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가정부모-친부모 공동양육일기

대안가정운동본부 “우리 집은 대안가정이에요!” 발간

윤정은 | 기사입력 2006/01/24 [03:59]

위탁가정부모-친부모 공동양육일기

대안가정운동본부 “우리 집은 대안가정이에요!” 발간

윤정은 | 입력 : 2006/01/24 [03:59]
위탁아동을 양육해온 대안가정들의 일기모음집이 나왔다. 친부모 위주의 가족만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가족이데올로기가 팽배한 한국사회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귀중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자료집 형태로 묶여진 이 책을 발간한 대안가정운동본부(www.daeanhome.org) 김명희 사무국장은 발간사에서 “대안가정을 준비하는 많은 가정과 가정위탁에 동참하는 많은 분들에게 소중한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6개 대안가정의 일상이 담겨

<우리집은 대안가정이에요!>라는 제목의 이 책은 위탁부모와 친부모가 함께 쓰는 일기를 엮은 것으로, 대안가정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위탁아동을 양육하며 쓴 대안가정 일기는 주로는 대안가정 부모들이 쓰고, 주요 독자는 대부분 친부모였다고 한다. 그러나 일기 곳곳에 친부모의 글들이 담겨있다. 따라서 대안가정부모와 친부모가 함께 기록한 양육일기라고 할 수 있다.

김명희 사무국장은 각 대안가정의 일기를 정리하고 몇 차례 교정을 보면서 “몇 번이나 울음을 삼켜야 했다”고 전했다. 대안가정 부모들의 “자신에게 맡겨진 한 아이를 향한 사랑과 소중한 노고”를 느낄 수 있고, “아이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며 대안가정 일기를 읽고 또 읽을 친부모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자엔 총 16개 가정의 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일기에 등장하는 위탁아동의 이름은 모두 가명이고, 아동에 대한 소개는 생략됐다고 한다.

2002.11.7 -희망이네 <대안가정 모>가 쓴 일기
“희망이가 저희 집에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가까워지는군요. 그동안 여러 차례 글을 올리려고 했으나, 접속이 되지 않아 지금에서야 올립니다. 의외로 우리 희망이는 적응을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관심만 받으려는 희망이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었는데, 이 문제도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희망이가 엄마 품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2. 11. 7 -소망이네 <친모>가 쓴 일기
“안녕하세요. 늦게 글을 올립니다. 아직 마땅한 연락처도 없고, 일자리를 겨우 구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소망이에 관한 글 잘 봤습니다. 많이 컸겠네요.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억제하지 않으면 제 스스로 감정 컨트롤이 안될까 소식 뜸했던 점 양해바랍니다.”

2003.5.23 -세진이네 <대안가정 부>가 쓴 일기
“세진이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순위가 있다. 1위:엄마, 2위:자기, 3위:이모부(대안가정 부를 뜻함), 4,5위:형아와 누나(대안가정 형, 누나), 6위:이모(대안가정 모). 세진이에게 ‘왜 세진이는 자기 자신보다 엄마를 더 사랑해?’라고 물으면 자기는 엄마가 너무너무 좋으니까 자신보다도 엄마를 더 사랑한다고 한다.”

한국입양홍보회 한연희 회장은 특히 “친부모들이 위탁 후 고마움과 미안함이라는 양가감정 때문에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열람 가능한 일기를 통해 “아이의 성장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위탁가정과 입양가정 지원책 나와줘야

아이가 양육되는 데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친부모로 구성된 가족제도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일 것이다. 친부모에게 양육될 환경이 되지 못하는 아이들이 무조건 ‘시설’로 직행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정으로 ‘위탁 보호’되거나 입양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다양한 가족제도를 인정하는 태도와 지원 방안이 모색되는 것이 시급하다.

김명희 사무국장은 “정부의 가족에 대한 규정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회가 “나이가 너무 어린 엄마가 아닌 다음에는 미혼여성들이 아이를 낳아 양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부의 지원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지난 국회에서 입양아 무료보육비 사업 지원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전액 삭감된 것”을 지적하며 위탁가정 및 국내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한 “세제 혜택이나 보육료 지원 등의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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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꽝 2006/01/26 [14:47] 수정 | 삭제
  • 저는 친구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소위 '정상' 가족이 아니라도 일정기간 위탁부모가 될 수 있을까, 알아봐야겠네요.
    공동육아일기라니, 마음이 짠하면서도
    뭉클합니다.
  • 한부모 2006/01/24 [20:14] 수정 | 삭제
  • 공동으로 부모가 쓴 양육일기를 보니까 안심이 되기도 하면서도,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친부모 마음이 어떨까 싶어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이들에게 사랑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세계관을 넓히는 일이라고
    어른들의 사고를 바꾸었으면 합니다. 저부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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