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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집단살상 이후, 시설에 남겨진 사람들
중증 장애인 ‘활동보조’ 서비스가 지역 생활의 열쇠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오카베 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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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2016년 7월 26일, 가나가와현에 있는 중증 지적장애인 거주 시설 ‘츠쿠이 야마유리원’에서 입소자 19명이 흉기로 살해당하고 26명이 넘게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해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파장이 크다.

 

우생사상에 의한 혐오범죄, 장애인에겐 공포의 상징

 

범인은 우에마츠 사토시(26세)라는 남성으로, 해당 시설에서 일한 적이 있는 전(前) 직원이었으며, 범행 전에 “장애인은 불행만 만들 뿐”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중의원 의장 앞으로 보냈다. 또 시설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의사소통이 안 되는 중증 장애인은 (국익을 위해) 안락사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등 극단의 장애인 혐오를 드러낸 바 있다.

 

장애인 자립생활 운동을 해온 아사카 유호 씨(선천적으로 뼈가 약한 신체적 특징이 있으며, 딸 우미 씨와 함께 [다양성 레슨]이라는 책을 펴냄)는 “우리들 장애인에게 있어서는 우생사상에 의한 공격이자 공포의 상징이 된 7월 26일”이라고 표현한다.

 

우생사상이란, 인류를 유전학적으로 개량한다는 명분으로 좋은 유전 형질, 나쁜 유전 형질을 선별하는 우생학에 기반하고 있으며, 나치에 의한 인종청소가 극단적인 사례이며 인종차별과 장애인 강제불임 등을 정당화해 온 이데올로기이다. 아사카 씨는 “우생사상은 살아도 되는 사람과 살아서는 안 되는 사람을 가르고, 후자를 죽여도 괜찮다는 사상”이라고 경고한다.

 

▲ 장애인 자립생활 운동가로 유명한 아사카 유호. 야마유리원 사건을 계기로, 일본의 정치와 정책이 우생사상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한편, 범인에 대한 사형에는 반대하는 사형제 폐지론자다.  ©제공: 아사카 우미

 

이 사건은 장애인 혐오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렸을 뿐 아니라, 당장 시설에 남겨진 입소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논의, 더 나아가 장애인이 시설에서 평생 살아가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와 문제 제기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츠쿠이 야마유리원 사건이 던진 질문과 과제에 대해 장애학, 사회복지학 전문가인 오카베 고스케 씨(와세다대학 교수)에게 들어보았다. 오카베 씨의 아들은 현재 26세로, 중증 지적장애와 자폐증을 가졌지만 시설에서 살지 않고 활동지원사와 함께 자립 생활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살아남은 사람들은?

 

야마유리원 사건은 내 아이에게 일어났을지도 모를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류스케는 고도의 행동장애가 있으며, 집단행동을 어려워하고, 누군가 옆에서 항상 지켜봐 줘야 합니다. 류스케가 9살 되던 해부터 활동지원사를 요청했고, 그룹홈 생활은 이 아이에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2011년부터 도쿄 미타시에 한 연립을 빌려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부터는 중증 지적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확대된 ‘중증 방문 돌봄’ 제도를 활용할 수 있었죠. 시설에 있는 시간 이외에는 24시간 활동지원사가 관찰, 지원하며 자립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길가의 풀>(시시도 다이스케 감독)에도 등장했습니다. (관련 기사: 중증 지적장애인도 자립 생활을 한다 http://ildaro.com/8437)

 

일본에서는 ‘장애인의 지역이행’(장애인 시설을 벗어나 지역사회로 이동한다는 뜻)이 뒤늦게나마 2000년대에 주창되기 시작해, 현재 지체장애인 중 시설에 입소해있는 사람은 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지적장애인의 경우는 아직도 20% 가까이 시설에서 살고 있어, 지역이행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 이 글의 필자 오카베 코스케 와세다대학 교수. 장애학, 사회복지학 전문가이며 전 장애인제도개혁추진회의 종합복지부회 멤버였고, 대표 저서로 <포스트 장애인 자립지원법의 복지정책>이 있다.     ©페민 제공

