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자격 정당한가

‘부부’중심 정상가족 틀 넘어야

문이정민 | 기사입력 2004/08/30 [00:43]

입양자격 정당한가

‘부부’중심 정상가족 틀 넘어야

문이정민 | 입력 : 2004/08/30 [00:43]
국내입양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부쩍 눈에 띈다. 공중파 방송에서 입양될 아이를 맡아 키우는 과정을 소개하기도 하고, 연예인들이 입양 홍보대사로 나서기도 한다. 또 여성연예인을 대상으로 ‘일일 엄마 되기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미혼모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강고한 한국에서 ‘버려지는’ 아이도 많을 뿐더러 경제적인 조건 등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부모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혈연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남의 아이’를 선뜻 받아들이려는 가정이 별로 없다. 그리고 정작 실제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도 입양하기 힘든 실정에 놓여있다.

입양자격, ‘혼인 중일 것’

얼마 전 아침방송에서 탤런트 김혜수씨는 “결혼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아이 욕심은 많이 있다”면서, “입양도 생각해봤는데, TV에서 위탁가정 얘기가 나오는 걸 보고 전화를 걸었더니 자격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 안타까움을 표한 바 있다. 이유는 김씨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레즈비언 커플인 Y씨 역시 “입양자격도 안 되고, 아이를 가지려고 정자은행에 가려고 해도 한국에선 불가능하다”며 답답증을 호소했다. 각 입양관련 복지관의 사이트를 보면 “입양은 결혼한 사람만 할 수 있는지”가 ‘입양에 대해 자주 하는 질문’으로 올라있는데, 이에 대한 대부분의 답변은 “양부모 되기 위한 자격은 결혼한 부부가 기본 조건”이라는 것이다. 입양기관에 적용되는 입양촉진및절차에관한특례법(이하 입양특례법)에서 입양자격을 ‘혼인 중일 것’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입양을 추진하는 대부분 입양기관들이 이 법에 의해 입양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소위 ‘정상가족’ 모델에 기반해 입양자격이 한정돼 있는 셈이다.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에 비해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애초에 입양자격을 ‘결혼한 이성애자 부부’로 한정하는 자격조건은 과연 얼마나 합당한 것일까.

동방사회복지회 장은주 국내입양 상담원은 이처럼 혼인 중인 부부로 입양자격으로 두고 있는 것에 대해 “아이들이 미혼모로부터 버려지는 경우도 많고, 가정에서 엄마아빠 사랑을 골고루 받지 못한 결핍감이 있기 때문에 한쪽 사랑만 받게 하는 것보다 엄마와 아빠가 있는 가정에 보내 양쪽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한부모 관련 상담과 사업을 진행해온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 성상담소 이찬희 상담부장은 “우리 사회에는 아이는 엄마, 아빠 밑에서 커야 한다는 통념이 뿌리깊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성교육 나가거나 상담을 나가보면 엄마, 아빠와 같이 커도 가정폭력 등 문제를 겪는 아이들이 많고, 한부모 가정의 아이보다 안정적으로 큰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상담부장은 “단지 엄마, 아빠가 존재하는 정상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양육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며, 부와 모의 존재가 양육의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얘기한다. 이어 “우리 머릿속에는 엄마아빠로 구성된 정상가정의 아이만이 정서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지만, 실제 그것은 허구고 가상적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아이가 힘들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물론 입양 당사자인 아이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동방사회복지회 장은주 국내입양 상담원은 무엇보다 “비혼 여성이 아이를 입양하면 ‘부’(아버지)란이 비어있는 소위 ‘사생아 호적’이 되기 때문에 아이가 자라면서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정법률상담소 박소연 상담위원 역시 “사회가 발전하면서 여성의 사회활동도 많아지고 그만큼 여성의 경제력이 높아지고, 또 점차 비혈연으로 이뤄진 가정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입양을 희망하는 비혼 여성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타인의 편견과 사회 전반의 부정적인 인식이 없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제반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혼 여성이 아이를 맡을 경우 아이가 감당해야 할 고통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강고한 한국사회에서 현재 한부모 자녀들이 겪고 있는 편견과 비슷한 맥락이다. 아직도 이들은 ‘결손가정’이라는 딱지로부터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가족의 모습이 점차 다양해지며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만이 ‘정상’이라고 보는 믿음이 도전 받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에 따라 호주제와 마찬가지로 입양자격을 ‘혼인중인 부부’로 고집하는 것은, 법과 제도가 현대인들의 삶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채 ‘정상가족’ 이외의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높다.

