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W의 공개서한과 성명서 전문

김정일,노무현,고이즈미,부시에 보낸 서한

강우진경 | 기사입력 2003/05/01 [00:48]

WAW의 공개서한과 성명서 전문

김정일,노무현,고이즈미,부시에 보낸 서한

강우진경 | 입력 : 2003/05/01 [00:48]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가 보내는 공개서한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Women Against War)입니다. 2001년 9월 20일 평화를 원하는 여성주의자들의 모임을 통해 발족한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Women Against War)는, 전쟁의 피해자로 오랫동안 잊혀져 온 모든 여성과 장애인, 소수 인종, 성적 소수자, 어린이, 그리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한 모든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개인 및 단체들의 모임입니다.

아프간 전쟁 이후 전투기구매 반대, 테러방지법안 반대 운동들을 벌였고 2002년에는 '소수자의 시선으로 북한만나기'를 통해 북한여성인권에 관한 고민을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이라크전 반대, 북한전쟁위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WAW는 전쟁이 일상적 차별과 폭력을 강화하고, 두 가지의 뿌리가 같다는 점에서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반전의 목소리를 내야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반전'의 내용과 방식도 그 목소리를 담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 이후 미국은 세계 패권 장악에 가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예방전쟁의 일차적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한반도는 전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북미관계로 점철되는 동북아시아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여, 노무현 대통령께 현재의 정세와 관련하여 몇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첫째, '북핵문제'를 둘러싼 정부의 대처방안에 관한 것 입니다.

미국은 북핵 문제를 들면서 북한 정권의 도발적인 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에 대해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천명하였습니다. 그들의 대처방법이란 북한의 김정일 정권 붕괴이며, 이를 최종적인 목표로 전쟁을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한 내 미군사기지 재배치, 비무장 지대의 미군철수 등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현재 미국의 예방전쟁 준비에 대해 우리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우리 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의 외교적 판단은 매우 미약하고 안이하게 보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의 목소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 정부는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 기반하였던 이라크 침공을 평화의 이름으로 정당화시킨 미국의 침략전쟁에 파병 결정을 한 바 있습니다. 이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국익'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 말했듯이, 실용적 노선에 입각한 파병결정이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주었습니까?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합니까?

소위 '북핵문제', '북핵위기'라고 말해지는 내용에 대해 우리 정부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핵개발 사실이 분명하게 입증되지 않은 가운데, 정부와 언론은 쉽게 위기, 문제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설령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왜 북한만을 문제삼는 것일까요? 전세계적으로 대량살상무기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중국, 미국)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군사동맹국, 수익성 좋은 시장 등등의 이름으로 문제삼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를 공급한 나라가 미국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뒤늦게 이를 문제삼고 있는 의도에 대해서는 파악하려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무엇이 더 위협적이고 위기를 가져다주고 있습니까? 가난에 허덕이고, 전력난으로 밤이면 암흑으로 변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자체입니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위협적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부시 정부입니까?

둘째, 우리 정부의 외교적 협상 카드와 능력에 관한 것입니다.

파병결정에 따른 '국익론'은 이미 허위였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것의 결정은 다른 나라의 피를 대가로 우리의 이득을 얻겠다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진정한' 국익은 미국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말했듯이, 철저히 실용적 노선에 따르는 외교를 하겠다고 한다면, 우리 정부는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벌이는 한미외교를 보다 철저히 우리 국민의 이익에 입각해서 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국민의 이익은 국가 지도층의 입장이 아니라, 주한미군범죄와 같이 한미관계로 인해 실질적으로 피해받는 시민, 여성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입장이어야 합니다.

현재 노무현 정부는 초기에 기대했던 호혜평등하고 한반도 평화정책에 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한미관계 외교정책에서 한발 물러서 있습니다. 물론 대통령께서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말씀하시긴 합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현재 결정되는 내용들은 전통적인 지배-종속의 한미관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장갑차 살인사건, 6.15남북공동성명으로 인한 남북관계 개선 등을 통해 한미관계의 변화와 한반도 내의 평화분위기 조성이 실질적으로 가능했을 텐데, 우리 정부는 이러한 협상 카드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하고 변화된 것은 없습니다.

