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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펀치를 하는 방법
[최하란의 No Woman No Cry] 펀치, 좋은 운동이자 자신을 지키는 유용한 도구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최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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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자기방어 훈련과 몸에 관한 칼럼 ‘No Woman No Cry’가 연재됩니다. 최하란 씨는 스쿨오브무브먼트 대표이자, 호신술의 하나인 크라브마가 지도자입니다. [편집자 주]

 

펀치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로 설명하면 ‘주먹을 휘두르다’ 또는 ‘주먹을 뻗다’쯤일 것이다. 나를 지켜야 한다는 생존본능이 강하게 작동하면 배운 적 없는 사람도 주먹을 쥐고 펀치를 한다.

 

펀치는 타격 기술을 허용하는 무술과 스포츠에서 기본 기술이기도 하다.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상대에게 강력한 펀치를 쓸 줄 알아야 한다.

 

펀치는 셀프 디펜스에서도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셀프 디펜스를 훈련하는 사람들도 좋은 펀치를 하기 위해서 많은 연습을 한다. 펀치는 좋은 운동이기도 하다.

 

펀치는 맨손으로 연습하거나 글러브를 끼고 연습할 수도 있다. 손미트, 쉴드, 헤비백 등의 목표물을 치며 펀치 연습을 할 수 있고 허공에 연습할 수도 있다.

 

먼저, 업라이트

 

펀치는 인간의 ‘직립’ 능력에서 비롯됐다. (네발짐승의 앞발 사용은 펀치와 매우 다르다.) 그래서 잘 직립할수록 인체의 동역학이 빛을 발한다. 서서 중심이 잘 잡히고 전신이 연결돼 부드럽게 움직여야 한다.

 

줄넘기는 직립을 교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래서 복싱이나 무에타이 선수들에게 줄넘기는 매우 중요한 훈련이다. 가슴이 편하게 내려가고 몸통과 골반이 탄탄히 연결되고 발, 발바닥, 발목이 탄력적이고 바닥을 한 발 한 발 밟듯이 사뿐사뿐 줄을 넘는 게 필요하다.

 

▲ 손미트에 펀치하기     © 스쿨오브무브먼트

 

몸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팔이 강하고 다리가 강하고 등이 강하고 배가 강하고 그냥 온몸이 다 강해도 단절된 몸은 좋지 않다. 마찬가지로 팔이 유연하고 다리가 유연하고 등이 유연하고 배가 유연하고 그냥 온몸이 다 유연해도 단절된 몸은 곤란하다.

 

강한데 단절된 몸 또는 유연한데 단절된 몸은 팔, 다리, 등, 배를 합쳐서 1+1+1+1=4가 되는 게 아니라 역학적으로는 0이 될 수 있다. 네 마리의 말이 마차를 끄는데 한 방향으로 끄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네 방향으로 끌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역학적으로는 0이다.

 

목을 돌릴 때 뻣뻣하고 불편하거나 어깨가 시원스럽게 돌아가지 않거나 고관절을 돌릴 때 삐거덕거리고 발과 발목도 탄력적이지 않다면 도구를 사용한 마사지나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주차 브레이크를 채워놓고 액셀을 밟아도 차가 움직이긴 하겠지만 제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문제가 생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자세와 가드

  

펀치는 몸 중심의 회전력이 주먹을 통해 분출되는 것이다. 서 있다면 그 파워를 감당하고 균형을 잡기 위해 발끝까지 안정되고 탄력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양 무릎을 가볍게 구부린 상태에서 뒷발 뒤꿈치가 들리며 탄력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줄넘기를 할 때 가슴이 편하게 내려가고 몸통과 골반이 탄탄히 연결된 상태를 느꼈다면 그렇게 선 자세에서 턱을 가슴 쪽으로 조금 더 당기고 양손을 얼굴 높이쯤 들어 어깨너비 정도로 벌리고 얼굴 앞에 놓아 가드(guard)를 한다. 이 가드 자세가 펀치의 시작 자세이자 끝 자세다. 한쪽 손이 펀치 할 때 다른 팔은 가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가드의 위치 즉 높이와 내 몸에서 떨어진 정도 등은 상대와의 거리, 내가 경계해야 할 상대의 공격유형 등에 따라 다를 것이다.

 

견갑골이 앞으로 쑥 나가며 팔과 주먹이 앞으로 발사됐다가 곧바로 가드 자세로 돌아온다. 이것이 펀치다.

 

▲ 펀치 자세     © 스쿨오브무브먼트

 

주먹 쥐기

 

단단히 쥔 주먹은 강력한 의지나 긴장감을 표현하는 신체 언어라서 펀치를 할 때가 아니어도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주먹을 쥐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그러나 펀치를 하기 위해 주먹을 쥔다면, 반드시 제대로 쥐어야 한다.

