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한 여성해방’은 거짓선전

미 반전운동가들 부시의 명분 비판

손안지연 | 기사입력 2005/10/25 [00:50]

‘전쟁통한 여성해방’은 거짓선전

미 반전운동가들 부시의 명분 비판

손안지연 | 입력 : 2005/10/25 [00:50]
<이 기사는 최근 미국에선 발간된 반전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글을 엮은 책, “바로 지금 다음 전쟁을 멈춰라!”(Stop The Next War Now: Effective Responses To Violence And Terrorism)에 실린 소날리 콜하트카와 로라 플랜더스의 글을 참고로 쓰여졌습니다. -편집자 주>


부시 정부는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하면서, 또 2003년 이라크를 침략하면서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한 근거 중 하나로 ‘이슬람권 여성들의 해방’을 이야기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하던 2002년 당시 부시 정부가 탈레반 정권 하에서 억압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아프가니스탄 여성해방이 자신들의 의무이자 사명인 것처럼 떠벌렸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해방”이라는 거짓말

당시에도 부시 정부의 이러한 주장이 전쟁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비판은 제기됐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이 좀 더 구체적인 현실이 되자, 지금 미국의 많은 반전운동가와 평화운동가들이 부시 정부가 국민들을 속였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AWM(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사절단)에서 활동 중인 반전운동가 소날리 콜하트카는 “연대를 통한 자유-‘해방’이라는 거짓말”(Freedom Through Solidarity-The lie of “liberation”)이라는 글을 통해, 미국 정부와 언론이 “해방의 의미를 마치 독재자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중동사람들이 서구의 구세주를 기다리는 것을 뜻하는 것처럼 둔갑시켰다.”고 말한다.

그는 “부시 정부가 전쟁과 제국주의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해방’이라는 단어를 이용했고, 탈레반 정권이 추방되면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해방될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로 현재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지위는 탈레반 정권 때와 달라진 바가 없거나 오히려 더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제인권단체인 인권감시(Human Rights Watch)와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서도 ‘탈레반 정권 이후에도 아프가니스탄 여성에 대한 억압과 폭력은 여전하며, 여성의 교육 역시 제한되고 있고, 정치 참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보고를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2004년 예산 아프간여성에 1달러도 책정 안돼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해방을 주장하던 미국 정부.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허구적이었는가 하는 것은 미국의 예산집행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로라 플랜더스는 “조지 W. 부시는 전쟁을 지지한다”(W Stand For War)라는 글을 통해, 미국의 2004년 예산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위해 단 1달러도 책정되지 않았음을 고발했다. 여성단체들의 강한 저항과 항의가 있은 후에야 미미하게나마 예산책정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반전운동에 있어 여성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국 내 활동가들은 더 이상 제국주의적인 시각으로 이슬람권 여성의 억압과 해방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 때의 ‘해방’이란 오히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기만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언론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략 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운동단체인 RAWA(아프간여성혁명연합)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하거나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참혹한 실상과 해방을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이를 고발해 온 아프가니스탄의 대표적인 여성조직인 RAWA를 무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구가 구제해 줘야 할 희생양’으로서의 아프간 여성들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에 있어, 자립적으로 여성의 해방과 자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RAWA의 활동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폭력으로 폭력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제 당연한 논리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권 여성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전쟁을 해야 한다는 부시 정부의 말도 안 되는 논리가 미디어를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략 이후 현재까지 계속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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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톨 2005/10/27 [11:58] 수정 | 삭제
  • 아프가니스탄도 그렇고 이라크도 그렇고 부시가 자기 명분을 세우기 위해서 여성관련한 정책을 실시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예산을 하나도 책정하지 않았었다니 참으로 황망하군요.
  • 이요르 2005/10/25 [23:40] 수정 | 삭제
  • 더이상 속을 수가 없다고 해도.. 1명도 속지 않을때까지..그래도 결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