아직까지 '한미동맹'의 실체는 패권 국가의 이익에 의한 결정에 전적으로 동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미동맹, 한미관계 개선'등의 수사로 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것은 의혹만 증폭시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결국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이 부재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것 아닌가요?

셋째, 우리는 정부가 보다 실질적인 방안으로서 군축, 평화주의를 주장할 것을 요구합니다.

미국이 행동을 철회하지 않는 한, 한반도는 가장 유력한 제2의 전쟁터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의 최대의 표적이자 피해자는 미국이 아닌, 한반도에 살고 있는 북한과 남한의 시민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전쟁 가능성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습니까. "북한과 이라크는 다르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전쟁 상황에까지 가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정부의 행동은 이러한 궁극적인 해결방안과 정반대로 여겨집니다. 정부가 강조하는 '국방력 강화, 자주국방'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미국은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면서, 이를 이유로 전력 증강을, 이를 위한 첨단무기의 구매를 요구할 것입니다. 미국은 궁극적으로 한반도를 전초기지로 삼아 중국견제를 위한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할 것입니다. 미국은 이라크 침략전이 끝남과 동시에 겉으로는 북핵 문제를 노무현 정권과 협의에 의해 해결하는 척 하면서, 일본과 남한의 군사동맹으로 결부시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동맹에 대항하기 위한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결국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위해 동북아시아 질서에서 군사적 긴장을 늦추지 않고 유지하는 매커니즘을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협력하는 것이 과연 우리의 안보에 최선일까요?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군축과 평화주의를 외교적 노선으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의 시나리오와 다르게, 남북이 군사주의에 의지하지 않고 평화주의를 선언하는 것, 그래서 한반도 위기가 사라지고, 군비증강을 위한 전쟁수행의 명분을 없애는 것입니다. 군비를 증강할수록 전쟁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사회적 약자가 설 땅은 더욱 위협받습니다. 국력의 강화가 무기의 증대로 이루어질수록, 우리의 안보는 더욱 위협받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전쟁을 수단으로 평화가 지켜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평화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폭력을 일삼고 정당화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더 이상의 폭력을 원치 않기에, 그리고 그 폭력이 양산해내는 차별을 반대하기에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의 몇 가지 의견에 대해 한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2003년 4월 25일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 WAW(Women Against War)
www.kwaw.org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가 보내는 공개서한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Women Against War)입니다. 2001년 9월 20일 평화를 원하는 여성주의자들의 모임을 통해 발족한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Women Against War)는, 전쟁의 피해자로 오랫동안 잊혀져 온 모든 여성과 장애인, 소수 인종, 성적 소수자, 어린이, 그리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한 모든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개인 및 단체들의 모임입니다.

아프간 전쟁 이후 전투기구매 반대, 테러방지법안 반대 운동들을 벌였고 2002년에는 '소수자의 시선으로 북한만나기'를 통해 북한여성인권에 관한 고민을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이라크전 반대, 북한전쟁위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WAW는 전쟁이 일상적 차별과 폭력을 강화하고, 두 가지의 뿌리가 같다는 점에서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반전의 목소리를 내야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반전'의 내용과 방식도 그 목소리를 담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WAW는 현재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에 우려하여 가장 핵심적인 당사자가 되고 있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몇 가지를 요구하고자 합니다.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미 부시가 이라크를 공격하기 시작할 때부터 그 다음 차례가 한반도일 것이라는 것이라고 얘기되어 왔습니다.

2001년 1월 연두교서에서 부시는 북한과 이라크,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북한의 핵 문제를 중심축으로 두고 인권의 문제와 함께 북한을 공격할 명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세계의 여론으로부터 북한을 고립시키는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벌여온 것입니다.

