다.

 

아이들의 매력인 순진함, 호기심, 의존성이 이런 경우에는 아이들을 취약하게 만든다. 가해자들이 아이들의 착한 마음, 관심과 애정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모든 아이들의 불만을 잘 들어야 한다. 그럴 때 아이들은 자신이 겪은 어려움, 괴로움, 슬픔, 불안, 두려움 등을 우리에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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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08 [22:15]  최종편집: ⓒ 일다
 
이어 19/06/10 [18:10] 수정 삭제  
  빈부 격차 해소, 사회 안전망 구축이 아동학대 해결책이란 얘기에 적극 동의합니다.
크레용 19/06/14 [07:37] 수정 삭제  
  다 읽고 나니 가슴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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