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환경조사서 반드시 필요한가?

학생 프라이버시권 침해 논란

박희정 | 기사입력 2006/06/07 [02:17]

가정환경조사서 반드시 필요한가?

학생 프라이버시권 침해 논란

박희정 | 입력 : 2006/06/07 [02:17]
“정말 가정환경조사서 적으면서 아빠 직업 이런 거 적을 때 난처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직장을 잃으셔서 무직이셨는데, 그런 거 적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그걸 왜 선생님이 아셔야 하는지. 그 이후 아무 말씀도, 별다른 배려도 안 하신걸 보면 저에 대한 지도를 위해서 필요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여전히 부모 학력, 직위, 재산 묻는 학교

한국여성민우회(womenlink.or.kr)가 인터넷으로 여론수렴 중인 <가정환경조사서에, 나 할 말 있다>에 달린 글 중 하나다. 가정환경조사서를 둘러싸고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지난해 3월 부모의 학력, 직위, 재산 정도 등 항목을 설정하지 말도록 권고하는 공문을 전국 16개 시 도 교육청에 보냈다. 그러나 다수의 학교들은 기존의 틀을 고수하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가정환경조사서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학생지도에 필요한 정보들을 교사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모 고교 교사인 N씨(32세)는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경우 일차적으로 담임교사가 책임을 지게 되는데,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모르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경제적 환경을 조사하는 것은 “사회보호대상자거나 급식비, 장학금 지원 등이 필요한 경우를 파악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N씨도 “학부모의 직위”를 묻는 조사서에 대해선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정환경조사서 자체가 통일된 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며, 자신은 “개인적으로 학생들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넣어서 따로 만들어 쓰고 있다”고 한다. 학생지도에 학부모의 직위까지 묻는 것은 교사 입장에서 봐도 “필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종교와 주민번호, 부모의 학력(전공)을 묻는 질문 등도 학생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족관계를 ‘부’, ‘모’, 그리고 동거 중인 ‘친척’ 항목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도 다양한 가족관계에 있는 구성원들에 대한 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민우회가 제시한 모 초등학교 가정환경조사서를 보면 입학 전 어느 유치원을 몇 년 간 수료했는지 기록하게 되어있고, 모 중학교에선 학습조력자가 누군지, 정보화 실태나 사설학원 수강실태, 그리고 학생의 장래희망에 “부모희망”까지 적게 되어 있다.

어디까지가 ‘기본 정보’인가

학생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학교가 가져야 할 정보의 내용을 정하는 것에 교사, 학생, 학부모 간에 ‘논의의 과정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러 학교가 이러한 항목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학교 측이 조정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다.

‘어머니 급식당번 폐지를 위한 모임’ 공동대표 조주은씨는 “전교조에서 주도한 네이스(NEIS) 반대투쟁은 학교 내 정보인권의 문제를 이슈화하여 학생들의 인권의식고양에 불을 지폈”지만, “어디까지가 학생들의 기본적인 정보인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이 들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무엇보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을 하고 있는 교사, 실제 가정환경조사서를 쓰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 관계 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가정환경조사서에 대한 교사, 학생, 학부모, 관련단체 등의 입장에서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고 대안을 모색해보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민우회는 8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가정환경조사서 필요한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언제나 학교가 정해서 묻고, 학생과 학부모는 그에 대한 답을 해야 하는 일방통행 식 절차를 벗어나야 한다는 근본적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 삼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토론과 합의의 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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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마종이 2006/06/13 [20:29] 수정 | 삭제
  • 조사해서 지원해준다고?
    애들 다 듣는데 방송으로 그 애들 불러서 민망하게 만들기나 하고...
    정말 왜 저런게 필요한지 이해를 못 하겠어요.
  • hw 2006/06/13 [07:12] 수정 | 삭제
  • 과 관행일수도 있겠지만 일방적으로 열람, 수집하는 문제는
    끊이질 않는 것 같네요.
  • summer 2006/06/11 [16:47] 수정 | 삭제
  • 학교행정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 살아가는 방식이나 생각도 변했잖아요.
    학교는 고자세를 좀 낮출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오정 2006/06/11 [01:18] 수정 | 삭제
  • 인권침해적인 사안이라고 권고까지 받았는데도 안 듣고,
    교육기관이면서 왜 그러는지. 쩝..
  • 주선 2006/06/10 [20:12] 수정 | 삭제
  • 재산 묻는 거랑 부모에 대해서 묻는 거.
    안좋은 일들을 많이 일으켰던 기억이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신경을 더 써주려고 그런 것까지 알아야했는지 모르겠지만, 빨리 없어지면 좋겠어요.
    학생들에게도 프라이버시권이 있고 밝히고 싶지 않으면 안 밝힐 권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 흠.. 2006/06/10 [19:02] 수정 | 삭제
  • 내 말을 이해 못하시네요.... 누가 선생의 양심이 맡긴다고 했나요???? 학교라는 시스템에 맡기는것이죠..............