최근 북한과의 회담을 통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제스츄어를 보이고 있으나, 그것을 온전히 믿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이미 부시가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한 작업 과정에서 볼 수 있었던 하나의 정치적 연출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미국뿐만이 아닙니다. 일본의 군국주의 역시 북한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미 2002년 겨울, 북한의 식량위기를 극복하는데 많은 지원을 했던 일본이 북핵 문제가 두드러지면서 중유와 식량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유사시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할 있도록 자위대법을 개정하려 하였고, 미국이 추진중인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기지, 상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두 개의 위성을 쏘아 북한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시와 일본이 북한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고, 이미 한반도에서의 전쟁 준비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쟁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지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여러 목소리들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공격력을 갖는 것, 즉 "이라크처럼 당하지 않으려면 핵무기라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군축을 하고 평화주의를 선언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북핵 문제가 대두되고 부시의 이라크 침공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북한이 보여준 모습은 전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얼마 전 중단하였었던 공군 훈련을 재개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부시의 이라크 공격당시 큰 역할을 했던 공군의 공격력에 대비한 훈련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해안에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일본에 위협을 가하는 행동들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북한이 일상적인 훈련의 하나라고 주장하더라도 충분히 전쟁의 빌미가 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이미 부시나 일본은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는 위험국가로 상정하고 있고 그에 알맞은 자신들의 법적이며 도덕적 명분들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부시나 일본에게 명분을 줄 수 있는 행동들도 중단되어야 합니다. 부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핵심적인 문제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테러국가, 악의 축이라고 전세계 여론을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북한은 스스로 그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포기 선언이 없는 이상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타협이 얼마나 갈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이라크처럼 당하지 않기 위해 핵무기를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논리는 너무나 위험천만합니다. 현재 보여주는 북한의 태도는 절대 전쟁을 중단시킬 수 있는 행위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전쟁의 명분을 스스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군축과 평화주의를 선언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군축과 평화주의를 선언해야 합니다.

현재 북한이 물리적인 힘으로 부시와 일본의 전쟁음모를 중단시키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을 도울 수 있는 힘은 세계 여론과 평화주의자들의 주장과 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위치는 쉽게 옹호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합니다. 지난 4월 16일 북한의 인권문제가 UN인권위에 상정되면서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결의안이 채택되었습니다. 이제 북한의 인권문제는 미국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거론되면서 그 심각성이 합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에게는 너무나 불리하고 부시에게는 너무나 유리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이를 '북한 인민의 해방군'을 자처할 명분으로 이용할 것입니다.

북한은 물리적 힘, 군사력 확대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려 하기 보다, 부시와 일본의 공격 명분을 없애는 데 우선해야 합니다. 부시가 만들어내는 전쟁의 명분과 논리가 무엇인지 너무나 잘 보이기에, 그 명분을 깰 수 있는 논리 역시 명확합니다. 북한 스스로가 군축을 시작하고, 평화주의를 선언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북한이 군축을 시작하고 평화주의를 선언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의 명분을 깰 수 있으며, 세계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처럼 폭력과 물리적 힘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전쟁을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여러 원조들도 중단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대외적 위기뿐만 아니라 대내적 위기까지 더욱 심각해 질 것입니다. 이미 일본에 의해 한번 경험한 것으로 압니다. 지금의 북한의 상황은 전쟁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압력으로 인해서도 위기입니다. 그 위기는 당장 체제 유지 여부의 문제를 떠나, 북한의 주민이 직접적으로 고통받는 것입니다. 그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남북 관계의 측면에서도, 전쟁의 공포를 경험한 남한의 국민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입니다. 북한의 계속적인 폭력과 물리적 힘의 확대 가능성으로 인해 남한의 여론 역시 긍정적일 수 없으며 그동안 노력해온 남북관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근거들이 사라질 것입니다.