약 10년 전에, 지역이행의 성공 사례로 알려진 나가노현 니시코마고에 방문했습니다. ‘그룹홈’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행이 10년 계획으로 추진되어 당초 4백 명이었던 시설 입소자가 반으로 줄어있었습니다. ‘중증 장애인 대상 그룹홈’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설에 남겨진 사람이 1백 명 정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류스케와 마찬가지 수준의 고도의 행동장애를 수반한 중증 지적장애와 자폐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야마유리원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상황은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공표되지 않았지만, 야마유리원 역시 산하에 다수의 그룹홈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한 고도 행동장애에 대한 처우 사업도 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류스케와 마찬가지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입소해있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시설 아니면 그룹홈? ‘자립 생활’이라는 선택지

 

가나가와현이 2017년 10월에 발표한 ‘츠쿠이 야마유리원 재생 기본구상’에 따르면, 이용자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130명의 시설 이용자 전원 개별 방 확보를 전제로 ‘시설을 개조’하는 한편, ‘그룹홈’을 정비해 지역이행을 촉진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결국 남아있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시설이나 그룹홈 뿐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류스케가 지금 받고 있는 관찰지원은 세계적으로 ‘퍼스널 어시스턴스’(personal Assistant, 활동보조 서비스)라고 불립니다. ⓵이용자 주도(지원을 받는다는 전제 하의 주도도 포함) ⓶개별의 관계성 ⓷포괄성과 지속성이 전제되는 제도입니다. 일본도 비준한 UN 장애인권리협약 19조에는, 장애인이 지역의 일원으로 자립해 살아갈 권리를 주창하며 그를 위해 필요한 지원서비스로서 ‘퍼스널 어시스턴스’가 명기되어 있습니다. 이는 2011년 장애인제도개혁추진회의 종합복지부회 ‘핵심 제언’의 큰 축이 되었습니다.

 

이미 서구와 영미권 등에서는 통상적인 복지전문직이 주도권을 갖는 지역복지 서비스가 아니라, 당사자가 자신의 활동보조인을 고용하고 교육해 활용하는 ‘퍼스널 어시스턴스’가 주류가 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대상도 지체장애인 중심에서 점차 지적장애인, 정신장애인, 고령자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980년대부터 퍼스널 어시스턴트 제도를 활용한 지적장애인의 자립 생활이 시작되었고, 그룹홈을 대신할 지역이행 서비스로 이용이 확대되어 현재는 주류가 되었습니다. 그룹홈도 ‘소규모시설’로 간주하고, 기본값은 ‘자신의 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발상입니다.

 

그룹홈을 활용한 장애인의 지역이행 추진 과정에서도 ‘남겨지는 지적장애인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활동보조를 통한 자립 생활이라는 세 번째 선택지도 제시돼야 할 것입니다.

 

▲ 시시도 다이스케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길가의 풀> 한 장면. 중증 지적장애와 행동장애, 자폐증이 있는 아베 료스케 씨(오른쪽)는 활동지원사(왼쪽)들과 함께 자립 생활을 하고 있다.

 

“당신이 살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있던 시설이 좋다’고 말하는 야마유리원 입소자 부모들의 주장도 잘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룹홈’이라는 선택지를 부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를 시설에 보내는 부모는 없습니다. 류스케도 사춘기에는 활동지원사가 ‘겨울의 동해’라고 비유할 정도로 매일 날뛰었습니다. 아이가 자립 생활을 하기 위해 우리 집을 나간 후에는 너덜너덜하게 구멍이 난 집을 전체 리뉴얼 했을 정도입니다.(웃음) 부모들은 날뛰는 아이들의 폭력을 견디고, 소음 때문에 주변에서도 고립되다가 행정기관을 찾아 도움을 청하지만 대부분 시설에 입소시킬 것을 추천받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지역으로 돌아가라고 한들 ‘지역사회가 지금까지 대체 뭘 해줬냐’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중증 방문 돌봄’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제시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한 명의 중증 지적장애인의 지역이행이 될 때까지, 지방자치단체와 시설이 밀고 나가야 합니다.

 

한편 ‘중증 방문 돌봄’은 지적장애와 정신장애 중에서도 고도 행동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해서만 서비스가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퍼스널 어시스턴스’를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상을 확대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슈스케는 지금 본인이 주체가 되어 활동지원사와 ‘공동 의사 결정, 공동 책임’이라는 시스템으로 자립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활동지원사가 슈스케의 이웃과의 관계와 편의점이나 상점, 공원 등 주변 환경과의 조정자 역할을 하며, 슈스케는 행동장애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살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은 실제로 함께 생활하거나 지역사회에서 사는 것, 그러한 연결 없이는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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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12 [20:29]  최종편집: ⓒ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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