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국내입양 활성화”

입양아동과 부모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윤정은 | 기사입력 2006/05/17 [04:17]

알맹이 없는 “국내입양 활성화”

입양아동과 부모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윤정은 | 입력 : 2006/05/17 [04:17]
보건복지부가 “국내 입양을 활성화”한다는 목적으로 매년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제정한 이래, 이번 5월 11일은 처음으로 맞는 ‘제1회 입양의 날’이었다. 11일, 입양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주최 기념행사가 삼성동 코엑스 켄벤션센터에서 열려 유시민 장관 및 입양부모인 탤랜트 신애라씨까지 이 행사에 참여해 언론의 주목을 끌었고, 지역에서도 지방자치단체 주최 행사들이 곳곳에서 개최됐다.

정부와 언론, 소리만 요란해

제1회 입양의 날 행사를 지켜본 한 시민단체는 이 행사를 주최한 보건복지부와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태도에 대해 일갈을 가했다. 다음날인 12일 “알맹이 없는 대책만 내놓으면서” 국내입양 활성화를 떠드는 보건복지부와 “입양부모들의 주장이나 삶에서 겪은 어려움은 ‘천사’라는 이미지로만 포장해 보도”하며 요란을 떠는 언론들의 태도를 꼬집는 논평을 낸 것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유시민 장관 ‘신애라 보면 부끄럽고 존경스러워’ 왜?”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내고, 이것은 “제1회 입양의 날 행사를 스케치한 모 신문사 기사 제목에 짓궂게 ‘왜?’라고 덧붙인” 것이라며 운을 뗐다.

이 단체에 따르면 ‘입양의 날’을 맞으면서 “각 언론들은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입양아동이 만 18세가 될 때까지 월 10만원의 양육비 지원과 입양장려금 200만원 일시불 지원, 보육시설이나 유치원 이용 시 최대 30만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10일 보도해명 자료를 통해, 정부는 현재 “입양가정에 대한 다양한 경제적, 제도적 지원은 검토 중”에 있다며 “입양아동 양육수당 및 입양장려금 지급, 입양아동 보육료 및 유치원교육비 지원, 입양휴가제 도입 등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검토 중이거나 확정되지도 않는 정책을 확인 작업 없이 보도한 언론”과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해외입양을 금지시키는 법률을 입법화하는 모 국회의원”, 그리고 “알맹이 없는 대책만 내놓으면서 국내입양 활성화”에 대해 소리만 높이는 보건복지부, 3자 모두의 태도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저출산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

이 단체의 은재식 사무처장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저출산 대책에 입양도 이제 한 자리를 차지할 모양”이라고 전제한 뒤 “입양하고자 하는 가정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입양하는 가정은 아무도 없을 듯싶다”고 일축했다. 입양 또한 정부의 저출산 대책 일환으로 규정하며 요란을 떠는 것은 “그저 정치인이나 정부 당국자들의 위기의식을 담은 언어일 뿐”이라는 것이다.

은씨는 현재 정부나 언론이 입양부모들을 ‘천사’라는 이미지로만 포장할 뿐 정작 “입양부모에 대한 배려나 목소리에는 관심이 없는 점”과 “아동의 권리와 인권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흔적이 없다”는 것에 문제 제기했다.

국내입양 활성화 문제만 보더라도 사회복지시나 관련단체의 활동가들은 우리 사회의 혈연중심적인 가족제도의 문제점과 여성의 인권, 아동의 인권 등에 주목하지만, 정치계나 정부는 “한해 해외 입양되는 2천 여명의 국적상실을 막겠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이 취지에는 “입양 아동의 권리와 인권, 입양 부모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2005년 보건복지부 ‘요보호아동 보호 현황’에서 보호아동 9,420명 중 시설보호가 2,741명, 해외입양이 2,101명, 국내입양은 1461명으로 나타났다. 아동인권에서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야 할 ‘시설 보호’와 ‘해외 입양’이 전체 51.4%이며, ‘국내 입양’은 15.5%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정말 국내입양 활성화에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현재의 아동정책의 골간인 고아원 등과 같은 ‘수용시설 중심’의 문제점과 ‘해외 입양’ 중심인 근본 이유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정책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책의 알맹이는 없으면서 입양을 ‘저출산대책의 일환’으로 끼워맞추고 요란하게 홍보하는 것이 실효성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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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 2006/05/17 [15:29] 수정 | 삭제
  • 섣불리 정책을 펴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외입양의 경우, 문제가 많긴 하지만 원천 봉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목적이 아동의 수를 줄이지 않기 위해서라니, 참으로 잔인한 사회란 생각밖에 안 드네요.
  • 2006/05/17 [11:35] 수정 | 삭제
  • 누굴 보고 입양하라는건지..
    없는 사람들은 하루 벌어먹고 살기 바쁘다.
    기득권이나 가진넘들이 좀 솔선수범 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