이제 북한과 한반도가 살 길은 함께 군축과 평화주의를 선언하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문제의 핵심에 서 있는 북한이 먼저 군축과 평화주의를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남한과 대화하고 세계와 대화하면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세계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혼자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 남한과 교류하고, 세계와 교류하며 스스로의 변화를 시작해야할 것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북한이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자신의 안전과 평화를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길입니다. 다시 한번 진정 북한이 북한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다면, 평화로운 생존을 원하는 북한 주민의 목소리와 전세계 평화주의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것을 촉구합니다.

2003년 4월 25일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Women Against War)
www.kwaw.org
kwaw@freechal.com


일본 고이즈미 총리에게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가 보내는 공개서한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Women Against War)입니다. 2001년 9월 20일 평화를 원하는 여성주의자들의 모임을 통해 발족한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Women Against War)는, 전쟁의 피해자로 오랫동안 잊혀져 온 모든 여성과 장애인, 소수 인종, 성적 소수자, 어린이, 그리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한 모든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개인 및 단체들의 모임입니다.

아프간 전쟁 이후 전투기구매 반대, 테러방지법안 반대 운동들을 벌였고 2002년에는 '소수자의 시선으로 북한만나기'를 통해 북한여성인권에 관한 고민을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이라크전 반대, 북한전쟁위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WAW는 전쟁이 일상적 차별과 폭력을 강화하고, 두 가지의 뿌리가 같다는 점에서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반전의 목소리를 내야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반전'의 내용과 방식도 그 목소리를 담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WAW는 얼마 전 일본이 북한 공격 가능성을 충분히 시사하면서 북한 공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을 보며,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혐의를 지울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에게 공개적으로 몇 가지를 요구하고자 합니다.

지난 3월 31일 일본의 방위청 장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는 “일본정부는 지난 1985년 으회 답변을 통해 다른 수단이 없을 경우 그냥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는 것은 헌법의 취지가 아니다”면서 “우리가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의 그러한 대응은 당연한 것이고, 그런 만큼 이는 분명 헌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일본이 어느 순간에라도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동시에 선제공격에 대한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북한의 실제 미사일 발사여부를 떠나 “‘발사하려고’했으므로 공격했던 것이다”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때 내세운 명분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이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세계 평화를 위해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처럼, 일본 역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위험이 있으므로 북한을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일본의 ‘헌법’이라는 권력을 빌어 정당화하려고 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엄연히 북한을 불안하게 하는 행위이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임이 명백합니다.

이처럼 최근 일본이 보여준 태도들은 이라크를 공격하는 미국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위대법을 개정하고, 미사일방어 구축을 가속화하는 등 언제라도 북한을 공격하여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도 미국처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워 북한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언제나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국가로 상정함으로써 일본이 전쟁을 먼저 일으킬 수도 있는 명분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28일 일본은 한반도 정찰을 주임무로 하는 정보수집위성 2기를 우주로 쏘아올렸습니다. 이 위성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기지, 핵관련 시설 등 군사동향과 일본 주변해역의 불법어로선박 움직임 등에 관한 정보를 24시간 체제로 독자수집할 있게 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러한 위성 발사를 통한 정보수집행위는 북한이 크게 반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대화나 타협을 갖지 않은 일본의 일방적인 행위입니다.

이러한 일본의 북한에 대한 일방적이고 위협적인 태도에 대해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는 일본이 북한과 타협이나 대화를 하고자하는 의지보다 북한을 공격하여 전쟁을 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일본이 실제로 북한과의 전쟁을 의도하고 있다면, 그러한 행위는 즉시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북한과 일본의 전쟁은 북한과 일본의 국민들의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남한의 평화까지도 위협하는 것이므로, 현재 일본이 보이고 있는 행태들은 즉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일본의 평화를 위한다면 전쟁을 조장하는 행위들은 즉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을 위협적인 존재로 만들고, 세계로부터 고립시켜 가면서 전쟁을 위한 명분을 만들고 있는 행위들도 중단되어야 합니다.

