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만에 누명 벗은, 복서 출신의 사형수 이야기하카마다 이와오 씨의 생애를 영화로 만든 가사이 치아키 씨2014년 3월, 47년만에 감옥에서 석방되어 자유의 몸이 되어 당황스러워하는 하카마다 이와오(袴田巌) 씨의 모습이 누나인 히데코 씨의 온화한 일상과 겹쳐지면서 조금씩 거리의 풍경에 녹아들어간다. 그 몸, 말, 행동을 카메라는 계속해 담는다.
1996년 시즈오카현에서 일어난 된장제조회사 전무 일가 4인 살해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사형수가 되었던 하카마다 이와오 씨를 쫓은 작품 〈주먹과 기도-하카마다 이와오의 생애〉(拳と祈り ー袴田巖の生涯ー)가 지난 10월 일본에서 개봉하여 각지에서 상영되었다. 이와오 씨는 전직 프로 복서 출신이다.
22년 촬영하여 완성한 영화 〈주먹과 기도〉
22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가사이 감독이 찍고 싶었던 것, 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진실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찍어주길 바란다.”는 것이 히데코 씨의 바람이기도 했다고.
시즈오카 방송국에 취업해 보도기자 2년차였던 2002년, 처음으로 ‘하카마다 사건’과 이와오 씨의 존재를 알게 됐다. 이와오 씨의 누나인 히데코 씨를 찾아가 읽은 옥중에서 보낸 이와오 씨의 편지는 그때까지 가사이 씨가 갖고 있던 사형수의 이미지를 크게 바꿨다고.
“저와 상관없는 먼 세계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편지의 내용은 우리가 평소에 쓸 법한 소박한 생각으로 넘치고, 가족을 배려하는 다정한 말투였어요. 이 편지를 쓴 사람이 사회로부터 잊혀지고 내일을 알 수 없는 채 숨죽이고 살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는 재심 청구 주장이 기각되어 이와오 씨에 대한 지원 활동도 정체되었던 시기였지만,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히데코 씨를 찾았다. 밝게 웃는 얼굴과 곧은 자세. 동생의 무죄를 믿으며 일하고 절약한 돈으로 도쿄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이와오 씨에게 면회를 다니고 있었다. 그런 히데코 씨에게 마음이 흔들려, 22년이나 계속 촬영했다.
47년간 옥중생활을 하던 이와오 씨가 갑자기 석방된 2014년의 어느 날에도 가사이 씨는 카메라를 돌렸다. 실제로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이와오 씨가 자기 발로 차에 올라탔을 때, 조수석에서 이와오 씨와 히데코 씨를 찍으면서 “이 사실이 후대에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영화화를 결심. 당시 일하던 추쿄TV방송국을 그만두고 독립했다.
사형수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가 시야를 흐리게 한다
프로 복서 출신인 이와오 씨가 가진 주먹의 기억이 옥중에서는 마음 속 싸움이 되어 살아남을 힘이 되었다. 기도는 석방 후의 이와오 씨가 정신의 싸움 속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붙인 제목이다.
“구금 반응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이와오 씨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한 사람만이 그릴 수 있는 이상적 세계가 있는 것 같아요. 그곳에서 이와오 씨는 긍정적이에요. 여성과 동물, 어린이에게 친절한 것도 그런 이상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무리한 자백 강요, 억울한 죄(冤罪), 사형제도 등의 문제를 드러냄과 동시에, 영화는 보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사형수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는 시야를 흐리게 한다고 말하는 가사이 씨.
히데코 씨와는 가족 같은 관계가 되었다. “촬영 안 하고 수다만 떨다가 집에 가는 날도 있어요.(웃음)” 그럼에도 카메라를 400시간 돌렸다고.
이와오 씨가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노숙이라도 하면 되지~”라며 웃어 젖히는 명랑함. 립스틱을 화장 붓으로 정성스럽게 바르거나 귀여운 소품을 모으는 일면도 사랑스럽다.
영화의 주제는 ‘사람과 사법’이라고 한다. 지금을 사는 한 명 한 명이 앞에 있다. 그 사람들을 떠받치는 사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 책임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고주영 번역]
-〈일다〉와 제휴 관계인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기사를 번역,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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