김엘림 교수(방송대 법학과)는 입양특례법상의 입양자격에 대해 “이는 법적으로 인정되는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에게만 입양자격을 부여하고, 현재 이성애적 혼인상태에 있지 않은 독신자, 동성애자 부부 등은 입양을 할 수 없게 하므로 혼인여부와 상태를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민우회 이찬희 상담부장은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자신만 이상한 가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다가 다양한 행사를 통해 점차 같은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 당당해지는 모습을 본다”면서, “이제는 사회적인 기반이 바뀌어야 할 때다. 다양한 가족선택권을 인정하고 다양한 가족형태를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법체계도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부모나 입양 자녀의 경우 “부모가 처한 현실을 알려주고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상의하고 설명하면서 동등한 인격체로 아이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편견 때문에 쉬쉬하거나 숨기기 보다는 아이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갖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편견이 부당하다면 아이들로 하여금 그 편견을 외면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그 편견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양기관장의 판단에 따라 예외 적용 가능

혼인하지 않은 자가 입양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유명 남성인사들 중에 입양을 통해 자녀를 양육한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는 경우도 있다. 현재 민법에 의한 일반입양의 경우 당사자가 합의하면 혼인 중이 아니더라도 입양은 가능하다. 단 이때에는 성과 본을 변경할 수는 없다. 민법에 의한 양자입적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례는 아주 드물다고 볼 수 있으며, 친부모와 양부모가 아는 사이일 경우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입양특례법상 혼인여부를 입양자격으로 두고 있긴 하지만 입양기관장의 재량에 따라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 실제 한 사회복지회의 경우 입양기관자의 책임 하에 혼자 살고 있던 위탁모에게 아이를 입양시킨 적이 있다. 입양가정을 찾을 수 없는 아이의 상황에서 시설보다는 아이를 사랑하고 키우길 원하는 여성에게 맡기는 것이 더 나은 양육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입양기관장이 아이에게 더 나은 양육환경을 보다 현실적으로 판단해 예외를 적용한 경우다. 사실상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 진정 무엇인지는 ‘혼인 상태’라는 틀을 넘어 재고되어야 할 일이다.

국내입양이 저조한 원인이 한국의 혈연중심주의와 정상가족중심의 편견이라고 할 때,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연예인을 통한 화려한 홍보보다는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입양의 요건은 철저히 검증되어야 할 문제지만, 지금처럼 ‘혼인’을 입양자격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은 법이 앞장 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공고화하여 국내입양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비껴가긴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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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덩어리들 2004/09/04 [12:59] 수정 | 삭제
  • 밑에...
    아예 없애자는건가?자기가
    입양관리 하지 않으니까...지만 잘되면 다인가?
    난 사람들 못믿겠다.....

    혼인중이라고 해놓은건,,,,
    돈떄문에 그렇죠...
    당신들..고아원 가보기라도 했어요?
    나도 올해 고등학교 졸업전에 가봤는데...
    애들 많아요....
    다 돈떄문에 버린거라고 하더군요...안정적인 상황이 아니였다는거죠...
    그러니까...미혼인 사람은 지 밥벌이도 힘든 사람도 있겠구만...대부분이
    그렇잖아요...김혜수같은 미혼여성이 몇명이나 되죠?
    이런 극소수의 여성 엄두해두고...입양관련 정책이나 법만드나요?
    어떻게 애를 키워요?그냥...재미로...그냥 무작정...
    애가 좋으니까 키워요????????
    나중에 버리게요....내가 너무 힘들다...눈물이난다하면서....?
    당신들은 충분히 그럴것도 같네요...
    이것도 정부가 대주라고요?세금이나 많이 내보고 그런소리해요...
    아니면 전쟁이라도 일으켜서...석유라도 빼서서 복지재정으로 쓰던가...?

    이기적인 사람들....
    망상속에 좀 깨어나죠...
    이런 사이트에 하소연이나 하지 말고....
    아무튼 입양자격은 까다로와야 하죠....
    입양아를 잘 보살피는 양부모도 있지만...
    이상한 사람도 많잖아요.....이 다양한 사회에는...
    그러니까....신중을 기해야죠....
    아니면...애완견 키우듯이..입양아를 다루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입양이 쉬워지면 말이죠....
    사람들봐요....애완견...병들면 버려요....자기 새끼처럼 이뻐하다가...
    그런게 바로 당신들의 모습이죠.....안그런가요?
  • Cat 2004/08/30 [22:31] 수정 | 삭제
  • 좋은 기사 잘 봤습니다.
    김혜수씨가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군요.
  • 유영진 2004/08/30 [14:41] 수정 | 삭제
  • 아이 키울 형편이 되는 사람들 중에서, 사랑이 있고 양육자로서의 자질이 있으면 입양자격을 줘야죠. 아아.. 사실 일다에서 이 기사 나온 거 보고 넘 감격.. 앞으로 비혼자나 동거인들에게도 입양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 - - 2004/08/30 [03:31] 수정 | 삭제
  • 특히 미혼여성의 경우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경우는 이 한가지 인거같습니다.
    ;직장을 다닐지라도 엄마아빠 밑에서 살아야 조신하고 바람직한 여성상이죠..나이가 30가까이 될지라도.

    조금만 그 테두리를 벗어날 경우, 이상하고 곱지못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한국사회.
    돌아보면, 각양각색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고, 본의아니게 편부모 밑에서 자란사람들, 조부모와 지낸사람들... 참 많은데, 본인이 올바르고 떳떳해도 왜 그게 항상 문제가 되는지....

    가족관계나 생활방식에 틀에박힌 전형을 정해놓고, 그 이외의 것은 받아들이지못하고 배척하고 욕하고 비난하는것에 질려버렸습니다.
  • 미란 2004/08/30 [01:30] 수정 | 삭제
  • 애 키울 수 없는 엄마들에게서 애 키울 수 있는 여성들에게 애를 맡기는 게 애를 위해서도 좋지 않나?
    보통 집에서도 아이를 엄마 혼자 양육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부여야만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건 억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