어떠한 명분도 전쟁을 하게 할 수 없습니다. 설사 전쟁을 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할지라도, 진정 전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북한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북한과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로부터 북한을 고립시키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전쟁을 조장하고 북한을 위협하는 행위들을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미국과 손을 잡고 아시아에서 일본의 군국주의를 부활?팽창시키려는 음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2003년 4월 25일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 WAW(Women Against War)
www.kwaw.org


이라크 전쟁의 시작과 끝, 미국은 어디에 있나
-부시 대통령에게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가 보내는 공개서한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Women Against War)입니다. 2001년 9월 20일 평화를 원하는 여성주의자들의 모임을 통해 발족한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WAW(Women Against War)는, 전쟁의 피해자로 오랫동안 잊혀져 온 모든 여성과 장애인, 소수 인종, 성적 소수자, 어린이, 그리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갖지 못한 모든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개인 및 단체들의 모임입니다.

아프간 전쟁 이후 전투기구매 반대, 테러방지법안 반대 운동들을 벌였고 2002년에는 '소수자의 시선으로 북한만나기'를 통해 북한여성인권에 관한 고민을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이라크전 반대, 북한전쟁위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WAW는 전쟁이 일상적 차별과 폭력을 강화하고, 두 가지의 뿌리가 같다는 점에서 여성주의적 입장에서 반전의 목소리를 내야할 필요성을 주장하고, '반전'의 내용과 방식도 그 목소리를 담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라크 전의 처음 시작 그리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 당신에게 몇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첫째, 당신이 이라크 전을 정당화시켰던 가치를 '대테러전' 에서 '이라크 국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 으로 바꾼 것은 진정 무슨 이유에서입니까?

우리는 당신이 처음 '대테러전'을 천명하며 개전할 때부터 발견을 호언장담했던 가공할만한 생화학무기가 미군이 이라크 전역을 완벽하게 점령하고 있는 오늘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자 당신은 생화학무기는 또 다른 '불량국가' 시리아에 숨겨져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라크에 대한 전쟁은 '테러와의 전쟁'이 아니라 '독재와 억압에 시달리는 이라크 국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이라며 그 명칭이 바뀌어졌습니다. 우리는 두 문장을 건너면 '예측'이 '명백한 사실'이 되어 독자적 군사행동을 할 수 있고, 그 예측이 틀리더라도 기어코 다른 방법으로라도 정당화시키고야 마는 당신의 '그 예측'이 두렵습니다. 그렇다면 내일은 시리아에 있는 생화학무기를 찾기 위해 시리아로 진군하는 것입니까? 그것도 '테러와의 전쟁'에서 '독재와 억압에 시달리는 시리아 국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으로 명칭이 바뀌는 것입니까?

둘째, 당신은 폭력과 공포에 휩싸인 지금의 이라크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이번 전쟁사상자의 80%가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민간인일 것이라는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국민을 위한 전쟁' 을 감행하였고, 실제 대부분의 사상자가 민간인 거주지역과 병원 등에서 발생하였다는 점도 무시하며 아직도 '이라크 국민을 위한 전쟁'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이라크 전역에 퍼져있는 무정부 상태의 야만과 폭력에 대해서도 역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미국이 이라크 땅에 일으킨 4번의 전쟁(이란-이라크전, 1991년 걸프전, 12년 간의 경제재제 이후)으로 아직 공포에서 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은 지금, 당신에 의해 묵인되고 있는 자국의 무정부상태로 인해 또 다른 야만과 폭력을 겪고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당신이 일으킨 이번 전쟁은 지금의 이라크의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당신이 말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모습은 이런 것입니까? 바그다드 시내에 있는 후세인의 동상만 제거된다면, 지금의 살인, 강도, 방화, 약탈은 모두 용납될 수 있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당신이 말하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가치입니까?

셋째, 당신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또 다른 국가인 북한과 관련한 질문입니다.