 

대부분 검지와 중지 쪽 너클(knuckle) 부분으로 펀치를 해야 한다. 글러브를 끼고 치는 펀치와 맨주먹 펀치의 역학이 조금 다른데, 둘 다 모두 주먹을 탄탄하게 쥐고 정확한 부위로 펀치를 하더라도 손이나 손목을 다칠 수 있다.

 

스포츠에서는 20~30분 동안 스태프가 선수의 손에 밴디지(관절 보호를 위해 감는 천)를 칭칭 감아주고 그 위에 다시 글러브를 낀다. 그래도 손과 손목 부상이 잦고,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데 셀프 디펜스 상황은 밴디지나 글러브도 없기 때문에 적절한 역학과 주먹 쥐기가 중요하다.

 

손가락 첫 번째 마디를 깊숙이 접은 채 두 번째 마디를 접어 손가락들을 탄탄하게 말아 쥔다. 엄지손가락 첫 번째 마디의 옆면을 검지의 두 번째 마디 옆에 꽉 붙인다. 주먹을 쥔 엄지, 검지, 중지 안에 빈틈이 전혀 없어야 한다.

 

주먹을 쥐고 가드를 한 상태에서 펀치를 할 수도 있지만, 숙달되면 주먹을 쥐지 않은 가드 자세에서 펀치를 하면서 주먹을 쥐기 시작하고 충돌 순간 더 꽉 쥐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주먹을 꽉 쥐고 있는 것도 일종의 강한 긴장 상태라서 신속하게 반응하고 타이밍 좋게 펀치를 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잘못 쥔 주먹(좌), 제대로 쥔 주먹(우)     © 스쿨오브무브먼트

 

호흡,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영화(목포는 항구다)보다 배우의 대사가 더 유명한 말이다. 펀치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팔을 뻗을 때마다 쉭쉭 혹은 츳츳하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입에서 나는 호흡 소리가 맞지만,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왜냐하면, 단지 입에서만 내는 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뱃속 압력을 압축해서 몸통을 강하게 하고 파워를 증폭시키는 호흡이다. 소리는 그럴 때 새어 나오는 부산물이다. 그러면 몸통도 탄탄해지기 때문에 펀치의 충격도 덜 받을 수 있다. 즉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강한 호흡을 연습하기 전에 자신의 평소 호흡 상태부터 확인해보면 좋다. 손을 포개서 이마를 받치고 편하게 엎드린다. 긴장을 푼다. 자신이 코로 숨 쉬고 있는지 입으로 숨 쉬고 있는지 확인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코로 호흡해야 한다. 코로 숨을 쉬면서 자연스럽게 들숨에 배가 확장되고 날숨에 몸이 바닥으로 내려오는지 확인한다.

 

그렇지 않다면, 호흡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흔히 (질병이나 감정 상태 등의 이유로) 정신이 너무 긴장되거나 몸이 너무 뻣뻣하고 경직된 경우에 그렇다. 그렇다면, 강한 호흡 이전에 코로 숨 쉬며 배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편한 호흡부터 회복하는 게 먼저다.

 

▲ 헤비백에 펀치하기     © 스쿨오브무브먼트

 

펀치는 전신을 쓰는 파워 운동이고, 직립인간의 장기인 회전운동이고, 자신을 보호하는 강력한 도구도 될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하고 장기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위급상황에 처했을 때 쓸 수 있는 것들은 지난 칼럼, 꼭 알아야 할 다섯 가지 ‘반격’ 테크닉(http://ildaro.com/7897)에서 소개했다.

 

꾸준히 수련해서 헤비백을 치고 미트 훈련도 한다면, 펀치의 묘한 쾌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펀치를 잘하기 위해서 줄넘기와 함께 꼭 푸쉬업 훈련을 같이 할 것을 추천한다.

 

*관련 칼럼

-우리 운동할까요, 줄넘기 http://ildaro.com/7827

-푸쉬업을 하자 http://ildaro.com/8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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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8 [20:42]  최종편집: ⓒ 일다
 
19/06/28 [21:10] 수정 삭제  
  저도 저도 모르게 펀치를 날린 적이 있습니다. 성추행범한테요. 제 표현으로는 펀치가 아니라 주먹질이었지만요.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번이라도 제대로 연습을 해볼 걸. 제 약한 방어력에 후회가 되었습니다. 그때 생각이 나면서 다시금 제대로 펀치를 배워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ㅇㅇ 19/06/30 [16:42] 수정 삭제  
  허걱 주먹쥐는 법 잘못알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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