    [[[학생들의 복지문제는 교사가 신경쓸일이 아니라 이 사회 혹은 국가가 신경쓸 문제이다.]]]
    라고 하시는데, 그럼 사회 혹은 국가에서 가정환경을 조사하는건 믿겠다는건가요??

    그럼 학교에서 가정환경을 조사하면, 악용될것같고..
    사회 혹은 국가에서 하면, 악용안될거 같나요???



    도데체 학교라는곳에서는 안돼고, 사회나 국가에서는 되는 이유가 뭐죠??

    국가에서 고용한 상담사들은, 선생보다 도덕성이 높나요??

    상담사들이 모두 양심적이로 올바른 사람이라고 누가 장담할까요???





    --- 그리고, 지금까지 피해본 많은 피해자로도 충분하다는건 무슨 말인가요?? 학생들의 정보를 학교에서 가지고 있는것으로 인해서, 학생들이 피해입은 사례가 아주 많다는 이야긴가요???

    도데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지만, 진지하게 대답해주시길 바랍니다.
  • stop 2006/06/10 [11:55] 수정 | 삭제
  • 그렇다고 모든 교사가 양심적이고 올바른 사람들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교사도 유혹에 약한 한 인간일뿐인데..그런 개인의 사생활 정보가 그 사람에게
    들어갔을때 그걸 악용하지 않을거라는 보장이 어디있겠는가?
    일부 양심적인 교사 운운하지 말라.
    교육이란 제도이지 한 교사 개개인의 양심의 문제에 맡길일이 아니다.
    그걸로 지금까지 피해본 많은 피해자들로도 충분하다
    이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학교의 학원화?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서비스를 받는다면
    나는 그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학생들의 복지문제는 교사가 신경쓸일이 아니라
    이 사회 혹은 국가가 신경쓸 문제이다.
    교사 개개인의 양심과 도덕에 맡기는 일따윈 이젠 그만...
    물고 물리는 이런 악순환은 제발 그만...
  • 2006/06/10 [02:15] 수정 | 삭제
  • 그냥 선생들이 학원강사화 하면된다.....
    학생들의 개인적인 정보나 상처따위는 신경안쓰고, 그냥 지식만 주입하면, 이런문제도 없다.....

    그런데 사회는 참 스승을 원하고, 참 스승이 되고, 학생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려면, 학생들에 대해 알아야한다. 그들의 상처까지도 말이다.

    선생들의 학원선생이 될지, 참 스승이 될지는 사회가 요구하기 나름이다.
  • sha 2006/06/08 [14:36] 수정 | 삭제
  • 부모 학력이나 직업에 대한 것들, 이혼한 경우에도요. 그리고 재산상황, 취미나 장래희망을 묻는 항목.
    이미 그렇게 거짓으로 체크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주는 안 좋은 영향들이 있다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 정말 웃겨 2006/06/07 [20:45] 수정 | 삭제
  • 저도 나이가 그리 많진 않은데.;;
    어렸을 때, 가정환경조사한답시고 돌린 설문지에
    가정 형편 상/중/하 로 나뉜 문항이 있었어요.
    그때야 밥 안굶고 철따라 옷입고 잠잘 집이 있어서
    '상'에 크게 동그라미를 그렸더랬죠.
    철모르는 저보다도 부모님 학력난과 직업난 항목에서
    난감해 하시던 두 분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납니다.
    솔직히 부모님이 3D업종에 종사하신다고 해서
    특별한 지원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또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 대해서는 학교가 굳이 그런 식의 조사를 안하더라도
    다른 시스템을 통해서 그런 상황을 알고 학비를 지원해줄 수 있으니까요.
    굳이 그런 조사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을 듯 한데..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가정환경을 잘 아는 것도 방법이 되겠지만,
    굳이 편견을 조장하고 차별을 낳는 저런 조사서보다는
    상담등을 이용하고 그걸 기록해서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특성을
    더 잘 파악하도록 하는 방법이 나을듯 합니다.
  • 난감 2006/06/07 [15:26] 수정 | 삭제
  • 촌지를 위한거다..그냥 그런생각이 들어요.
    제가 학창시절을 회상해보면.. 반 학생중에 부모 직업이 의사가 있었거든요.
    선생이 그 아이를 유난히 이뻐라했구요. 그 아이 부모와도 친분관계를 유지했던걸로
    기억이 납니다. 반면에 부모가 시장터에서 장사하는경우나 무직인 경우..등등..
    아이입장에서 어떻게 써야 할지 참 혼란스러운것이지요.
    부모직업을 왜 교사가 알아야 합니까?
    교사가 뭐 사회복지사도 아니질 않습니까?
    그외...자잘한 집안사항까지도 교사는 알필요가 전혀 없는거죠.
  • dhfpswl 2006/06/07 [05:37] 수정 | 삭제
  • 저런 식으로 학교가 학생들에게 서열을 매기고 가르치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