당신은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이것을 "북핵위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핵 과학자 회보> 최근 호는 미국이 "냉전 시기에 23개국과 미국 국내의 다섯 곳에 1만 2천 개의 핵탄두와 부품을 보관하고 있었다" 고 최근 폭로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야 말로 명실상부한 최대의 핵무기 확산국가가 아닙니까? 또한 미국은 이스라엘의 세계에서 여섯 번 째로 큰 규모의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용인했을 뿐 아니라,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펼치던 남아공의 핵무기 개발에도 협력했습니다.

어떤 국가의 핵무기는 인정하고, 또 다른 어떤 국가의 핵무기는 인정하지 않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동맹국의 핵보유는 되지만 비동맹국의 핵보유는 안된다는 것입니까? 그 판단 기준에 모든 국가들이 동조하고 가담하기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고 합리적인 겁니까?

지금 우리에게는 이라크, 시리아, 북한이 아니라 자의적 기준으로 정당성을 판단하고. 단독공격, 선제공격도 불사하지 않으며 '예측'을 토대로 즉시 '실행'에 옮기는 당신의 의사가 더 위협적이라는 것을 모르시는 겁니까?

우리는 전쟁을 수단으로 평화가 지켜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평화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폭력을 일삼고 정당화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더 이상의 폭력을 원치 않기에, 그리고 그 폭력이 양산해내는 차별을 반대하기에 말합니다. 따라서 부시대통령은 우리의 질문에 대해 더 이상의 '예측'이나 '가정'이 아닌 진정한 '사실'로 답해주시기 바랍니다.

2003년 4월 25일
전쟁을반대하는여성연대 WAW(Women Against War)
www.kwaw.org


[성명] 미국은 한반도 전쟁 위협을 중단하라

부시 행정부는 지금 또 하나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냉전의 마지막 지대로 남은 한반도는 다시 한번 위기의 땅으로 변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두 개의 입을 가지고 있다. 한 입으로 그들은 한반도의 긴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한다. 다른 한 입으로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군사적 해결도 고려하고 있다고 위협한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적 해결'이라는 부시 행정부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 부시가 말하는 '평화적 해결'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준비를 은폐하기 위한 외교적 수사일 뿐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면 한미 군사합동훈련 이후에도 한반도에 남아있는 스텔스 폭격기는 이제 이 땅을 떠나야 한다. 스텔스 폭격기가 이 땅에 남아 있는 한 우리는 부시의 평화를 신뢰할 수 없다.

미국이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주한미군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 계획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 미국이 북한을 침략할 경우 북한은 휴전선에 배치된 재래식 야포로 남한을 공격할 것이다. 북한 재래식 야포의 사정 거리인 한강 이북 지역에 배치된 미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북폭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행해지는 주한미군의 후방 배치 계획이 철회되지 않는 한 우리는 부시의 평화적 해결이란 말을 신뢰할 수 없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예방전쟁의 '명분'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그 거짓 명분의 단골 메뉴들을 알고 있다.

부시는 북한이 대량학살 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세계 평화를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유라면 이 지구상에서 대량 학살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가장 빈번하게 사용해온 미국이, 핵무기를 이미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이미 사용해 온 전력이 있는 미국이 전쟁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부시의 논리대로라면 세계의 평화를 위해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연합하여 미국을 공격해야 마땅하다.

부시 행정부는 몇 차례의 외교적 제스추어와 외교적 수사 이후에 이렇게 말할 것아다.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한 이후의 불가피한 조치"로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그러나 외교적 노력의 실패라는 말은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한 말일뿐이다. '마지막 수단으로서의 폭력'이란 말은 강자의 말이다. '마지막 수단으로서의 전쟁'이란 힘있는 강대국이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한 말이다. 외교적 노력이 실패해서 불가피하기 전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대화의 성패 여부를 결정 짓는 권력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강자에게 주어져 있는 상황에서 폭력은 힘있는 자가 손쉽게 상대방을 굴복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전쟁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 전세계 군사비의 절반을 사용하는, 가공할 온갖 첨단 무기를 보유한 미국을 상대로 이 지구상의 가장 가난한 나라, 전력난으로 밤이면 암흑으로 변하는 북한이 왜 자살행위와 같은 공격을 하리라고 생각하는지.

