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앞 일대가 ‘미용특화거리’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이대 앞 미용실들은 각종 세제 혜택을 받게 되고, 미용 콘테스트, 패션 쇼 등의 홍보 행사도 수시로 개최될 예정이라 한다. 이번 미용특화거리를 축하하는 ‘Beauty Festival'은 심지어 서대문구가 후원하고 있다.
대학 주변의 지나친 상업화나 교육환경 훼손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서울시나 서대문구가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기는커녕 오히려 ‘관광 개발’이나 ‘경제 활성화’라는 구실로 대학 일대 상업지구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게다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시는 이대 앞 지구에 대해 대학가 특성에 맞게 ‘환경정비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유흥시설을 억제하고 문화시설을 유치해 나가는 한편, 현재 일방통행로를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해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서대문구에서 이 지역을 미용특화거리로 지정해버리다니 그 과정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여대 앞을 ‘미용특화거리’로 지정하는 것은 기존의 ‘여대’와 ‘여대생’에 대한 사회 이미지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대 앞은 ‘세계적인 미용의 거리’로 탄생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자대학교’와 ‘여성’에 대한 편견과, 교육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 덕분에 대학 앞에 기형적인 상업 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몹시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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