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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는 KTX승무원들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법적으로 외주위탁을 해선 안 되는 ‘안전업무’였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승무원들이 현재 철도공사가 제안하는 ‘위탁회사 정규직’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를 밝히는 글을 기고 받아 싣습니다. 필자 이혜정님은 외주위탁 철회와 철도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투쟁 중인 KTX승무원입니다. -편집자 주>
2005년 겨울 서울 발 부산 행 새벽 5시 25분 첫차로 승무할 때의 일이다. 당시 C승무원으로 승차하여 자유석 검표와 차내 순회를 했다.열차가 광명, 천안아산을 정차하고 다음 정차역인 대전 역에 정차했다. 대전 역에 도착해 16호차에서 내린 다음, 교육받은 대로 제일 먼저 승강문이 다 열렸는지 확인했다. 이 때 13호차와 14호차 승강문이 열리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일단, 승강문 오작동에 대해 상부에 보고하고 통로로 다가갔다. 13호차와 14호차 통로에는 열차가 정차했음에도 문이 열리지 않아 대전 역에 내리지 못해 초조해하는 승객들이 어찌할 바 모르고 서 있었다. 즉각 승강문을 열어드리겠다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14호차의 문을 수동 취급으로 열었다. 문을 열고나서 보니, 발판도 나오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자칫하면 승객들이 무의식적으로 발을 내딛다가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 승객들에게 발판이 나오지 않아 위험하니, 잠시 더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리고 바로 뛰어 내려가 수동으로 발판을 꺼냈다. 승객들이 안전히 다 내리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뛰어올라가 13호차에서 아직 내리지 못한 고객들에게 급한 분은 12호차나 14호차로 가서 내리시라고 안내했다. 그리고 14호차에서와 마찬가지로 수동 취급으로 문을 열고, 고객들이 안전하게 다 하차할 수 있게 했다. 대전역 하차고객이 전부 내린 것을 확인한 후, 팀장에게 다시 문전을 쳐서 고객들이 다 내렸으니 승강문을 닫아도 된다고 보고했다. 대전역 출발 후, 팀장과 만나 동대구역에서 또 다시 문이 안 열릴 수 있으니 잘 확인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동대구역에서 14호차 차량검수 승무원은 13호차 승강문에 서 있었다. 팀장은 수동으로 승강문을 닫아야 하므로 10호차에 있어야했다. 13호차와 14호차는 여전히 동대구역에서도 승강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래서 대전역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수동취급 후 고객들을 안전하게 하차시켰다.다음 정차역인 밀양, 구포역, 종착역인 부산 역에서도 계속 승강문이 열리지 않았다. 동대구역과 같은 방식으로 수동취급을 하며, 일일이 고객들을 하차시키고 무사히 승무를 마쳤다. KTX 열차는 겨울에 기온이 급 하강하면 설비의 오작동으로 인해 열차의 승강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정차 역에서 내리면 반드시 승강문 개폐 여부를 확인하고, 열리지 않았을 경우엔 수동 취급으로 열고 안전하게 고객들을 하차시키라고 교육을 받아왔다. 철도공사는 어찌된 영문인지, 이제 와서 KTX 여승무원들의 업무가 안전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승무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들을 안전하게 운송할 방법에 대해 교육받아왔고, 실제로 그렇게 일을 해왔다. 철도공사의 주장대로 KTX승무원들이 안전업무와 관련이 없고, 실제로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1호차 또는 10호차 또는 18호차에서 승강문을 닫아야하는 열차팀장 혼자 승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며 열차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인가? 고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여승무원들의 업무는 법적으로 외주위탁을 해선 안 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철도공사는 KTX여승무원들을 열차팀장과 마찬가지로 직접 고용하여, 팀장과 승무원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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