북한이 미국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부시 행정부는 그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탈냉전시기 미국은 공산주의라는 적대 세력을 대체할 '악의 축'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북한이 그 역할을 충실해 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일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부시 행정부는 '악의 축'으로서의 북한을 필요로 한다. 부시 행정부는 동북아 지역의 군비 증강,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중국 견제를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한반도를 위해 그를 정당화할 북한의 '핵 위기'와 '미사일 위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부시는 북한 주민들을 굶주림과 인권침해, 독재정권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전쟁을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부시는 북한 침략의 명분으로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 그는 이미 전쟁을 통해 그들의 인권을 침해해 왔기 때문이다. 부시는 북한 침략의 이유로 굶주림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 이미 천문학적 액수의 전쟁 수행비용으로 사회복지비용이 삭감되어 수많은 미국의 시민들이 거리를 떠돌며 굶주리고 있기 때문이며, 미국의 침략 전쟁에서 사용될 스텔스기 한 대 값만으로도 북한의 주민 전체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인권을 위한, 북한 주민의 해방을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전쟁을 정당화 할 수 없다. 전쟁은 그 가능성만으로도 소수자의 인권을 박탈하기 때문이며, 전쟁과 테러의 공포로 시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해 온 그가 북한주민의 인권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방 전쟁'이란 없다. 해방은 야만적 폭력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얻어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 사이 이미 두 차례의 침략 전쟁을 수행한 부시에게서 우리는 어떠한 인도주의의 모습도 발견할 수 없다. 그가 말하는 인도주의는 그의 전쟁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기만의 언어일 뿐이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침략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우리는 부시 행정부가 한반도에서의 전쟁 준비를 즉각 중지 할 것을, 그리고 북폭을 위한 사전 작업인 주한미군의 후방 재배치 계획을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미국은 한반도의 긴장을 조장해 가면서, 그를 이유로 전력 증강과 그를 위한 첨단무기의 구매를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체제 참여를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요구는 남북한의 군비 증강 경쟁을 가져올 것이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쓰여져야 할 자원은 그들을 일차적 희생양으로 삼는 전쟁 준비에 쓰일 것이다.

우리는 남과 북이 함께 군축과 평화주의를 선언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만이 부시의 '예방 전쟁'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부시가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폐기하는 것이며, 남한과 북한이 군사주의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주의를 선언하는 것이며, 그를 통해 한반도의 위기가 사라지고 그리하여 군비증강을 위한, 전쟁 수행을 위한 명분이 사라지는 것이라 우리는 믿는다.

우리는 남과 북이 우리의 제한된 자원을 죽음의 무기로서가 아니라 생명의 자원으로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우리의 제한된 자원을 한줌의 군산복합체와 권력자들의 그 끝을 알 수 없는 탐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소외당해온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해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지구상 마지막 냉전 지대로 남은 한반도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불안한 지역으로 간주되는 한반도는, 어떠한 긴장과 갈등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할 수 있는, 평화의 땅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평화는 거대한 권력의 소유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쟁에 대해 알 권리를 박탈당하고, 말할 권리조차 빼앗겨 온, 여성과 소수자 그리고 평화를 원하는 세계 시민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것이다. 여성들의 인권은 남성에 의해 주어진 바 없으며, 유색인종의 자유는 백인들에 의해 주어진 바 없으며, 평화는 전쟁을 원하는 자들로부터 주어진 바 없다. 인류가 꿈꾸어온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의에 대한 믿음으로 우리는 '힘에 의한 정의'를 거부하는 세계의 모든 시민들과 함께 평화의 길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03. 4. 25
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연대 W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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